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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로 보는 세상

유색인종의 차별을 다룬 영화 그린북 / 헬프 유색인종의 차별을 다룬 영화 그린북 / 헬프 지난 1월에 개봉한 비고 모텐슨, 마허샬라 알리의 [그린북]과 20011년에 개봉했던 엠마 스톤, 바이올라 데이비스, 옥타비아 스펜서 주연의 [헬프]는 유색인종의 차별을 다룬 영화다. 제43회 토론토국제영화제 관객상, 제91회 아카데미 작품상을 수상한 [그린북]은 흑인인 천재 피아니스트 돈 셜리(마허샬라 알리) 박사와 그의 운전기사로 다혈질에다 구라쟁이인 토니 발레롱(비고 몬텐슨)의 특별한 우정을 다루고 있고 [헬프]는 흑인 가정부와 친구가 된 스키터(엠마 스톤)가 차별이 일상화된 그녀들의 인생을 책으로 옮기면서 시작된 유쾌한 반란을 그리고 있다. 두 영화 다 실화를 바탕으로 하고 있으며, 시대 배경은 1960년대다. 1863년 링컨의 노예해방선언이 선포된 지.. 더보기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 어느 가족 / 아무도 모른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 어느 가족 / 아무도 모른다 일본의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 [바닷마을 다이어리], [걸어도 걸어도], [태풍이 지나가고] 등 오늘날의 가족 관계를 직시하고 통찰하는 작품을 다수 만들어온 감독이다.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로는 칸영화제에서 심사위원상을, [아무도 모른다]로는 야기라 유야가 남우주연상을, 그리고 지난해(2018년)에는 [어느 가족]으로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바 있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 어느 가족 / 아무도 모른다 이 중 [어느 가족]과 [아무도 모른다]의 후기다. [어느 가족]은 타인들끼리 모여 가족을 이루고 사는 사람들의 모습을, [아무도 모른다]는 부모가 버리고 떠난 아이들끼리 모여 언제 깨지고 흩어질지 모르는 위태로운 가족의 모습을.. 더보기
샐리 호킨스 셰이프 오브 워터: 사랑의 모양 / 내 사랑 샐리 호킨스 셰이프 오브 워터: 사랑의 모양 / 내 사랑 샐리 호킨스는 영국 여배우로 제66회 골든 글로브 여우주연상 수상자다. 그녀가 맡아하는 연기는 대부분 외롭고 소외받는 사람들을 따뜻이 감싸는 인간미 넘치는 역이다. 우디 앨런 감독 케이트 블란쳇 주연의 [블루 재스민]에서는 초호화판으로 살던 언니가 쫄딱 망해 돌아와 여전히 잘난 척을 해대는데도 따뜻이 받아주는 여동생 진저 역을, 모건 매튜스 감독 에이사 버터필드 주연의 [네이든]에서는 수학천재이자 자폐아인 특출한 아들을 기르느라 힘들지만 사랑과 이해로 잘 견디는 엄마 줄리 역을 맡았다. 그리고 폴 킹 감독의 [패딩턴 1]과 [패딩턴 2]에서는 아무도 믿어주지 않는 집 없는 곰돌이 패딩턴을 집으로 데려가 함께 지내게 해주고, 나중엔 패딩턴이 감옥에 .. 더보기
극한직업 류승룡 이하늬 진선규 / 내안의 그놈 박성웅 라미란 진영 극한직업 류승룡 이하늬 진선규 / 내안의 그놈 박성웅 라미란 진영 류승룡 이하늬 진선규 주연의 [극한직업](이병헌 감독)이 역대 흥행순위 5위에 올랐다고 한다. 개봉한 지 채 한 달도 안 된 사이에 세운 기록이다. 코미디물로도 재미있고, 설명절을 앞둔 가족영화로서의 개봉 타이밍도 좋았고, 같이 대결을 벌일 만한 영화도 달리 없었던 등 모든 것이 아귀가 착착 맞아 큰 행운을 불러온 듯하다. 예전에 TV 어느 개그프로에서 잠복수사를 하며 아르바이트를 하던 형사가 본업보다 알바에 더 바쁜 코믹한 삶을 보여준 적이 있는데, 그 생각도 났다. 한편 [극한직업]보다 2주 전에 개봉했던 박성웅 라미란 진영 주연의 [내안의 그놈](김효진 감독)은 우연한 사고로 몸이 바뀐 아재와 고딩을 주인공으로 하여 펼쳐지는 코미디물.. 더보기
마약왕 송강호 / 스윙키즈 도경수 / PMC: 더 벙커 하정우 마약왕 송강호 / 스윙 키즈 도경수 / PMC: 더 벙커 하정우 지난해(2018년) 12월에 개봉했던 영화 송강호 주연의 [마약왕]과 도경수 주연의 [스윙키즈], 하정우 주연의 [PMC: 더 벙커] 후기입니다. [마약왕]은 개봉되기 전부터 기대가 컸었는데, 관객수가 말해 주듯 큰 호응을 얻진 못했습니다. [스윙키즈]는 큰 기대 없이 보았는데 오히려 나름 재미가 있었고, [PMC: 더 벙커]는 글로벌 군사기업의 팀장을 한국인인 하정우가 맡아 북한의 킹을 납치한다는 소재가 새로웠지만 기대했던 것만큼 흥미롭지는 않았습니다. 마약왕 송강호 / 스윙키즈 도경수 / PMC: 더 벙커 하정우 마약왕 우민호 감독 송강호 배두나 조정석 마약도 수출하면 애국이 되던 1970년대 대한민국, 하급 밀수업자였던 이두삼은 우연히.. 더보기
