와인 기본상식..와인 식별법과 구매요령, 마리아주 공식
와인 기본상식..와인 식별법과 구매요령, 마리아주 공식
와인을 즐기는 사람들이 크게 증가하면서 서양인들이 공유하던 와인 문화가 국내 여러 계층으로 확산되고 있습니다. 와인 문화란 와인의 구매, 보관, 음용, 접대, 선물에 따르는 관행과 격식, 예절, 형태를 일컫는 말입니다. 와인 애호가 조병인님은 [나의 첫번째 와인가이드]에서 다채롭고 신기한 와인의 세계의 모든 것을 펼쳐 보여주고 있는데, 그 중 와인 식별법과 와인 구매요령, 마리아주 공식 등 와인 초보자들에게 필요한 기본상식을 위주로 정리해 보았습니다.
와인 기본상식..와인 식별법과 구매요령, 마리아주 공식
■ 와인 식별법
와인의 종류는 일반적으로 색, 향, 맛, 질감, 용도, 양조법 등을 기준으로 구별한다.
<색으로 구별>
와인이 가까이에 있을 때 가장 먼저 반응하는 감각기관인 눈으로 식별하기 쉬운 색을 기준으로 하면 와인은 크게 화이트 와인(백포도주)과 레드 와인(적포도주)으로 구별된다. 그 밖에 백색과 적색의 중간색을 띠는 로제 와인(Rosé wine. 장미및 와인), 화이트 와인과 로제 와인의 중간색인 블러쉬 와인(Blush Wine. 연분홍 와인)으로 구별하기도 한다.
레드 와인 붉은색 와인. 화이트 와인과 달리 껍질을 제거하지 않고 발효시키며 통 안에서 숙성시킴에 따라 특유의 검붉은색이 나온다. 맛은 약간 떫은 편이며, 차갑게 식히지 않고 상온에서 마신다. 고기요리와 잘 어울린다. 프랑스와 이탈리아의 레드 와인이 특히 유명하다.
화이트 와인 맑고 투명한 와인으로 엷은 청포도빛이 난다. 레드 와인보다 과일맛이 강해 맛이 가볍고 청량하며, 당도가 높아 와인 초보자들이 즐기기에 좋다. 주로 생선요리에 쓰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익히지 않은 해산물에는 비린내가 심해지므로 주의를 요한다. 사실 해산물은 와인과 어울리지 않는다. 와인의 성분과 해산물의 철분이 서로 반응해서 비린내가 더 심해지기 때문이다. 화이트 와인에 함유된 티로솔 성분은 근육을 생성하는 데 도움이 된다.
로제 와인 장미빛 와인. 핑크 와인(Pink Wine) 또는 로즈 와인(Rose Wine)이라고 한다. 적포도주와 백포도주를 을 섞거나, 적포도를 으깨 화이트 와인의 양조법으로 만들거나, 적포도를 담그면서 색소 추출을 해서 바로 꺼내 만든다. 대부분 드라이한 스타일이어서 단맛이 거의 없으며, 시원한 과일향과 맛 때문에 차갑게 해서 마셔도 큰 문제가 없어 여름에 어울린다.
블러쉬 와인 엷은 핑크빛에서 살구빛에 이르는 와인. 적포도를 으깬 후 색소가 많이 녹아나기 전에 고형성분을 제거한 주스를 발효시켜 만들며 약간 단맛이 난다.
<맛으로 구별>
맛을 기준으로 할 때는 크게 스위트 와인(Sweet Wine)과 드라이 와인(Dry Wine)으로 구별한다. 스위트 와인은 단맛을 띠고 드라이 와인은 무미건조한 맛을 띤다. 단맛과 무미건조한 맛의 중간 정도의 맛이 느껴지면 미디엄 스위트 혹은 미디엄 드라이로 간주한다.
<질감으로 구별>
입안에 전달되는 와인의 무게감으로 구별하면 레드 와인의 무게감은 라이트 바디(light body와 풀 바디(full body)로 나누고 중간 정도의 질감은 미디엄 바디로 간주한다. 라이트 바디는 생수를 마실 때의 느낌이고 풀 바디는 걸쭉한 막걸리를 마실 때의 느낌이며 미디엄 바디는 우유를 마실 때의 느낌으로 비유된다. 두루뭉술한 느낌은 라운드 바디(round body)로 간주한다.
<식사 때 마시는 순서로 구별>
식사 쌔 마시는 순서를 기준으로 하면 식사에 들어가기 전에 식욕을 돋우기 위해 마시는 와인을 식전 와인, 식사 중에 마시는 와인은 식중 와인, 식사를 마치고 나서 소화제삼아 마시는 와인을 식후와인이라고 한다.
식전 와인 식사 전에는 위액 분비를 촉진시켜 식욕을 돋울 필요가 잇으므로 당도는 낮되 산도는 높은 와인이 좋다.
