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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언으로 보는 세상

결혼은 지옥일까, 천국일까?

 

 

 

"사느냐 죽느냐, 그것이 문제로다!"라는 햄릿의 고뇌에 비할 바는 아닐지라도

"결혼을 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하는 데 대한 고뇌 또한 상당히 심각한 것이 현실입니다.

다행히 예전엔 결혼이란 필수라고 생각했다면 요즘은 선택으로 받아들여지고 있어서 

많은 사람들의 숨통을 틔워주고 있긴 하지만, 결혼을 앞둔 사람이건, 지금 결혼해 있는 사람이건

결혼에 대한 긍정적인 시각보다는 부정적인 시각이 더 짙은 것이 현실정인 듯합니다. 

결혼을 하는 목적이 행복해지기 위해서인데, 행복해지기는커녕 오히려 불행해진다면

굳이 서둘러 결혼할 일이 있을까 생각하며 솔로의 즐거움을 만끽하는 사람들도 많은 것 같구요.

 

급하게 결혼하면 한가할 때 후회한다”느니 “결혼의 바다밑에는 암초가 가득하다”느니

하는 명언 외에도 “마누라가 죽었다! 나는 자유다!”라고 외침으로써 결혼생활의 끔찍함을

토로한 보들레르의 말도 결혼을 부정적으로 보는 데서 나온 말들입니다.

심지어 링컨은 “나는 지금 생지옥으로 가고 있다”고 했고, 유대인들의 격언 중에는

“늦어도 무방한 것이 있다면 그것은 바로 결혼과 죽음이다”라는 말도 있습니다.

 

하지만 다행인지 불행인지 누구나 다 결혼을 부정적으로 보는 것은 아닙니다.

펄 벅은 “좋은 결혼생활은 개인의 변화와 성장, 사랑을 표현하는 방식에서의 변화와 성장을

가능케 해준다”고 말했고, 괴테 또한 “결혼생활은 모든 문화의 시작이며 정상(頂上)이다.

그것은 난폭한 자를 온화하게 하고, 교양이 높은 사람에게 있어서 그 온정을 증명하는

최상의 기회다“라는 말로 결혼에 대해 긍적적으로 보았으니까요.

 

 

 

 

그뿐만이 아닙니다. 사회심리학도인 박진영님의 [눈치보는 나, 착각하는 너] 라는

책에 실린 심리학자들의 연구결과도 결혼이 사람들을 행복하게 해준다는 사실을 입증해 주고 있습니다. 

오늘 포스팅은 이 책 중 <결혼은 지옥일까, 천국일까>에 관한 내용을 요약정리한 것입니다. 

결론은 결혼은 천국에 '살짝' 가깝다는 것이네요. 

 


 

 

우리가 살면서 맺게 되는 여러 인간관계 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바로 ‘결혼관계’다.
TV프로그램 <사랑과 전쟁>에 나오는 사례들처럼 실제로 많은 사람들이 결혼 때문에 울고 웃는다.
“잘 몰라서 결혼하고 알게 되면 이혼하고 망각해서 재혼한다”는

우스갯소리만 봐도 결혼에 인생의 희로애락이 녹아 있음을 알 수 있다.
많은 젊은이들의 최대 관심사인 결혼을 두고 혹자는 미친 짓이라고 일축하기도 한다.

 

정말 그럴까?
그렇다면 결혼에 엄청난 관심을 두고 있는 사람들은

스스로 지옥문을 열기 위해 안달이 난 사람들이라는 것인가?
그래도 평생의 동반자를 얻게 되는 결혼이라는 대사건에 뭔가 좋은 게 있지 않을까?

