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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으로 보는 세상

봉평메밀꽃축제와 평창효석문화제..이동원 가을편지

 

봉평메밀꽃축제와 평창효석문화제

 

 

지난 토요일엔 봉평메밀꽃축제와 2015 평창효석문화제가 열리고 있는 봉평에 갔었습니다. 봉평은 잘 알고 있듯이 [메밀꽃 필 무렵], [수탉] 등 향토색 짙은 소설과 [낙엽을 태우면서] 같은 수필로 널리 알려진 가산(可山) 이효석(李孝石)이 태어난 곳입니다. 흰눈을 흩뿌려놓은 듯한 메밀꽃밭 속으로 발을 들여놓자 눈보다 먼저 귀를 사로잡은 것이 있었습니다. 바로 "가을엔~ 편지를 쓰겠어요~"라고 잔잔하면서도 호소력 짙은 목소리로 가슴을 두드리는 노랫소리였습니다. 저 멀리 메밀꽃밭 한가운데에 마련된 DJ박스에서 봉평메밀꽃축제와 효석문화제에 함께 하려고 온 사람들을 위해 음악을 들려주고 있었던 것입니다.   

 

봉평메밀꽃축제와 평창효석문화제..이동원 가을편지

 

이동원의 가을편지입니다. 전 노랫말처럼 노래제목도 <가을엔 편지를 쓰겠어요>인 중 알았더니 노래인 줄 알았더니 제목은 가을편지이네요. 노래가사처럼 정말 어디론가 편지를 써서 보내야 할 것 같은 생각이 들면서 "가을이 깊어지면 나는 거의 매일 같이 뜰의 낙엽을 긁어 모으지 않으면 안 된다. 날마다 하는 일이언만, 낙엽은 어느덧 날고 떨어져서 또 다시 쌓이는 것이다. 낙엽타는 냄새 같이 좋은 것이 있을까. 갓 볶아낸 커피 냄새가난다. 잘 익은 개암 냄새가 난다"라는 이효석의 수필 한 귀절이라도 읊조려야 할 것 같은 분위기였습니다. 낙엽 태우는 냄새를 떠올리면서 함께 가을편지를 들으시면 가을 느낌을 더욱 짙게 느끼실 수 있을 것입니다.  

 

 

다들 가을편지를 쓰고 싶은 마음이 들 거라는 것을 알아차린 듯 DJ박스 옆에는 <엽서보내기>와 함께 우체통도 마련되어 있었습니다. 

 

 봉평메밀꽃축제 포토존

 

 

메밀꽃밭 포토존에 들어서면 이렇게 운치있게 이효석 문학관과 생가마을, 물레방앗간을 알려주는 팻말이 서 있습니다. 메밀꽃축제와 효석문화제는 9월4일부터 13일까지입니다. 특히 효석문화제는 특정 문인의 이름을 딴 축제로는 국내에서 유일하다고 합니다. 

 

 

저마다 아름다운 음악을 들려주기 위해 열심히 악기를 연주하고 있는 연주가들입니다.

 

 

눈부신 흰빛 메밀꽃이 눈 닿는 곳마다 가득 펼쳐져 있습니다. 메밀꽃은 마디풀과의 한해살이풀인데 꽃은 흰색만 있는 줄 알았더니 분홍색, 빨강색도 있다고 합니다. 

 

 

저 벤치에는 머물러 앉아서 음악을 들으며 책을 읽어도 좋을 듯합니다. 그런데 사실은 너무나 많은 사람들이 저곳에 앉아서 사진을 찍는 바람에 책을 읽기는커녕 저렇게 잠시 아무도 앉아 있지 않는 빈 벤치를 찍는 것도 무척이나 어려웠습니다..ㅎㅎ

 

 

저 멀리 2015 평창효석문화제를 알리는 애드벌룬이 두둥실 떠 있습니다.

 

 

이효석의 소설 속에 등장하는 나귀입니다.   

