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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로 보는 세상

구르미 그린 달빛 효명세자와 다산 정약용의 교훈 5선

 

구르미 그린 달빛 효명세자와 다산 정약용의 교훈 5선

 

 

효명세자 박보검과 남장내시 김유정(홍라온)의 궁중로맨스를 그린 팩션사극 [구르미 그린 달빛]에는 세자 이영을 따뜻한 눈길로 곁에서 묵묵히 지켜봐주는 인물이 있습니다. 바로 다산 정약용입니다. 정약용 역을 맡은 배우는 안내상인데, 이분은 지금까지 여러 드라마에서 정약용 역을 맡아온 터여서 정약용 전문배우로 불린다 해도 틀린 말이 아닐 듯합니다.

 

구르미 그린 달빛 효명세자와 다산 정약용의 교훈 5선

 

[구르미 그린 달빛]에서 정약용은 재야에 숨어 술을 즐기며 살고 있으며, 종종 세자 이영을 만나 필요한 순간에 정치와 사랑에 대한 적절한 조언을 해줍니다. 그리고 홍라온 모녀와는 대역죄인 홍경래의 일가를 쫓는 관군들로부터 두 사람을 남몰래 숨겨준 인연으로 나옵니다. 실제로도 다산 정약용과 효명세자가 이렇듯 친밀한 관계를 이어나갔는지에 대해서는 확실한 자료가 없지만. 순조 1년 정약용은 탄핵당해 재야에 있었으며, 효명세자가 세상을 떠나기 직전 병세가 짙었을 때는 약을 처방해 주기도 했다고 합니다. 

 

드라마에 나오는 다산 정약용을 보면서 그가 재야에서 귀양살이를 하는 동안 두 아들과 형님, 친지들에게 보낸 편지를 편역한 박무 교수의 [유배지에서 보낸 편지]를 읽고 있는데, 이 중 정학연, 정학유 두 아들에게 보낸 편지 중에서 [다산 정약용의 교훈 5선]을 정리해 보았습니다. 어디서든 참다운 스승을 만나기 어려운 요즘인지라 더없이 소중한 깨우침이 될 것입니다. [정약용 리더십]에 대해 알고 싶으신 분은 다음 포스팅을 참조하시면 됩니다.

 

 

 

1 힘써야 할 세 가지

 

세상에 비스듬히 드러눕고 옆으로 삐딱하게 서고 아무렇게나 지껄이고 눈알을 이리저리 굴리면서도 경건한 마음을 가질 수 있는 사람은 없다. 때문에 몸을 움직이는 것, 말을 하는 것, 얼굴빛을 바르게 하는 것, 이 세 가지가 학문을 하는 데 있어서 가장 우선적으로 마음을 기울여야 할 곳이다. 이 세 가지는 난폭하고 거만한 것을 멀리하고 어긋난 것을 멀리하고 미더움을 가까이 한다는 의미다.

 

이 세 가지도 못하면서 다른 일에 힘쓴다면, 비록 하늘의 이치에 통달하는 재주가 있고 다른 사람보다 뛰어난 식견을 가졌다 하더라도 결국은 발꿈치를 땅에 붙이고 바로 설 수 없게 되어 어긋난 말씨, 잘못된 행동, 도적질, 대악(大惡), 이단(異端)이나 잡술(雜術) 등으로 흘러 걷잡을 수 없게 될 것이다.

 

 

2 친구를 사귈 때 가릴 일

 

몸을 닦는 일은 효도와 우애로써 근본을 삼아야 한다. 효도와 우애에 자기 본분을 다하지 않으면 비록 학식이 높고 문체가 찬란하고 아름답다 하더라도 흙담에  아름답게 색칠해 놓은 것에 지나지 않는다. 자기 몸을 엄정하게 닦아놓았다면 그가 사귀는 벗도 자연히 단정한 사람이어서 같은 기질로 인생의 목표가 비숫하게 되어 친구 고르는 일에 특별히 힘쓰지 않아도 된다.

 

이 늙은 아비가 세상살이를 오래 경험했고, 또 어렵고 험난한 일을 고루 겪어보아서 사람들의 심리를 두루 알게 되었는데, 무릇 천륜에 야박한 사람은 가까이 해서는 안 되고 믿을 수도 없다. 비록 충성스럽고 인정있고 부지런하고 민첩하여 온 정성을 다해 나를 섬겨주더라도 절대로 가까이 해서는 안 된다. 이들은 끝내는 은혜를 배반하고 의(義)를 잊어버리고 아침에는 따뜻하게 대해주다가도 저녁에는 차갑게 변하고 만다. 대개 온 세상에서 깊은 은혜와 두터운 의리는 부모형제보다 더한 것이 없는데, 부모형제를 그처럼 가볍게 버리는 사람이 벗들에게 어떠하리라는 것은 쉽게 알 수 있는 이치다. 

