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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로 보는 세상

스파이브릿지 베를린장벽도 두려워하지 않은 두 남자 이야기 스파이브릿지 베를린장벽도 두려워하지 않은 두 남자 이야기 [스파이브릿지]는 ‘스파이 맞교환’이라는 사상 유례없는 비밀협상의 과정을 그린 영화로, 세계적인 명감독 스티븐 스필버그가 메가폰을 잡고, 두말 하면 잔소리인 명배우 톰 행크스가 주연을 맡았다.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라는 것을 알고 있었는데도 너무 드라마틱한 내용이 비현실적으로 느껴져서 그랬는지 잠시 그 사실을 깜빡 잊은 채 영화에 몰입해 있다가 엔딩의 설명을 듣고서야 “아, 맞아. 실화랬지” 하는 생각과 더불어 왠지 모를 안도감이 느껴졌다. 아마 비록 적국의 스파이일망정 뜨거운 휴머니즘으로 한 사람의 소중한 인권을 지켜준 일이 현실에서 실제로 이루어졌다는 것에 고마운 마음이 들었기 때문일 것이다. 한 남자, 즉 변호사 톰 행크스는 소련 스파이를 .. 더보기
내부자들 조승우 이병헌의 유쾌상쾌통쾌 사이다! 내부자들 조승우 이병헌의 유쾌상쾌통쾌 사이다! 너무 기대감을 가졌다가 자칫 실망하게 될까봐 조심스러웠던 조승우 이병헌의 영화 [내부자들]은 일단 기대 이상이어서 기분좋게 영화관을 나올 수 있었다. 특히 마지막 마무리까지 아주 깔끔하고 확실하게 해주어서 곁에 있었다면 우민호 감독에게 고맙다는 말을 하고 싶을 정도였다. 만일 그렇지 않고 용두사미처럼 흐지부지 끝을 맺거나, 아니면 이어령비어령처럼 각자 해석하기 나름인 결말을 보여주었다면 추잡하기 짝이 없는 진흙탕 싸움을 머리가 아프도록 열심히 봐준 데 대한 보상이라도 청구하고 싶었을지 모른다. 끝간 데 모를 탐욕으로 가득한 까마귀떼 같은 인간들 속에서 단 하나의 백로였던 조승우가 영화 중반을 넘어선 지점에서 변절자가 되어 나타났을 때는 짜증이 치밀어 나도 모.. 더보기
미쓰와이프 역지사지의 깨달음이 가져다준 행복 미쓰와이프 역지사지의 깨달음이 가져다준 행복 엄정화 송승헌 주연의 [미쓰와이프]는 지난여름에 개봉한 로맨틱코미디입니다. 로코여서 스토리가 너무 뻔할 것 같은데다 그 무렵 개봉된 다른 영화들을 보느라 별 아쉬움 없이 그냥 지나쳤었는데, 뒤늦게라도 안 봤으면 섭섭했겠다 싶을 만큼 잔잔한 감동이 있는 영화였습니다. 갑작스러운 교통사고를 당한 후 한 달간 다른 여자의 삶을 살게 되면서 여변호사 이연우(엄정화)가 겪는 일들을 그린 스토리인데, 그 여자의 삶이 독하리만큼 도도하기 그지 없는 연우의 삶과는 너무도 판이한지라 연우 입장에서는 황당함 그 자체입니다. 하지만 약속됐던 한 달이 흐르는 사이에 연우는 그런 역지사지의 삶을 살아보지 않았다면 절대로 알 리 없었을 진정한 행복을 깨닫게 됩니다. 강효진 감독은 [미.. 더보기
