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적 홍길동(윤균상) 밟힐수록 더 강인해지는 저항정신

 

역적 홍길동(윤균상) 밟힐수록 더 강인해지는 저항정신

 

 

드라마 [역적 백성을 훔친 도적]에서 죽은 줄로만 알았던 아모개(김상중)가 살아 있는 모습으로 다시 등장해서 놀라움을 주었다. 비록 예전의 당당함은 모두 사라지고 거의 폐인이 되어 있긴 했지만, 어떤 모습으로 살아 있든 아들 홍길동(윤균상)과 익화리에서 그를 큰어르신으로 모셨던 사람들에게는 그 존재 자체만으로 강력한 구심점이 되기에 충분한 아모개였다.

 

역적 홍길동(윤균상) 밟힐수록 더 강인해지는 저항정신

 

한편 허태학 무리에게 쫓기던 중 여동생 어리니(정수인)와 천길 낭떠러지에서 물속으로 몸을 던졌던 길동은 간신히 눈을 뜨고 살아나지만, 어리니는 간 곳 없다. 하지만 기억을 잃은 길동은 공화(이하늬) 곁에 머무르며 평온한 날을 보내던 어느 날 문득 아버지 아모개가 충원군에게 끌려가 감옥에서 죽고 익화리는 허태학 일당에게 초토화된 과거의 끔찍했던 기억을 되찾는다. 

 

기억을 되찾은 이상 더 이상 머무를 수가 없게 된 길동은 떠나보내기 아쉬워하는 이하늬를 남겨두고 여동생 어리니와 형 길현(심희섭)을 찾으러 길을 나선다. 

 

 

그런 길동의 뒤를 그를 짝사랑해 온 가령(채수빈)이 막무가내로 따라붙고, 가령을 떨쳐내지 못한 길동은 그녀와 함께 어머니(신은정)의 산소를 찾아가 지난 세월을 새삼 돌이켜보며 설움을 토해낸다. 

 

 

그런데 놀랍게도 그곳에서 아버지 아모개와 지신들을 함정에 빠뜨렸던 사또 엄자치(김병옥)와 맞닥뜨린 길동은 엄자치의 멱살을 움켜쥐고 분노를 터뜨린다. 엄자치는 연신 미안하다고 사과하면서 "그래도 아모개는 살렸다"는 믿기 어려운 말을 한다.

 

 

아버지가 살아 있음을 알게 된 길동은 허겁지겁 엄자치를 따라나서고, 차마 바라보기 어려울 피폐해진 모습을 한 아버지와 마주하게 된 그는 서러운 눈물을 쏟아낸다. 

 

 

돌아가신 줄로만 알았던 아버지와 뜻밖의 재회를 하게 된 길동은 뿔뿔이 흩어져버린 익화리 사람들을 찾아 아버지가 살아 있음을 알리고 다시 힘을 뭉치기로 결심한다. 엄자치는 "제 살 길 찾아 떠난 사람들이 돌아오겠냐"고 하지만, 길동은 "그것은 아버지가 살아 계신 줄 모르기 때문이다. 아버지의 생존을 알리면 돌아올 것이다"라고 확신하며 그들을 찾아 떠난다. 

 

 

과연 길동의 확신대로 소부리(박준규), 용개(이준혁) 등 익화리 사람들은 큰어르신 아모개가 살아 있다는 소식에 기뻐하며 길동을 따라와 아모개와 기쁨과 설움이 넘치는 상봉을 한다. 

 

 

다시 모인 익화리 사람들에게 길동은 우리의 터전이었던 익화리로 돌아가자고 한다. 소부리는 그런 길동을 향해 "큰어르신 시절은 이제 끝났다. 이제 우리가 힘 뭉쳐서 살면 전보다는 못해도 입에 풀칠은 하면서 살 수 있으니 익화리는 잊으라"고 말한다. 그리고 "넌 예전에도 농사나 지으면서 살자고 하지 않았느냐"고 되묻는 그들에게 길동은 벌떡 일어나 큰절을 올리며 간곡한 마음을 담아 부탁한다.

 

 

“형님들, 도와주십시요. 익화리가 어떤 땅입니까? 아버지와 형님들이 익화리를 어떻게 일구셨습니까? 그 익화리가 충원군의 기침 한 번에 무너졌습니다.