 

 

3 재물을 오래 보존하는 길

 

세상의 옷이나 음식, 재물 등은 부질없는 것이다. 옷이란 입으면 닳게 마련이고, 음식은 먹으면 썩고 만다. 자손에게 전해준다 해도 끝내는 탕진하고 만다. 다만, 몰락한 친적이나 가난한 벗에게 나누어준다면 영원히 없어지지 않을 것이다.

 

형태가 없는 것은 없어지기 쉽지만 형태가 없는 것은 없어지기 어렵다. 스스로 자기 재물을 사용해 버리는 것은 형태를 사용하는 것이고 재물을 남에게 나누어주는 것은 정신적으로 사용하는 것이다. 물질로써 물질적인 향락을 누린다면 닳고 없어질 수밖에 없고 형태 없는 것으로 정신적인 향락을 누린다면 변하거나 없어질 이유가 없다.

 

무릇 재화를 비밀리에 숨겨두는 방법으로 시혜(施惠)하는 방법보다 더 좋은 게 없다. 시혜해 버리면 도적에게 빼앗길 걱정이 없고 불이 나서 타버릴 걱정도 없고 소나 말로 운반하는 수고도 없다. 그리하여 자기가 죽은 후 꽃다운 이름을 천년 뒤까지 남길 수도 있다. 꽉 쥐면 쥘수록 더욱 미끄러운 게 바로 재물이다. 

 

 

4 옳지 못한 재물은 오래 지킬 수 없다

 

권세있는 요직의 사람들을 찾아가 재판일을 청탁하여 더러운 찌꺼기나 빨아먹거나, 무뢰한들과 결탁하여 시골의 어리석은 사람들이나 속여먹으려고 그들의 재물이나 도둑질하는 일은 모두 첫째가는 간악한 도둑놈들이다. 작게는 욕을 먹고 꾸중듣게 되어 이름을 땅에 떨어뜨리게 되지만, 크게는 법에 걸려들어 큰 형벌을 받게 되고 말 것이다.

 

무릇 옳지 못한 재물은 오래 지킬 수 없다. 너는 포교나 나졸의 못된 재산이 일생 동안 보존되는 것을 보았느냐? 버는 대로 써버리고는 또 마치 굶주린 귀신처럼 악착같이 이익을 추구하는 데 몰두해서 벌어들이지만, 혀끝의 한 방울의 물로 불을 끄려는 것처럼 아무리 해도 갈증을 풀 길이 없을 터이니 어찌 그 근본적인 해결책을 찾지 않는지?

 

 

5 남의 도움을 바라지 말고 도움을 주어라

 

여러 날 밥을 끓이지 못하고 있는 집이 있을 텐데 너희는 쌀되라도 퍼다가 굶주림을 면하게 해주고 있는지 모르겠구나. 이런 일도 못하면서 어떻게 다른 집에서 너희들이 위급할 때 깜짝 놀라 허겁지겁 쫓아올 것이며, 너희들이 곤경에 처했을 때 달려올 것을 바라겠느냐?

 

남이 어려울 때 자기는 은혜를 베풀지 않으면서 남이 먼저 은혜를 베풀어주기만을 바라는 것은 너희들이 지닌 그 오기근성이 없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후로는 평상시 없을 때라도 항상 공손하고 화목하며 삼가고 자기 마음을 다하여 다른 일가들의 환심을 얻는 일에 힘쓸 것이지 마음속에 보답받을 생각을 갖지 않도록 하라.

 

또 뒷날 너희가 근심걱정할 일이 있을 때 다른 사람이 보답해 주지 않더라도 원한을 품지 말 것이며, 바로 미루어 용서하는 마음으로 “그분들이 마침 도우 수 없는 사정이 있거나 도와줄 힘이 미치지 않기 때문이구나‘ 라고 생각할 뿐, 가벼운 농담일망정 ”나는 전번에 이리저리 해주었는데 저들을 이렇구나 하는 말을 입밖에 뱉지 말아야 한다. 만약 이러한 말이 한번이라도 입밖에 나오면 지난날 쌓아놓은 공과 덕이 하루아침에 재가 바람에 날아가듯 사라져버리고 말 것이다.
 
이상, 구르미 그린 달빛 효명세자와 다산 정약용의 교훈 5선이었습니다. 도움이 되셨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