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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으로 보는 세상

논리적 오류..잘못된 생각이나 믿음으로 이끄는 마음속 논쟁

 

논리적 오류..잘못된 생각이나 믿음으로 이끄는 마음속 논쟁  

 

 

오류는 넓게는 잘못된 생각이나 믿음을 뜻하며, 좁게는 어떤 근거를 제시하며 주장할 때 범하게 되는 잘못을 뜻합니다. 논리적 오류를 범할 때 우리는 그 사실을 깨닫지 못한 채 에둘러 가거나 과정을 건너뜁니다. 즉 사실을 듣는 데 관심이 없거나 자신의 정보가 한정돼 있다는 것을 모르기 때문에 모든 사실을 고려하지 않고 결론을 내리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아인슈타인이 에그 스크램블을 먹지 않았다는 말을 듣고 에그 스크램블이 몸에 좋지 않다고 생각하는 것은 권위에 의거한 논증의 오류입니다. 즉 아인슈타인처럼 똑똑한 사람이 내리는 결정은 모두 옳다고 가정하는 것입니다. 에그 스크램블을 싫어하는 것은 아인슈타인의 독특한 식성일 뿐일 수도 있는데 말입니다. 

 

논리적 오류는 그 외에도 소비자간의 경쟁을 부추기는 지위획득 욕구의 오류, 착각 때문에 높아진 기대감으로 소비자를 바보로 만들어버리는 기대심리의 오류, 감정적 쳇바퀴일 수도 있는 카타르시스의 오류, 기존의 질서나 올바르지 못한 권위에 휘말려드는 동조욕구 오류 등 다양한데, 오늘 포스팅은 데이비드 맥레이니의 [착각의 심리학]에 나오는 이러한 논리적 오류들 중 감정추단 오류공평한 세상 오류, 주관적 검증의 오류를 정리해 본 것입니다. 평소 우리가 얼마나 잘못된 생각과 믿음을 가지고 살아가고 있는지 한 번 짚어보는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 

 

논리적 오류..잘못된 생각이나 믿음으로 이끄는 마음속 논쟁

 

 감정추단 오류 – 생각이라는 옷에 잘못 채운 첫 단추

 

확률을 무시하고 느낌에 따라 어리석은 선택을 하는 경향을 감정추단 오류(affect heuristic)라고 한다. 감정추단은 흔히 우리에게 득이 되는 일 앞에서  일어나며, 새로운 것에 대한 순간적인 판단을 내릴 때 작동하기 시작한다. 예를 들어 처음 보는 사람을 만나면 우리의 뇌속에서는 신경전달물질과 화학물질을 통해 수백만 가지의 미세한 생각들이 떠오르게 된다. 즉 스스로 알아차리기도 전에 상대의 악수하는 손길이 강하고 억세며, 태도가 거칠고 스스럼없고 완고하며, 미소는 완벽하고 따뜻하다는 등 상대를 판단하기 시작하는 것이다. 사람이나 사물에 대해 갖는 이러한 첫인상은 생각보다 훨씬 크게 작용해서 계속 남아 있다고 한다.

 

즉 우리는 논리적으로 판단하기보다는 우리에게 득이 될 법한 일은 위험성도 작게 보고 단점도 하찮게 여긴다. 반대로 뭔가가 위험하다고 생각되면 장점은 눈에 안 보이고 오직 단점만 찾는다. 따라서 누군가가  어떤 사안에 대해 긍정적인 면만을 과장해서 말하거나 완곡한 어법으로 말하기 시작하면 우리에게 성급하게 판단을 내리거나 첫인상을 그대로 유지하려는 경향이 있다는 것을 기억하자.  
 

