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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로 보는 세상

흉부외과 고수를 경악케 한 엄기준의 이해불가 배신

흉부외과 고수를 경악케 한 엄기준의 이해불가 배신

 

SBS 의학드라마 [흉부외과]에는 <심장을 훔친 의사들>이라는 부제가 달려 있다. 사람에게 그 어느 것보다도 소중한 심장을, 그것도 의사가 훔친다는 것이 참으로 놀랍고 의아한 일이지만, 심장을 훔친 것이 <의사>도 아니고 <의사들>이라는 것 또한 아연실색할 일이다. 

 

하지만 실제로 이 드라마에서는 첫 회부터 심장을 훔친 의사가 등장한다. 바로 현재 태산병원에서 4년째 힘겹게 펠로우로 일하고 있는 박태수(고수)다. 그가 심장을 훔쳐가지고 달려간 곳이 어디인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지만, 필시 자신의 어머니 오정애(이덕희)일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흉부외과 고수를 경악케 한 엄기준의 이해불가 배신

 

그런데 <심장을 훔친 의사들>이라는 부제에 걸맞게 심장을 훔친 의사가 또 한 사람 나타났다. 태산병원 흉부외과에서 심장수술로는 누구도 따라올 자 없는 최석환(엄기준) 교수다. 게다가 더 놀라운 것은 최교수가 훔친 심장은 바로 그가 그토록 아끼는 태수의 어머니에게 이식할 심장이라는 사실이다.

 

흉부외과 고수를 경악케 한 엄기준의 이해불가 배신

 

최교수가 누구인가? 태수가 이 자리에 오기까지 여러 모로 큰 도움을 준 사람이다. 뿐만 아니라 수술해 줄 의사가 없어 자칫하면 목숨을 잃을 뻔했던 태수 어머니를 자신의 불이익을 감수하면서까지 수술해 살려낸 사람이기도 하다. 

 

그런 최교수가 어머니에게 이식할 심장 기증자가 나타나기만을 목이 빠지게 기다리던 태수의 뒤통수를 후려치는 청천벽력 같은 짓을 한 것이다. 드디어 심장 기증자가 나타났다는 말에 태수가 얼마나 기쁜 마음으로 엄마에게 달려가 기쁜 소식을 전했을지 몰랐을 리 없을 텐데 말이다. 더욱이 그가 그 동안 태수를 얻기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여왔는지 잘 알고 있기에 더 믿기지 않는 전개다.

 

놀라운 일은 그것만이 아니다. 최교수가 태수를 배신하고 훔친 심장으로 수술하려고 하는 사람이 놀랍게도 윤수연(서지혜)이라는 것이다. 자신의 뜻과는 전혀 상관 없이 죽어가는 자신의 딸 유빈을 내버려두고 수연의 수술실로 들어갔던 최교수다. 그 사이에 유빈은 위급한 상황을 맞아 손도 써보지 못하고 죽었다. 아빠가 의사인데, 다른 사람은 잘도 살려내면서 정작 자기 딸은 죽어가게 내버려둔 것이다. 그 때문에 늘 살의마저 느끼는 심정으로 바라보던 바로 그 수연이었던 것이다.

 

 

당시 수연의 아버지이자 태산병원의 병원장인 윤현목(남경읍)은 오직 자기 딸을 살리겠다는 일념으로 최교수에게 수술을 부탁했다. 하지만 최교수가 유빈이 때문에 망설이는 것을 알고는 그가 모시고 있는 한상옥(우현) 교수에게 전화를 걸어 유빈의 진료 결과를 조작해서라도 수연의 수술부터 하게 하라고 애원을 넘어 협박을 한다. 일이 잘 끝나면 강릉병원장 자리를 주겠다는 약속까지 하면서 말이다.

 

바로 그 한교수가 심막혈종에 폐암 말기 환자가 되어 최교수 앞에 나타난다. 그리고는 "유빈이는 죽을 아이가 아니었다. 윤수연이 죽었어야 했다. 자네가 윤수연을 택한 것"이라며, 그 내막을 알고 싶으면 자신의 수술을 맡아달라고 애원한다. 최교수는 한교수의 멱살을 잡으며 지금 당장 비밀을 밝히라고 소리치지만, 한교수는 수술한 후에 알려주겠다며 "내가 죽으면 영원히 그 비밀을 알 수 없게 되니 나를 수술해서 꼭 살려내"라고 협박하듯 말한다.

 

 

하지만 최교수는 딸 유빈의 죽음에 관한 진실을 두고 꼼수를 쓰는 한교수에게 수술을 하는 척하면서 간단히 응급조치만 한다. 그리고는 수술이 잘 끝난 줄 알고 깨어난 한교수로부터 자기 딸의 죽음에 숨겨진 비밀을 듣게 된다. 