검은사제들 강동원 김윤석의 극장판 엑소시스트 검은사제들 강동원 김윤석의 극장판 엑소시스트 강동원 김윤석 주연의 영화 [검은사제들]은 악령에 씌인 영신(박소담)이라는 소녀를 구하기 위해 신비스럽다기보다는 살벌하게 여겨지는 구마예식을 행하는 두 사제의 스토리를 담은 미스터리다. 그 동안 주로 외화로 접했던 [엑소시스트]의 한국판이고, 몇 년 전 꽤 오랫동안 TV에서 방영됐던 심령솔루션 [엑소시스트]의 무대를 영화관으로 그대로 옮겨놓은 극장판 엑소시스트였다. 이 심령솔루션 엑소시스트는 현대의학으로도 밝혀지지 않은 초자연적 현상들이나 빙의된 사람들을 퇴마사며 영적인 문제를 치유하는 검증된 전문가들이 실질적인 문제해결 방안을 모색해 나가는 프로그램이었다. 특히 실사례자들의 100퍼센트 실제 상황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현실감이 넘쳤던 프로였다. 그리고 [검은사.. 더보기
더 폰 손현주 배성우의 스릴러인 듯, 스릴러 아닌, 스릴러 같은 더 폰 손현주 배성우의 스릴러인 듯, 스릴러 아닌, 스릴러 같은 "만약 당신에게 남아 있는 시간이 1시간밖에 없고, 단 한 번의 전화 통화만을 할 수 있다면 누구에게 전화를 걸 것이며, 어떤 말을 할 것인가?" 어느 책에선가 읽은 적 있는 글귀입니다. 누구에게 전화를 걸겠느냐는 첫번째 질문에는 사랑하는 가족, 즉 부모님이나 아내, 자녀와 통화하겠다는 답변이 가장 많았고 두번째 어떤 말을 할 것이냐는 물음에는 "사랑한다, 고맙다, 미안하다, 용서해라"는 말을 하고 싶다는 답변이 가장 많았다고 합니다. 하긴 느닷없는 사고 등으로 목숨을 잃게 되는 상황에 처한다면 돈도, 명예도, 궁전 같은 집도, 또 삐까번쩍한 차도 다 무슨 소용이 있을까 싶습니다. 흔한 말로 죽을 때 무덤으로 가져갈 수 있는 것도 아니니까요.. 더보기
마션 현대판 로빈슨 크루소 맷 데이먼의 화성분투기 마션 현대판 로빈슨 크루소 맷 데이먼의 화성분투기 마션 현대판 로빈슨 크루소 맷 데이먼의 화성분투기 '혼자서도 잘 놀아요"의 진수를 멋지게 보여줄 사람을 꼽아보라고 하면 전 맨 먼저 예능인 노홍철이 떠오릅니다. 개인적으로 팬이라고까지는 할 것 없어도 늘 싱글싱글 웃는 얼굴에 초긍정마인드, 근자감(근거없는 자신감)의 최고봉으로 불리기에 부족함이 없는 모습을 보면 왠지 유쾌한 기분이 됩니다. 그를 '혼자 놀기의 대가'로 꼽게 된 것은 어느 프로그램에서인가 혼자 자동차를 타고 다녀도 전혀 심심하지 않은데, 그 이유가 , 즉 내비게이션의 여성과 재미나게 대화를 나누며 다니기 때문이라는 것이었습니다. 내비녀가 직진을 하라고 하면 "싫어! 난 우회전할 거야!" 하며 오른쪽으로 돌고, 내비녀가 길을 잘못 들어섰으니 .. 더보기
성난변호사 이선균 이기는 게 정의라구? 정의가 이겨야지! 성난변호사 이선균 이기는 게 정의라구? 정의가 이겨야지!! 성난변호사 이선균 이기는 게 정의라구? 정의가 이겨야지!! "우리가 진실로 두려워해야 하는 것은 위대한 인물들의 부도덕함이 아니라, 인간이 자주 부도덕함을 통해 거대한 존재로 부상한다는 사실이다." 이것은 프랑스의 역사학자 토크빌이 한 말입니다. 유럽과 독일 등지에서 고품격장편추리소설 작가로 널리 알려진 헤닝 만켈의 [미소지은 남자]를 한마디로 압축해 주는 글귀이기도 합니다. 기품있는 옷차림, 갈색으로 그을린 멋진 얼굴에 언제나 선한 미소가 떠올라 있는 50대의 남자는 전 세계를 상대로 하는 수출입사업을 통해 막대한 부를 축적합니다. 사회적으로도 큰 명망을 얻은 그는 자신의 조국인 스웨덴이 현재 누리고 있는 복지를 가능케 할 만큼 경제적으로도 국.. 더보기
