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책으로 보는 세상

도덕경 속 노자 명언 10선

도덕경노자 명언 10선

 

철학자 김용옥은 노자의 무지(無知)는 인간이 무관심할 수 있는 상황에서 무관심할 수 있는 여유, 그리고 불필요한 지식에 오염되지 않은 영혼의 순결함, 인격의 소박함, 생활의 단순함"이라고 말한 바 있습니다. 이 말에 사람들은 무지무욕(無知無欲)을 '정보의 적은 소유' 정도로 해석하는데, 철학박사 최진석은 이는 정보의 적은 소유를 통해 고결한 인성을 가지라는 뜻이 아니라 구분되고 한정된 지식, 구분괴도 한정된 체계로부터 자유로워지라는 뜻으로 해석합니다.

 

[노자의 목소리로 듣는 도덕경]의 저자 최진석이 들려주는 [도덕경 속 노자 명언 10선]입니다. 노자가 살던 춘추전국시대는 중국의 만장한 역사 속에서 가장 큰 변화가 사회에 나타나 있던 때인데, 그런 시대적 악조건 속에서 형성된 노자의 철학 중 간략히 발췌요약한 교훈 10선입니다.  

 

도덕경 속 노자 명언 10선

 

 1  계속 채우려 드는 것보다는 멈추는 것이 낫다

 

계속 채우려 드는 것보다는 멈추는 것이 더 낫고, 잘 다듬어 예리하게 하면 오래 갈 수 없다. 온갖 금은보화를 집안 가득 채우지만 그것을 지킬 수가 없고, 부유하고 높은 자리에 있다 하여 교만하면 스스로 허물을 남기는 꼴이다. 공이 이루어지면 물러나는 것이 자연의 이치다.

 

우주의 존재 형식인 천도((天道)는 자신을 채우거나 드러내지 않고 오히려 뒤로 물러나는 모습으로 작용한다. 무엇을 꽉 채우려 하거나 자신의 이론 혹은 제도를 빈틈없이 만들어 과시하거나 부귀를 가졌다고 교만해하는 태도는 자연의 모습과 거리가 멀다. 그래서 그것들은 오래 유지될 수가 없다. 봄, 여름, 가을, 그리고 겨울의 순환을 통해 영원히 지속되는 자연을 보라. 반대편을 향해 열려 있고 자신의 열매를 뒤로 한 채 그 저 또 다른 길을 떠날 뿐이다.

 

도덕경 속 노자 명언 10선

 

 2  발 뒤꿈치를 들고 서 있는 사람은 오래 서 있지 못한다

 

발 뒤꿈치를 들고 서 있는 사람은 오래 서 있지 못하고, 큰 걸음으로 걷는 사람은 오래 걷지 못한다. 자신의 관점으로 보는 사람은 진정한 인식에 도달하지 못하고, 자신이 옳다고 하는 사람은 빛나지 못하며, 자신을 드러내는 사람은 공을 차지하지 못하고 자신을 내세우는 사람은 지도자가 되지 못한다. 도의 관점에서 보면 이것들은 남은 밥이나 군더더기 같은 행위에 불과하다. 그러므로 도를 체득한 자는 이렇게 하지 않는 것이 좋다.

 

발 뒤꿈치를 들고 서 있는 사람은 무엇인가를 향해 자신의 욕망을 발휘시키고 있는 모습이다. 큰 걸음으로 걷는 사람도 무엇인가가를 향해 서둘러 다가가는 모습이다. 그 욕망의 대상은 어떤 특정한 체계가 지어낸 것에 불과하다는 것을 세상 사람들 대부분은 알고도 속아넘어가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욕망의 체계는 자연의 모습과 다른 것이므로 지속적으로 유지될 수 없다. 그래서 안정적으로 오래 서 있지 못하고 오래 걷지 못한다고 하는 것이다.

 

 

 3  길을 잘 다니는 사람은 새로운 길도 낼 줄 아는 사람이다

 

정말로 잘 가는 것에는 궤적이 없고, 정말로 잘된 말은 흠을 남기지 않으며, 정말로 셈을 잘하는 자는 주판을 쓰지 않고, 정말로 잘 닫힌 것은 빗장을 걸지 않아도 열 수가 없으며, 정말로 잘 묶인 것은 노끈을 쓰지 않아도 풀 수가 없다.