 

 

 

 

조금 더 나아기니 토종닭들도 병아리들을 데리고 메밀꽃축제를 보러 나와 있었습니다. 백계(白鷄) 백운이는 두 살입니다. 토종닭은 여느 닭들과 달리 1년에 달걀을 60개쯤밖에 낳지 그나마 겨울에는 쉬고 주로 봄과 가을에 낳는다고 하네요. 이효석의 [메밀꽃 필 무렵]과 [수탉]에 등장하는 토종닭은 당시 두 마리를 팔면 한 갈 수엽료가 되었다고 합니다. 지금도 봉평에서는 아침을 알리는 닭이 마을마다 새벽이슬을 따라 힘차게 아침을 연다고 합니다. 

 

 

흑계(黑鷄) 까몽이도 두 살입니다. 이 토종닭들은 2005~2007년까지 봉평의 전통시장과 효석문화제에서 잊혀진 문화와 소설 속 닭싸움을 재현했다고 합니다. 

 

 

하얀 메밀꽃밭 속에 활짝 피어 있는 백일홍들입니다. 노란빛, 붉은빛 백일홍들은 저 나름으로도 아름다웠지만 흰 메밀꽃을 더 돋보이게 해주고 있었습니다. 

 

 

가을 코스모스들입니다. 역시 가을꽃으로는 코스모스만한 것이 없는 듯합니다.

 

 이효석 생가마을과 물레방앗간 

 

 

여기서부터는 이효석 생가터와 물레방앗간이 있는 이효석 생가마을입니다. 물레방앗간은 허생원과 성서방네 처녀가 사랑을 나누던 곳이라고 하네요.

 

 

물레방아가 열심히 돌아가고 있었습니다. 

 

 

이효석이 살았던 집입니다. 사람들이 계속 너무 많이 모여 있어서 결국 실례를 무릅쓰고 그나마 사람들이 적은 순간을 틈타 찍은 사진입니다. 온전한 생가 모습을 찍고 싶었는데 아쉬웠습니다. 

 

 

짚으로 만들어놓은 나귀의 모습입니다.

 

 

 2015평창 효석문학제

 

 

여기서부터는 효석문화제 거리입니다.

 

 

 

여기는 직접 그 시절을 재현해서 체험해 볼 수 있도록 갖가지 의상들이 마련되어 있는 체험관입니다.  

 

 

이효석문학관입니다. 효석문학관에는 몇 번 가본 적이 있어서 이번에는 안으로 들어가지 않고 밖에서만 사진을 찍었습니다. 

 

 

 

 

[메밀꽃 필 무렵]은 1936년 조광(朝光)에 발표된 이효석의 단편소설입니다. 원제목은 [모밀꽃 필 무렵]이었다고 합니다. 메밀꽃 필 무렵의 줄거리를 적어놓았네요.

 

 

 

이번 봉평 나들이는 오로지 메밀꽃을 보기 위해 간 것이었습니다. 그 동안 꼭 한 번 가보고 싶었던 곳인데 이상하게 9월 초면 항상 바빠서 못 갔었는데, 벼르고 별러서 와서 그런지 원없이 메밀꽃을 보고 왔습니다. 정동진으로 가기 위해 다시 돌아나오면서 찍은 사진입니다. 연인들만을 위한 포토존이 따로 마련되어 있어서 줄서서 기다렸다가 찍었네요. 점심으로 먹은 메밀막국수와 메밀전병도 맛있었고 봉평장터에서 먹은 찰옥수수도 쫀득쫀득 야들야들 아주 맛이 그만이었습니다. 그리고 메밀로 만들었다는 메밀막걸리 맛도 잊을 수가 없네요. 좀 바쁘게 움직이다 보니 놓친 부분이 있는 게 아쉽지만, 그래도 행복한 마음으로 즐기고 온 봉평메밀꽃축제와 평창효석문화제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