인턴 앤 해서웨이 로버트 드 니로가 만든 디지로그 세상 인턴 앤 해서웨이 로버트 드 니로가 만든 디지로그 세상 올가을에는 블친님들이 포스팅해 준 꽃무릇을 원없이 보았습니다. 꽃무릇의 빛깔은 영화 [인턴]의 아름답고 젊은 여성 CEO 줄스 오스틴, 즉 앤 해서웨이가 입은 저 빨강 원피스와 꼭 닮았습니다. 몇 년 전 바람에 살랑이는 붉은 양귀비꽃이 가득한 들판을 보고는 그 매혹적인 자태에 푹 빠져든 적이 있었는데, 꽃무릇의 매력도 아름다움의 대명사인 양귀비 못지않은 듯합니다. 눈길 닿는 데까지 펼쳐진 붉은 꽃무릇을 바라보고 있으면 마치 꿈을 꾸고 있는 것 같은 비현실적인 느낌마저 들 정도니까요. 추석 연휴 동안에 본 낸시 마이어스 감독의 [인턴]도 딱 그랬습니다. 낸시 마이어스는 왓 위민 원트, 로맨틱 홀리데이, 사랑은 너무 복잡해 등 말랑말랑한 멜로와 유쾌한 .. 더보기
서부전선 여진구 설경구의 무사귀환 프로젝트 "어서 집에 가야지" 서부전선 여진구 설경구의 무사귀환 프로젝트 "어서 집에 가야지" 여진구 설경구 주연의 전쟁영화 [서부전선]은 전쟁을, 그것도 동족상잔의 비극으로 치달은 6.25전쟁을 소재로 한 영화가 이렇게 마카롱처럼 말랑말랑하고 달콤해도 되나 싶을 만큼 긴장감 없이 본 영화였습니다. 라는 홍보문구에 걸맞게 총알이 피융피융 날아다니고, 수류탄이 펑펑 터지고, 집채만한 탱크가 우르릉거리면서 온 화면을 가득 채우고 달려도 두 주인공만은 무사히 살아남을 거라는 안도감을 주었으니까요.(ㅎㅎ) 하지만 전 세대를 위한 종합선물세트 같은 영화를 만들려다 보니 오히려 어느 세대의 입맛도 맞추지 못했고, 유쾌한 웃음과 따뜻한 감동을 무장한 공감무비라고 했지만 실은 억지웃음도 나오지 않은데다, 또 스토리상으로는 분명히 따뜻한 감동이 물결.. 더보기
사도 아버지 영조(송강호)에게 죽어서도 홀대받은 사도세자(유아인) 사도 아버지 영조(송강호)에게 죽어서도 홀대받은 사도세자(유아인) 아버지와 아들은 흔히 적대시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습니다. 이 세상 많은 아버지들에게는 죄송스러운 말이지만, 아들에게 가장 좋은 아버지는 요절한 아버지라는 말이 있듯이 남자들의 세계는 "피는 물보다 진하다"는 혈연관계도 무색케 할 만큼 독립적이고 자립적이기 때문인 듯합니다. 아버지는 점점 더 성장해 가면서 자신을 치고 올라오는 아들을 경계하게 되고, 아들은 언제나 자기보다 한 걸음 앞서가는 아버지를 뒤쫓으면서 무시당하는 굴욕을 참다가 어느 순간 독립적인 정체성을 갖추었다 싶으면 드디어 때가 왔다 하는 심정으로 아버지에게 저항을 합니다. 다만, 거기에 이르기까지 그나마 아버지가 잘 다독여주면서 따뜻한 시선, 따뜻한 말 한마디라도 해주었으면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