 

이런 이치를 본받아 성인은 정말로 사람을 잘 구제하기 때문에 버려지는 사람이 없고, 정말로 사물을 잘 구제하기 때문에 버려지는 사물이 없다. 이것이 바로 습명(襲明)이다. 그러므로 좋은 사람은 좋지 않은 사람의 스승이고 좋지 않은 사람은 좋은 사람의 거울이다. 그 스승을 귀하게 여기지 않고, 그 거울을 아끼지 않으면 비록 지혜롭다고 할지라도 크게 미혹될 것이다. 이것이 바로 요묘((要妙)다.

 

우리가 길을 가거나 할 때에는 어떤 하나의 궤도를 따라 움직인다. 그런데 그 궤도는 궤도 자체의 영역과 거기에서 벗어난 영역을 필히 구분하게 된다. 그러나 세상은 원래 특정한 욕망이나 의도만 가지고 달릴 수 있는 궤도로 되어 있지않다. 따라서 세상은 특정한 체계의 궤도와 거기에서 벗어난 영역으로 나누어질 수 없고 또 나누어져서도 안 된다.

 

진정으로 참된 행위는 많은 사람들이 동의하는 궤도를 따라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그 궤도와 비궤도의 영역을 아우르는 것이 되어야 한다. 길을 잘 다니는 사람은 이미 형성된 길만 다니는 것이 아니라 길이 아닌 곳도 자유롭게 왕래하고 심지어는 새로운 길도 낼 줄 아는 사람이다

 

 

 4  자신을 아는 자라야 명철하다

 

타인을 아는 자는 지혜로울 뿐이지만 자신을 아는 자라야 명철하다. 타인을 이기는 자는 힘이 센 데 불과하지만, 자신을 이기는 자라야 진정한 강자다. 족함을 아는 자가 진정한 부자이며, 억지로 행하는 자는 특정한 의지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자신이 자리할 곳을 잃지 않는 자가 오래 가고, 죽어서도 잊혀지지 않는다. 진정으로 장수하는 사람이다.

 

외부로 향한 시선으로 타인을 아는 것은 단순히 지혜로운 것이지만 내부로 향한 시선으로 자신을 아는 것은 명철하다. 우리가 밖에 있는 타인까지 가는 데에는 일정한 거리를 지나야 하는데, 이 일정한 거리 사이에 우리의 시선을 통과해야 하는 문화체계 내지는 전통의 기준 등이 자리잡고 있다. 우리는 그런 '구멍'을 통해서만 타인을 평가하고 판단한다. 그러나 자신에게 도달하는 데에는 우리의 인식을 길러주는 그물망을 통과하지 않아도 된다. 소위 통달한다는 것은 밖에 있는 대상을 아는 것이 아니라 자신을 아는 것일 따름이다.

 

 

 5  부드럽고 약한 것이 굳세고 강한 것을 이긴다

 

장차 접고 싶으면 먼저 펴주어야 한다. 장차 약화시키고 싶으면 먼저 강화시켜 주어야 한다. 장차 폐지하고 싶으면 먼저 잘되게 해주어야 한다. 장차 뺏고 싶으면 먼저 주어야 한다. 이것을 미명이라고 한다. 부드럽고 약한 것이 굳세고 강한 것을 이긴다. 고기는 물을 더떠면 안 되고, 나라의 날카로운 도구로 사람들을 교화하려 하면 안 된다.

 

물고기는 물 속에 푹 잠겨 감추어져 있으면 좋은 삶을 영위한다. 그런데 깊이 잠겨 있어야 할 물고기가 밖으로 꺼내 보이거나 스스로 연못을 떠나 밝은 곳으로 나와버리면 얼마 지나지 않아 죽어버린다. 연못은 나라를 상징하고 물고기는 이기(利器)를 상징한다. 국가의 이기는 나라 안에 푹 잠겨서 겉으로 분명히 드러나지 않고 시행되어야 제대로 기능을 하지, 겉으로 분명히 드러나면 나라는 제대로 다스려지지 않는다. 

 

 

 6  족함을 안다는 것은 멈출 줄 안다는 것이다

 

명성과 몸, 어느 것이 가까운가? 몸과 재화, 어느 것이 소중한가? 얻음과 잃음, 어느 것이 병인가? 이런 까닭에 애착이 심하면 반드시 큰 대가를 치르고, 많이 쌓아두면 반드시 크게 잃는다. 족함을 알면 욕되지 않고 멈출 줄 알면 위태롭지 않아 장수할 수 있다.

 

얻는다는 것은 밖에 있는 가치나 재화들을 나에게로 끌어당겨 얻는 것이다. 잃는다는 것은 밖으로부터 들어와 나에게 쌓여 있던 것을 놓아버리는 것이다. 직접적으로 명성이나 재화에 탐닉하여 집착하면 아주 큰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고, 명성이나 재화를 많이 쌓아두려 하면 아주 크게 망할 것이다. 족함을 안다는 것은 멈출 줄 안다는 것이다. 