 

사랑과 결혼이 많은 사람들의 커다란 관심사인 만큼 심리학자들도 결혼에 대해 수밚은 연구를 해왔다.
20여 년간의 연구 끝에 그들이 내린 결론은 결혼한 사람들이

미혼이거나 동거중인 사람들보다 '살짝‘ 더 행복하다는 것이다.
나이, 직업, 건강, 결혼 등 사람들이 보통 행복에 중요한 영향을 끼친다고 생각하는

여러 요소들 중에서 오직 ‘결혼 여부’만이 행복에 장기적인 영향을 주었다는 것이 확인된 것이다.

 

이러한 결혼의 효과는 나이나 소득수준과는 상관 없이 유효했다.

나이가 몇이든 소득수준이 어떻든 배우자가 없는 사람들보다

배우자가 있는 사람들이 '살짝' 더 행복하다는 것이다.

서로 얼마나 사랑하든 또는 관계에 어떤 균열이 있든지간에 

단지‘ 진지하고 책임감있는 형태’의 관계를 맺고 있다는 것만으로 사람들은 더 행복해한 것이다.

 

 

 

 

이렇게 부부 또는 연인간에 진지하고 깊은 관계를 맺는 것이 행복을 가져오는 이유는 무엇일까?
아마 우리 삶에서 ‘평생을 함께하는 동반자’라는 존재가 대단히 중요하고 필요하기 때문일 것이다.
치고받고 지지고 볶더라도 일단 누가 옆에 있다는 사실이 큰 안정감과 행복감을 전달하는 것이다.
즉 미워 죽겠는 웬수라도 없는 것보다는 낫다는 것이다.

 

피를 나눈 가족이라 해도 언제나 사이가 좋을 수만은 없고,

서로에게 항상 지대한 관심을 두고 있을 수는 없다.

하지만 막상 없다고 생각하면 매우 허전하고 불안해지는 것이 이 가족이라는 존재다.
가족이 그 존재만으로도 든든함을 주듯이 부부나 연인도 서로에게 그런 역할을 해준다.

이게 바로 결혼을 통해 얻는 안정감의 정체가 아닐까?

 

학자들은 결혼이라는 책임감있는 관계를 통해 얻는,

이와 같은 안정감에는 경제적인 부분도 포함되어 있다고 말한다.

먹고살 걱정을 둘이 나눔으로써 서로의 존재를 든든하게 느낀다는 것이다.

여하튼 이렇게 결혼(및 연인관계)이 적어도 행복에 있어서는 권장할 만한 좋은 것이라는

발견들을 보면 결혼이 꼭 미친 짓만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물론 가벼운 관계만 계속 추구할 것인지 아니면 결혼 같은 진지한 관계를

시도해 볼지 선택하는 것은 전적으로 개인의 자유다.

다만 기억해야 할 것은 서로에게 좀더 책임감있는 관계로 발전하는 데 부담스럽기만 한 일은 아니라는 것이다.

여기에는 안정감과 행복이라는 보상이 분명히 존재한다.

이제껏 부담감 때문에 진지한 관계를 망설여왔다면 한 번쯤 다시 생각해 보는 것도 좋겠다.

 

 

 

 

 

보통은 서로에게 많이 바라지도 않고 많이 주지도 않는 관계를 쿨하다고 하지만

남편이나 아내가 있는 사람들이 그렇지 않은 사람들보다 더 행복하다는 연구결과를 통해 보면

삶의 질에 도움이 되는 쿨하고 멋진 관계는 서로 울고 불고 싸우더라도

그 속에서 깊이 여물어가는 관계가 아닐까 싶다.

 

결혼이 지옥이라는 말은 아마 그렇게 관계가 여물어가기 위해서

필연적으로 나타나는 각종 관문들, 예컨대 감정적인 마찰과 의견대립,

현실적인 문제들과의 싸움 등이 있기 때문에 생겨났을 것이다.

그런 문제들과 부딪치는 일은 정말 지옥이란 말이 어울릴 만큼 힘든 것이 사실이다.

그렇기에 더더욱 부담스럽고 무서워도, 또 때때로 상처 입고 망가지더라도

깊은 관계에 온몸을 바치는 사람들만큼 용기있는 사람도 없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