카모메 식당 / 앙: 단팥 인생 이야기 - 서로를 존중하는 삶 카모메 식당 / 앙: 단팥 인생 이야기 - 서로를 존중하는 삶 고바야시 사토미 주연의 [카모메 식당](오기가미 나오코 감독)과 키키 키린, 나가세 마사토시 주연의 [앙: 단팥 인생 이야기](가와세 나오미 감독)라는 일본 영화 두 편에 대한 짧은 감상이다. '카모메'는 갈매기라는 뜻이다. 아마 핀란드에 갈매기가 많아서 식당 이름을 그렇게 지은 걸까? 그리고 '앙'은 팥소라는 뜻이다. 두 편 다 일본 특유의 분위기인 잔잔한 일상을 그리고 있다. "오래 가려면 천천히 가라", "멀리 가려면 함께 가라"는 말도 있듯이, 삶을 천천히 정성스럽게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다. 이 두 영화가 주고자 하는 메시지에 대해서는 저마다 생각이 다르겠지만, '서로를 존중하는 삶'에 초점을 맞추어 후기를 적어보았다. 카모메 식당.. 더보기
유해진 윤계상의 말모이 말과 글, 이름을 잃으면 얼도 빼앗긴다 유해진 윤계상의 말모이 말과 글, 이름을 잃으면 얼도 잃는다 유해진, 윤계상 주연의 [말모이]는 우리말이 금지된 1940년대에 말을 지켜 나라를 지키고자 했던 사람들의 이야기다. 송강호 주연의 [택시운전사]를 연출한 엄유나 감독의 작품이다. 일제의 민족말살정책이 극에 달하자 전국의 각급 학교에서는 우리말, 즉 조선어 사용과 교육을 금지하고 ‘국어’시간에는 일본어를 가르쳤다. 조선인이니 국어라면 당연히 조선어여야 하거늘 일본어를 국어로 쓰도록 만든 것이다. 이렇듯 점점 더 극악해져 가자 독립운동을 하는 지식인인 조선어학회 대표(윤계상)과 그 회원들은 일제의 감시망을 피해 남몰래 '말모으기'에 힘을 쏟는다. 이 조선어학회에 전과자 출신의 까막눈 판수(유해진)가 사환으로 취직해 들어와 좌충우돌하면서 우리말 사.. 더보기
애니메이션 목소리의 형태 / 영화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 애니메이션 목소리의 형태 / 영화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 범죄 수준의 큰 죄든 사소한 잘못이든 자신이 얼마나 큰 죄 혹은 잘못을 저질렀는가를 모르는 사람에게 그것을 깨닫게 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똑같은 꼴(?)을 겪게 해주는 게 아닐까. 이른바 '눈에는 눈, 이에는 이' 전략으로 맞서는 것이다. 하지만 "눈에는 눈으로 대항한다면, 세상은 온통 눈먼 사람들로 넘쳐날 것이다"라고 간디도 말했듯이, 그건 아주 단순무식한 방법이라고 해야 할 것이다. 법치국가에서는 당연히 법에 따라 죄의 경중과 잘잘못을 심판하고 따지는 게 맞다. 애니메이션 목소리의 형태 / 영화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 그런데 일본 애니메이션 [목소리의의 형태](야마다 나오코 감독)에서 남자 주인공 이시다 쇼야는 바로 그런 단순무식하달 수 있는 가.. 더보기
12년의 밤 우루과이 전 대통령 호세 무히카가 감옥에서 보낸 12년 12년의 밤 우루과이 전 대통령 호세 무히카가 감옥에서 보낸 12년 "여기 들어오는 자, 모든 희망을 버려라." 좁고 지저분하고 황량한 독방으로 쫓기듯 들어간 호세 무히카(안토니오 데 라 토레)를 맞은 것은 바로 "여기 들어온 자, 모든 희망을 버려라"고 벽에 씌어진 글귀였다. 안 그래도 감옥에 들어가는 사람들은 희망이 바닥을 친 상태일 텐데, 이 글귀를 보는 순간 앞으로 얼마나 암울하고 가혹하기 짝이 없는 날들이 펼쳐질지 좌절감부터 앞서게 될 게 분명하다. 제23회 부산국제영화제 상영작인 [12년의 밤](알바로 브레히너 감독)은 이런 차디찬 감방을 몇 군데나 전전하며 12년이라는 길고 긴 세월을 보내야만 했던 우루과이 전 대통령 호세 무히카와 그의 동지 등 실존인물들의 처절한 삶을 그리고 있다. 우루과.. 더보기
카운터페이터 위조의 제왕 살로몬 소로비치와 베른하르트 작전 카운터페이터 위조의 제왕 살로몬 소로비치와 독일 베른하르트 작전 희대의 위조 전문가 살로몬 소로비치와 독일의 베른하르트 작전을 바탕으로 한 [카운터페이터](The Counterfeiters)는 오스트리아 출신의 스테판 루조비츠키 감독과 카알 마르코빅스, 오거스 딜 주연의 오스트리아/독일 영화다. 카운터페이터는 '위조자'라는 뜻이고, 베른하르트 작전이란 어마어마한 양의 영국 돈을 위조로 찍어내 궁극적으로는 영국을 붕괴시킬 생각으로 독일의 나치 정권이 펼친 작전을 말한다. 카알 마르코빅스가 역할을 맡은 유대인 살로몬 소로비츠와 오거스 딜이 역할을 맡은 브루거는 모두 실존인물이다. 유대인 강제수용소로 끌려갔다가 차출돼 영국 파운드를 위조하는 작업에 투입됐던 30여 명 중 특히 소로비치는 '위조의 제왕'이라고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