 

 

 7  족함을 아는 사람이 진정한 부자다

 

세상에 도가 실현되어 있으면 전쟁에 쓰이던 말로 농사를 짓고, 세상에 도가 실현되어 있지 않으면 말들이 전선에서 새끼를 낳는다. 죄로는 지나친 욕심이 가장 크고, 화로는 족함을 모르는 것이 가장 크며, 허물로는 얻어 가지려고 애쓰는 것이 가장 크다. 그러므로 만족을 앎으로써 얻어지는 만족 때문에 항상 만족스럽다.

 

만족이라는 것은 조건에 따라 모두 상대적으로 다르다. 그러므로 진정한 만족은 자신의 입장에 합당한 어떤 단계에서 족함을 알고 멈추는 것이다. 족함을 아는 사람이 진정한 부자다. 

 

 

 8  모르는 것을 모른다고 하는 것이 최상의 덕이다

 

아는 사람은 잘 모르겠다고 하는데, 이것이 최상의 덕이다. 잘 모르는 사람은 오히려 안다고 하는데, 이것은 병이다. 성인은 이런 병을 앓지 않는데, 병을 병으로 알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병이 되지 않는 것이다.

 

아는 사람이 잘 모르겠다고 할 때는 단순히 모른 척한다거나 무지한 상태를 말하는 것이 아니가 구분의 기능을 하는 지적 체계 안에다 담지 않는다는 뜻이다. 자신이 아는 내용을 굳건한 체계적 형태로 만들어 이데올로화하지 않는다는 뜻이 들어 있다. 그런데 진정한 앎에 도달하지 못하는 사람은 자신이 아는 내용을 체계화하거나 이념화해서 결국 다른 체계와 분명한 선을 그으려 하게 되는데, 이것은 잘못된 것, 즉 병이다. 성인은 그러한 지적 활동이 아주 잘못된 것임을 알기 때문에 그런 태도를 취하지 않는다.

 

 

 9  잘 살려고 하지 않는 것이 삶을 고귀하게 하려는 것보다 낫다

 

백성들이 굶주리는 것은 위에서 세금을 많이 거두어가기 때문이다. 그래서 굶주린다. 백성들을 다스리기 힘든 것은 위에서 유위를 행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다스리기 어렵다. 백성들이 죽음을 가벼이 여기는 것은 위에서 잘 살려고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죽음을 가벼이 여긴다. 대저 잘 살려고 하지 않는 것이 삶을 고귀하게 하려는 것보다 낫다.

 

상층 계급에서 화려하고도 고귀하게 살려고 하면 할수록 그 재물을 충당하는 과정 속에서 백성들은 자연히 착취당하고 억압받을 수밖에 없다. 이런 상황 속에서 백성들이 굶주리고 통치자에게 염증을 느끼면, 살아 있는 지금보다 죽은 다음의 세계가 더 낫다고 생각하기 쉽고, 그렇게 되면 백성들은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을 뿐 아니라 오히려 그것을 가볍게 생각한다.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으면 자포자기하는 상태로 세월을 보내는 것이 아니라 죽음도 불사하고 통치자에게 덤비게 된다.

 

 

 10  너무 강하면 부러진다

 

사람이 살아 있으면 부드럽지만 죽으면 뻣뻣해진다. 만물초목도 살아 있으면 유연하지만 죽으면 딱딱해진다. 그러므로 뻣뻣한 것은 죽어 있는 무리이고 부드러운 것은 살아 있는 무리다. 이런 이치로 보면 군대도 건강하면 패하고 나무도 강하면 부러진다. 강대한 것은 하위에 처하고 유약한 것이 상위에 처한다.

 

강대한 것은 대부분의 인위적 문화체계이고 부드러운 것은 자연의 운행방식이다. 그러므로 통치나 개인의 수양을 막론하고 자연의 운행원칙은 도를 모델로 해야 한다. 우리 몸도 어린시절엔 부드럽고 유연하지만 나이가 들수록 점점 뻣뻣해진다. 세계에 대해 많이 알면 알수록 더 관용적일 수 있고, 아는 것이 적으면 적을수록 용감하고 신념이 강해진다.

 

이상, 도덕경 속 노자 명언 10선입니다. 노자의 통치철학과 비움과 낮춤의 지혜에 더 알고 싶으시면 다음 포스팅을 참조하시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