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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으로 보는 세상

기도의 의학적 효과

기도의 의학적 효과

 

일본의 유전자 연구 전문가이자 [바보는 신의 선물]의 저자인 무라카미 가즈오 박사는 어느 대학병원에서 뛰어난 외과의를 만난 적이 있는데, 그 외과의는 "나는 수술 전에 반드시 기도를 한다"고 말했다고 합니다. 수술하기 전에 ‘내게 용기와 힘을 주어 부디 환자의 목숨을 구할 수 있게 해주소서'라고 혼자 조용히 기도를 올린다는 것입니다.

 

가즈오 박사는 의학계에 몸담은 사람 중에 기도를 하는 사람이 있다는 것에 크게 감동했다고 합니다. 무엇보다도 합리적인 과학과 비합리적인 기도가 공존하고 있다는 사실이 매우 반가웠다는 것입니다. 가즈오 박사가 들려주는 [기도의 의학적 효과]입니다. 종교를 떠나 기도의 힘에 대해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   

 

기도의 의학적 효과

 

적극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기도의 치료 효과

 

최근 선진국의 의학 분야에서는 기도를 진지하게 연구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서양의학에만 의존하는 치료방법이 전체 치료 방법의 절반밖에 안 되며, 그 대신 한약, 침, 명상, 음악, 신앙 등이 의학적 치료에 미치는 영향을 활발하게 연구하고 있는 것이다. 국가에서도 예산을 지원해 이런 대체의학을 적극 활용하도록 장려하고 있으며, 특히 하버드대나 콜롬비아대 등 미국의 권위있는 대학들이 '기도의 치료 효과' 에 관한 연구를 적극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이처럼 기도의 효과를 연구하는 ‘정신신경면역학’은 의학연구 분야 내에서도 최첨단 연구 분야로 거듭나고 있다. 하지만 과학 분야에서는 기도를 연구하는 일에 대해 그런 ‘불확실한 것’에 국가예산을 지원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말하고 있으며, 종교계에서도 기도라는 신성한 것을 과학의 메스로 마구 파헤치지 않기를 원한다고 말하고 있다.

 

그러나 잘 생각해 보면 인간은 오랜 옛날부터 의학으로 몸의 건강을 유지했고, 기도로 마음의 평안을 얻어왔다. 인간은 그런 형태로 의학과 기도를 공존시켜 왔던 것이다. 실제로 의사조차 포기했을 정도의 중병에 걸린 사람이 신에게 기도를 올림으로써 병의 증상이 얼마간 나아졌다는 일도 종종 볼 수 있다.

 

기도의 의학적 효과

 

 마음엔 육체에 영향을 줄 수 있는 힘이 있다

 

플라시보 효과라는 것이 있다. 가짜 약을 "이 병에 굉장히 잘 듣는 신약"이라며 환자에게 투여하면 실제로 효과가 나타나는 현상을 말한다. 약을 먹으면 ‘좋은 약을 먹었으니 증상이 나아질 거야’ 하는 기대감과 ‘분명히 치료 효과가 나타날 거야’라는 자기암시가 강해지는데, 플라시보 효과는 그 긍정적인 사고가 면역력을 활성화시키는 예다. 

 

플라시보 효과는 바로 ‘마음’의 효과다. 따라서 만약 ‘마음’에 육체에 영향을 줄 수 있는 힘이 있다면, 이런 ‘마음’이 보다 고농도로 응축되어 있는 기도에도 분명 어떤 효과가 있다고 생각해도 전혀 이상할 게 없다. 그럼에도 서양의 합리주의는 의학과 기도를 물과 기름같이 서로 하나가 될 수 없는 상극으로 여겨왔다.

 

하지만 실제로 의학과 기도는 그렇게까지 서로 완전히 나누어져 있지 않다. 그렇기는커녕 오히려 의학과 기도는 공존하고 있다. 예를 들면 병에 걸린 것을 계기로 경건하게 기도를 드리는 마음이 생겨나고 그 기도하는 마음이 병을 치료하는 것을 들 수 있다. 혹은 육체를 치료하자 마음의 병도 치료되는 일을 들 수 있다. 이것은 의학과 기도라는 합리적인 행위와 비합리적인 마음이 서로 공존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과학과 기도가 공명할 때

 

의학과 기도의 관계는 그대로 과학과 신앙(종교)의 관계로까지 넓게 생각해 볼 수 있다. 과거에는 과학과 신앙은 서로 거리가 먼 것이라고 생각돼 왔지만, 사실 과학과 신앙은 절대로 모순되는 것이 아니다. 과학자들도 일종의 ‘신앙자’라고 생각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과학자들이 신봉하는 것은 바로 ‘진리’다. 물리나 화학 등 이 세계의 모든 것을 구성하고 움직이는 모든 원리와 법칙을 신봉하는 것이다. 과학자들은 바로 이 원리와 법칙을 각각의 분야에서 찾아내고 확인하기 위해 악전고투하는 사람들로, 진리의 신봉자이자 신앙자다.

 

한편 종교를 신앙하는 사람들도 생명이란 무엇인가, 사람이 살아간다는 것은 무엇을 말하는 것인가, 우주란 어떻게 태어났는가 등에 대해 알고 싶어한다. 다만 그들은 진리를 추구하는 대신 모든 것을 다스리는 존재로서의 신이 존재한다고 믿고 그 신과 신의 가르침으로 세계와 인간 존재의 의미를 이해하려 할 뿐이다.

 

 

 과학과 종교는 같은 뿌리에서 뻗어나온 줄기

 

즉 과학과 종교는 과학적이냐 아니냐, 혹은 논리적이냐 직감적이냐는 접근방법의 차이만 있을 뿐, 생명과 세계의 진리의 핵심에 다가가려고 하는 점은 같다. 그 예로 예전에는 과학과 종교 사이에 지금처럼 뚜렷한 경계선이 존재하지 않았다는 점을 들 수 있다. 예컨대 지동설을 주창한 갈릴레이 갈릴레오와 코페르니쿠스도, 완두콩에서 유전의 법칙을 발견한 멘델도 모두 독실한 기독교인이었다.

 

그들이 살던 시대에는 과학과 종교가 별개의 것이 아니었다. 아니, 오히려 신을 연구하는 신학을 가장 기본으로 삼아 진리를 탐구하려는 과학자들도 있었다. 즉 과학과 종교는 같은 어머니에게서 태어난 형제이고 같은 뿌리에서 뻗어 나온 줄기인 셈이다. 그렇기 때문에 그들의 일상생활 속에서는 과학을 탐구하는 일과 식사 전에 기도 올리는 일이 아무 모순도 없이 공존할 수 있었다.

 

그런 과학과 종교를 억지로 나눠놓은 것은 바로 근대의 합리주의다. 그러나 그런 가운데에도 어떤 외과의처럼 수술 전에 기도를 하는 사람, 즉 과학과 신앙을 서로 무리없이 조화시키고 이성과 감성, 주관과 객관을 서로 나란히 공존시키려는 사람이 적지 않다. 아인슈타인도 "종교를 배척한 과학은 다리가 불편한 사람과 같으며, 과학을 배척한 종교는 눈이 안 보이는 사람과 같다"고 말한 바 있다.

 

이상, 기도의 의학적 효과입니다. 흥미로우셨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