 

그 후 최교수는 수술실에서 병원장을 죽이는 꿈을 꾸는 등 말할 수 없는 고통에 시달리는데, 바로 그때 그 병원장과 그의 딸 수연이 교통사고로 중상을 입은 채 응급실로 실려온다. 그 즈음 병원장과 동생인 이사장 윤현일(정보석)과의 암투가 벌어지고 있던 참인데, 아무래도 이사장이 뒤에서 남모르게 엄청난 짓을 벌인 일인 듯하다. 이사장 자리를 내놓으라는 형을 아예 죽음으로 몰아넣은 모양이다.

 

 

중상으로 더 이상 살 수 있을 것 같지 않자 병원장은 최교수에게 딸 수연만은 꼭 살려내달라고 말하고는 숨을 거둔다. 최교수는 복수를 꿈꾸고 있던 병원장의 어이없는 죽음에 "네 딸 죽어가는 모습 봐야지 왜 죽어?" 하며 울분에 찬 목소리로 외치며 고통스러워한다.

 

하지만 태수가 수연의 가슴에 박힌 철근을 제거하기 위한 수술을 시작하자 얼마 후 최교수도 수술실로 들어와 수연을 살리기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한다. 이렇게 시작된 수술은 밤을 넘겨 아침이 되어서야 끝나지만 수연은 여전히 의식을 찾지 못한다. 주변에서는 심장이식을 해야만 살릴 수 있으며 그렇지 않으면 가망이 없을 거라는 말들을 주고받는다.

 

 

한편 수연의 수술이 끝나자 태수는 최교수를 만나 어머니의 심장 기증자가 나타났다는 것을 알리고 어머니의 수술이 끝나면 고향으로 내려갈 거라고 말한다. 그 후 뛸 듯이 기쁜 마음으로 심장을 가지러 간 태수 역시 돌아오는 길에 교통사고를 당한다.

 

차사고로 잠시 정신을 잃었던 그는 깨어나자마자 수술실로 달려가는데, 황당하게도 최교수는 태수 어머니가 아닌 수연의 심장이식 수술을 하고 있었다. 경악을 금할 수 없는 태수는 "최석환~~!" 하며 분노에 찬 외침을 내뱉는다.

 

 

대체 어찌된 일일까? 태수가 교통사고를 당한 직후 차에서 사력을 다해 기어나와 지키고자 했던 심장이다. 그런데 최교수는 대체 어떤 생각으로 태수 어머니가 아닌 수연의 심장이식 수술을 시작한 것일까?

 

게다가 웬 교통사고는 이렇듯 때맞춰 나는지? 우연의 일치라고 하기엔 스토리가 너무 조악하다. 혹 태수의 교통사고도 조작된 것은 아닐까? 만약 그게 사실이라면 더더욱 황당하기 그지 없는 일이다. 차라리 현실에서는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 해도, 드라마에서는 이처럼 연거퍼 알 수 없는 교통사고를 전개 수단으로 삼는 것은 참으로 빈약한 발상이다.

 

 

앞으로 더 지켜봐야 하겠지만, 최교수 참으로 무서운 사람이다. 어떻게 태수를 배신하고 유빈을 죽인 원수의 딸인 수연의 수술을 집도할 생각을 했을까? 

 

하긴 이 드라마에서 무서운 사람은 최교수만이 아니다. 자기 딸을 살리겠다고 남의 딸의 목숨을 아랑곳 않은 병원장도 그렇고, 강릉병원장 자리를 주겠다는 말에 병원장의 지시대로 유빈의 진료 결과를 조작한 한교수도 무서운 사람이다. 이는 엄연한 살인행위다. 그런데 그것도 모자라 이제 와서 하루라도 더 살고 싶다면서 그 비밀을 알려주겠다는 것을 미끼로  거래를 하는 그 철면피함이 또 섬뜩하리만큼 무섭다.

 

 

목숨을 건 병원장과 이사장의 형제간 암투도 그렇고, 아마도 이 드라마 속 태산병원이 유독 알력이 난무하는 이상한 곳이라고 믿고 싶다. 설마 현실의 병원 이면에서 이런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고 생각하면 그렇지 않아도 병원에 가는 게 무서운데, 더 무서울 것 같기 때문이다. 의학드라마에서 시청자들이 보고 싶어하는 것이 과연 무엇일까도 생각해 보게 된다. 

 

이상, 흉부외과 고수를 경악케 한 엄기준의 이해불가 배신입니다. 흥미로우셨나요? 드라마 흉부외과에 대해 더 알고 싶으신 분은 다음 포스팅을 참조하시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