식중 와인 식사 중에는 요리의 종류 및 재료와 조화를 맞춰 와인을 마시게 되지만 보통은 당도의 산도가 중간 정도인 것이 좋다.
식후 와인 식사를 마치고 나서는 위액 분비를 억제시켜 식욕을 차단해야 과식을 피할 수 있으므로 산도는 낮고 당도는 높은 와인이 좋다.
■ 와인 구매요령
직접 매장을 방문한다
많은 종류의 물건을 온라인으로 살 수 있지만 주류는 예외다. 국세청 고시 제2005-5호에 따라 온라인을 통한 주류 판매는 금지되어 있기 때문이다. 요즘은 백화점의 와인매장, 시중의 와인숍, 할인매장의 주류코너를 가면 세계 각국의 와인들이 갖춰져 있으며, 동네 슈퍼마켓이나 편의점 또는 제과점에서도 와인을 기본품목으로 갖추고 있다. 또 와인 수입상이나 와인 전문학원 등이 판촉행사를 기획하여 참가자들에게 질좋은 와인을 싼값에 판매하기도 한다.
와인 평점이나 입상 경력 등을 알아본다
와인 평론가들이 와인을 직접 마셔보고 매겨놓은 점수는 와인의 품질을 가늠하는 데 유용한 참고가 될 수 있다. 보통은 100점 혹은 20점 만점을 기준으로 점수를 매긴다. 와인의 품질을 겨루는 공인대회에서 입상한 경력도 와인의 품질 수준을 짐작하는 데 유용하다. 대회에서 입상한 와인에는 흔히 레이블과는 별도로 메달 모양의 장식이 부착되어 있다. 권위있는 기구나 단체 등이 매겨놓은 서열도 와인의 품질을 추정하는 준거로 삼을 수 있다, 미국의 저명한 와인잡지 <와인 스펙터클>이 매년 발표하는 100대 우수와인 목록 등이 대표적이다.
모르는 것은 물어본다
와인숍의 현란한 진열대 앞에서 자신에게 적합한 와인을 고르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걱정할 것 없다. 와인에 대해 잘 모르면 점원에게 구매 목적을 밝히고 적합한 와인 스타일과 가격 등을 물어보고 원하는 것을 선택하면 된다. 와인을 사려는 목적과 마음속으로 생각하는 가격 범위 등을 점원에게 먼저 알려주면 친절하게 적당한 제품을 골라줄 것이다.
제품 상태를 확인한다
구매할 와인의 종류를 결정한 후에는 제품의 보관상태를 꼼꼼하게 살펴야 한다. 수입에 따르는 보관 혹은 운송과정에서 빛, 열, 진동, 충격 등으로 변질된 제품을 구입하게 되거나 반품마저 여의치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규모가 큰 매장들은 대개 별도의 와인 셀러(celar)를 갖추고 있지만 고급 와인만 넣어놓고 유통물량이 많은 저가 제품은 상온의 진열대에 둔다. 와인 셀러 안의 와인들은 온도와 습도가 최적화된 상태에서 편안하게 누워 있어 코르크가 마를 여지가 적지만 진열대에 놓인 제품들은 세워진 상태로 오래 두면 코르크가 말라서 품질이 변할 수 있다. 단, 병속에 찌꺼기가 떠다니거나 바닥에 침전물이 가라앉은 것은 품질상태와 무관하다.
-레이블의 색상이 퇴색됐거나 심하게 훼손된 제품도 유통과정에서 문제가 있었다는 증거다.
-코르크가 병 위로 돌출된 것은 높은 온도에서 오래 보관된 것, 병 안쪽으로 들어가 있으면 외부에서 무리하게 힘이 가해졌다는 증거다.
-와인이 병 밖으로 흘러나와 알루미늄 포일 아래로 흐른 자국이 있으면 온도가 높은 데 있었다는 증거다.
-포일 덮개를 손으로 돌려서 돌아가지 않으면 와인이 새어나와 굳어서 포일에 눌어붙었다는 증거다.
-포일 덮개 아래쪽 끝선과 병 속 와인의 맨 윗부분 사이의 공간이 지나치게 넓으면 와안이 산화해서 증발했다는 증거다.
-저가이면서 빈티지(vintage, 와인원료인 포도를 수확하고 와인을 만든 해)가 5년 이전으로 표기된 것은 품질이 낮을 가능성이 높다.
■ 마리아주 공식
서양사람들은 와인과 요리의 매칭을 남녀의 결혼에 비유하여 ‘마리아주’(mariage)라고 부른다. 상대의 단점은 덮어주고 장점은 돋워주는 미덕의 원리가 기반을 이루기 때문이다.