 

예. 저는 소 키우고 콩 보리 심고 살고 싶었습니다. 그러면 아버지 아린이 형님들까지 다 무사할 줄 알았습니다. 헌데 그게 아니었소. 우리가 잘 사는 게 우리 손에 달린 일이 아니더란 말입니다. 아버지는 면천하려다 어머니를 보냈고, 충원군의 심부름을 안 했다가 무릎이 박살났소. 이제 저도 압니다.

 

세상엔 우리 같은 사람들이 사람 꼴로 사는 것을 도저히 두고 보지 않는 인간들이 있습니다. 그놈들이 대단히 나쁜 놈들이어서가 아니오. 그놈들 눈에 우리가 인간이 아니라서 그런 겁니다. 허면 그게 그놈들 잘못입니까? 아니, 우리 잘못이오.”

 

 

"그게 왜 우리 잘못이냐는 질문에 길동은 더욱 단호한 표정으로 대답한다.

 

“그놈들이 우리보고 인간이 아니라는데 예, 인간 아니라고 엎드려 있으니 그놈들 역시 저것들은 인간이 아니구나 하는 것 아닙니까. 사람으로 태어나서 나 사람 아니오 하고 사는 놈들하고 뭐가 다릅니까. 예, 전 아버지가 건달로 사는 게 싫고 무서웠습니다. 하지만 충원군에게 본을 보여줄 수만 있다면 나도 건달로 살 겁니다. 아니, 건달보다 더한 것도 될 수 있습니다. 난 이제 무서운 것도 두려운 것도 없소.

 

성님들 차라리 앞으로 인간으로 살지 않겠다고 하십시오. 그놈들이 인간 아닌 것들은 살려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성님들. 그리 사시겠습니까? 인간 말고 짐승으로 그리 사시겠습니까?”

 

더 이상 짓밟으면 그저 짓밟히는 짐승으로의 삶이 아닌 당당하고 떳떳한 인간으로 살겠다며 강인한 의지를 보이는 길동의 말에 마음이 움직인 익화리 사람들은 결국 "그래 앞으로 뭘 어떻게 하겠냐?"며 길동과 함께 할 뜻을 내비친다.   

 

 

풍요롭게 살망정 그 풍요로움이 올바른 방법으로 얻어진 것이 아니라고 여겨 아버지에게 건달 노릇은 이제 그만두고 농사나 지으며 조용히 살자고 졸라대던 길동이었다. 하지만 지렁이도 밟으면 꿈틀한다고, 어머니는 죽고, 아버지는 폐인이 되고, 여동생 어리니와 형 길현은 살았는지 죽었는지도 모를 뿐 아니라 삶의 터전이었던 익화리도 충원군과 허태학 일당에게 빼앗긴 지금, 길동은 자신이 그토록 싫어하던 건달 노릇도 마다 않겠다며 의연히 떨치고 일어나게 된 것이다.

 

사람들 중에는 강한 사람들에겐 약하고 약한 사람들에겐 강한 사람들이 있다. 아마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런 유형에 속할 것이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을 이끄는 리더의 자질을 갖춘 사람의 특징 중 하나는 약한 사람은 따뜻하게 보살피면서도 강한 사람에겐 상상도 못할 힘으로 맞서는 면모를 지녔다는 점인데, 천민인 씨종 아모개가 그러했고, 그 아모개의 피를 이어받은 듯 이제 길동에게서 그런 영웅적인 모습이 엿보인다. 

 

앞으로 일어날 끔찍한 파란을 앞두고 아모개와 길동 두 부자는 잠시 폭풍전야처럼 평온한 시간을 즐긴다. 권력자의 눈에 띄는 순간 곧 죽음인 아기장수의 운명을 받아들이고 <백성의 마음을 훔치는 도적>으로 거듭날 길동이 장차 어떤 활약을 펼쳐보여줄지 기대해 본다. 

 

이상, 역적 홍길동(윤균상) 밟힐수록 더 강인해지는 저항정신이었습니다. 드라마 [역적]에 대해 더 알고 싶으신 분은 다음 포스팅을 참조하시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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