 

 공평한 세상 오류 – 정의의 이름으로 정의를 배반하다

 

허구의 세계에서는 대개 악한 사람이 지고 선한 사람이 이긴다. 우리는 그렇게 세계는 정의롭고 공평하다고 생각한다. 심리학에서는 이러한 경향을 공평한 세상 오류(just-world fallacy)라고 부른다. 이런 성향 때문에 우리는 노숙자나 약물 중독자처럼 끔찍한 불운에 처한 사람을 보면 당사자가 그런 일을 당하기에 마땅한 잘못을 저질렀기 때문이라고 믿어버린다. 여기서 ‘마땅한’이 바로 키워드다. 우리는 모든 것이 질서있게 통제되고 있다고 믿고 싶어한다. 자신이 나쁜 일을 하지 않는 한 해를 입을 일도 없다고 안심하기 위해서다.

 

우리는 타인의 고통을 접하면 이 오류의 영향을 받은 감정반응을 나타내게 된다. 예를 들어 한 연구진은 10대들에게 학교 폭력이 일어나는 이유를 설명해 달라고 했는데, 대부분은 다른 친구를 괴롭히는 아이들은 권력에 굶주려 있고 잔인하다고 말했지만 그 중 42퍼센트는 괴롭힘당하는 아이들이 원인을 제공했다고 탓했다.

 

뿌린 대로 거둔다는 말, 혹은 희생자들이 나쁜 일을 겪을 때 "다 업보지"라고 말하는 것은 모두 공평한 세상 오류가 드리운 그늘이다. 우리는 희생하며 열심히 일하는 사람이 성공하고 게으르고 비열한 사람은 실패한다고 믿고 싶어한다. 하지만 성공은 일반적으로 태어난 지역과 자라난 시기, 가족의 사회경제적 지위와 우연적인 확률에 크게 좌우된다. 아무리 열심히 일해도 이런 초기 조건을 거스를 수는 없다. 따라서 삶의 밑바닥에 처한 사람을 보고 왜 저들은 가난을 떨쳐내지 못하는지 의아해한다면 공평한 세상 오류를 저지르고 있는 것이다. 만일 우리가 세상이 공평하다는 생각에만 집착한다면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은 평생 아무 도움도 받지 못할 것이다. 우리의 행동에 따른 책임은 우리에게 있지만, 악행의 비난은 가해자에게 가야지 희생자에게 가서는 안 된다. 강도나 상해, 왕따를 당하거나 강간을 당해 마땅한 사람은 아무도 없다.

 

 

주관적 검증의 오류 - 별자리, 혈액형, 점괘보다 더 용한 우리의 마음 

 

심리학자 레이 하이먼은 마술사로 일하다가 카드 마술보다 손금을 읽어주는 편이 더 큰돈이 된다는 것을 알고는 점술가의 길로 들어섰다. 시간이 지나면서 그는 다른 점술가와 마찬가지로 자신이 실제로 그런 능력을 지녔다고 믿게 됐다. 사람들이 그가 말하는 점괘에 뒤집어질 듯 놀라고 너무나 만족했기 때문에 그는 자신에게 정말로 앞을 내다보는 능력이 있다고 생각했다. 주관적 검증이 점을 보는 사람과 점을 치는 사람 모두에게 효력을 보인 것이다.

 

하이먼은 상대를 즉석에서 읽어낸다는 의미의 콜드 리딩(Cold Reading)이라는 기술을 사용했다. 이것은 일반론이라는 광각렌즈에서 출발해 상대의 반응을 살피다가 단서를 잡으면 마치 상대의 마음을 꿰뚫어보는 것처럼 이야기의 범위를 좁혀들어가는 것이다. 이 기술이 효과적인 것은 우리에겐 사소한 실수는 무시하고 맞아떨어지는 것에는 집중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죽은 사람들의 말을 전하고 미래를 본다는 영매나 손금을 읽는 사람들은 이 주관적 검증을 이용한다. 하지만 잊어서는 안 될 것은, 우리가 제풀에 속아넘어가는 능력은 그 어떤 점쟁이보다도 용하다는 것이다. 즉 우리는 아귀가 잘 맞는 것에는 집중하지만 어긋나는 것은 무시하는 오류를 범하곤 한다. 하지만 세상에는 딱 맞아떨어지지 않는 것들이 수없이 많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이상, 논리적 오류..잘못된 생각이나 믿음으로 이끄는 마음속 논쟁이었습니다. 흥미로우셨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