<와인과 요리>
먼저 와인과 요리의 원산지를 일치시키는 방법이 있다. 태어난 환경과 토양이 같으면 서로 잘 맞는다는 신토불이 사상의 전형이다. 레드 와인은 육류 요리와 어울리고 화이트 와인은 생선요리와 조화를 이룬다.
요리 색깔과 와인의 색깔을 비슷하게 맞추는 방법도 있다. 묵직한 느낌의 레드 와인은 붉은 살코기에 곁들이면 풍부한 지방과 육즙이 타닌을 순화시켜 양쪽을 더 맛있게 즐길 수 있다. 느낌이 가벼운 라이트 와인을 살이 연하고 담백한 생선요리에 곁들이면 양쪽의 산(酸)이 어우러져 둘 다 더 맛있게 즐길 수 있다. 알코올 도수가 높은 와인은 음식의 짠맛을 더욱 부각시키고 떫은맛이 강한 와인은 크림류가 섞인 음식이 맛을 떨어뜨린다. 먹을 음식이 먼저 정해진 경우라면 역순으로 조합을 맞추면 된다.
하지만 남녀의 결혼이 그렇듯 이상적인 마리아주도 실제로 적용하기는 그렇게 간단하지 않다. 와인과 요리의 조화에 관한 경우의 수가 다양하고 전문가별로 제시하는 조합이 같지 않을 때가 많으므로 진정으로 와인을 즐기려고 한다면 전문가의 조언이나 이론에 매달리기보다 스스로 반복체험을통해서 취향에 맞는 요리와 오인이 조합을 찾아 즐기는 것이 좋다.
<와인과 음악>
마음이 통하는 상대와 유쾌한 기분으로 와인을 마시고 있을 때 우아한 음악이 귓전을 울리면 감흥이 고조되는 걸 느낀다. 음악에 따라 와인의 맛이 달라진다는 사실은 연구를 통해서도 입증되었다. 영국 에든버러에 있는 헤리엇와트대학의 에이드리언 노스 교수팀은 “음악을 들으면서 와인을 마시면 뇌의 특정 부위가 활성화돼 와인 맛이 달라진다"는 가설을 입증했다.
카베르네 소비뇽 와인을 마실 때 힘차고 무거운 톤의 음악을 틀어놓으면 음악이 다른 감각의 인식에 영향을 미쳐 음악이 없을 때보다 감칠맛이 60퍼센트 이상 향상된다. 같은 논리로 샤르도네 와인은 미국 출신 펑크 록밴드 블론디(Blonde)의 어토믹(Atomic)과 멋진 조화를 이루고, 메를로 와인은 소울 가수 오티스 레딩(Otis Redding)의 Sitting on the Dock of the Bay와 이상적인 조화를 이루며, 2006년 칠레산 카베르네 소비뇽은 지미 헨드릭스의 All along the Watchtower와 잘 어울린다고 발표했다.
<와인과 계절>
와인과 계절 사이에도 마리아주 관계가 존재한다. 계절의 특성이나 분위기에 특히 잘 어울리는 와인의 종류 혹은 스타일이 있다. 그러므로 이왕이면 와인과 계절의 궁합을 맞추고 어울리는 요리와 음악을 준비해서 사랑하는 가족, 친구, 동료, 연인과 시간을 보낸다면 행복한 한때를 즐길 수 있을 것이다.
봄 아지랑이 피어오르는 봄에는 신선미와 과일향이 뛰어난 라이트 와인이 잘 어울린다. 우주의 생명력을 생각하며 소비뇽 블랑이나 샤르도네 와인을 마시면 겨울 동안 추위로 움츠러들었다가 봄볕으로 나른해진 몸과 마음에 활력이 채워질 법하다. 레드 와인을 선호하는 취향이면 과일향이 풍부하면서 질감은 가벼운 가메 품종이 어울린다.
여름 찜통 무더위가 이어지는 여름철엔 수많은 기포들이 치솟아 시원한 청량감을 안겨주는 발포성 와인이 제격이다.
가을 나뭇잎들이 오색으로 물들면서 낙엽으로 변하는 가을철에는 맑은 날 저녁 무렵의 붉은 낙조를 닮은 레드 와인이 어울릴 법하다. 피도 누아 품종으로 제조되는 부르고뉴의 레드 와인은 향과 맛이 가을의 분위기와 잘 어울리고 색깔만으로도 운치를 느끼기에 충분하다.
겨울 날씨가 추운 겨울철엔 아이스 와인처럼 단맛이 특히 강한 와인이 어울린다. 따뜻한 뱅쇼를 만들어 달콤한 파이나 케이크와 함께 먹어도 별미다. 바짝 졸인 뱅쇼를 바닐라 아이스크림에 뿌려 식사 후 디저트로 즐겨도 겨울의 운치가 더해질 듯싶다.
이상, 와인 기본상식..와인 식별법과 구매요령, 마리아주 공식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