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자의 통치철학 5가지
도가(道家)의 창시자 노자는 "위정자가 청정하고 무위하여 도로써 천하를 다스리면 귀신도 해코지할 수 없고 신령도 건드릴 수 없으며, 백성들은 쌓여진 덕을 솔직히 받아들여 자유롭고 평화로운 생활을 해나갈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즉 위정자는 어진 정치를 펼쳐야 하며, 제 욕심을 채우기 위해 천하를 휘어잡고자 술수가 없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예나 지금이나 권력을 쥔 사람들은 너나할 것 없이 청정함은커녕 만백성을 경시하며 자신의 욕망을 채우기에 급급한 것이 현실입니다.
중국 푸단대학교 중문과 교수 왕융하오가 들려주는 [노자의 통치철학 5가지]입니다. 어느 분야에서나 리더의 위치에 있는 사람들이라면 마음에 깊이 새겨야 할 지혜를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노자의 통치철학 5가지
1 백성을 억압하지 마라
노자는 "백성이 기근에 처하는 것은 통치자의 세금이 너무 과중하기 때문이다. 백성을 다스리기 어려운 것은 통치자가 제 하려는 것만 하기 때문이다. 백성이 쉽게 목숨을 버리려고 하는 것은 통치자들이 과분하게 잘 살려고 하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즉 백성이 굶주리는 것은 통치자가 세금을 모두 가로채기 때문이고, 백성을 다스리기 어려운 이유는 통치자가 터무니없는 일을 벌이기 때문이며, 백성이 자기 목숨을 초개와 같이 여기는 것은 통치자가 향락과 재물을 구하는 욕심이 너무 크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사람은 한평생 살아가며 모두 자기 욕구를 만족시키고 싶어한다. 그 중에는 배불리 먹고 좋은 소리와 아름다운 것을 보며 장수하는 육체적인 추구 외에도 뜻과 기상을 펼치고 큰 포부를 품는 정신적인 추구도 있다. 만일 이 점을 인정하지 않는다면 도에 통달한 사람이라고 할 수 없다. 백성도 백성 나름의 욕망이 있기에 그들의 욕망이 과도하게 짓밟힐 경우 난리가 일어나게 된다. 난리가 일어나지 않으면 그것이 더 이상한 일이라 할 것이다. 하지만 현실에서 이 말을 가슴에 명심하는 통치자는 극소수에 불과하다. 이해를 못하는 것이 아니라 들으려 하지 않는 것이다.
2 최고의 통치는 백성이 그 존재만 알 뿐이다
노자에 따르면, "최고의 통치자는 아랫사람이 그 존재를 알 뿐이고, 그 다음가는 통치자는 친근히 여기며 그를 높이고, 그 다음가는 통치자는 두려워하며, 가장 나쁜 통치자는 업신여기고 모욕한다"고 했다.
여기서 최고의 통치자란 가장 상위의 것, 즉 위대한 도가 주재하는 세상을 가리킨다. 그 세계에서 사람들은 무위 속에서 자연스레 모든 것을 잊고 백성들은 통치자가 있다는 사실만을 인지할 뿐이다. 그 다음 세상은 비교적 양호한 편으로 백성들은 통치자를 친근히 여기고 찬양한다. 그 다음 세상부터는 뭔가 잘못되기 시작한다. 백성들은 통치자를 무서워하게 되기 때문이다. 마지막 세싱에서는 아예 목이 날아가는 것도 두려워하지 않고 공공연히 통치자를 무시하며, 심지어 배후에서 비판을 일삼는다.
올바른 다스림은 말을 많이 한다고 되는 것이 아니다. 통치자가 법령을 남발하지 않고 백성들의 분별력과 능력을 충분히 신뢰해 준다면 백성들은 매우 행복해할 것이며, 자신의 생업에 힘써 종사할 것이다.
3 정치가 혼란하면 충신이 나온다
한 가정의 육친이 정말로 화기애애하면 효도나 자애라는 개념도 사라지고 효성스럽고 자애롭다는 명성도 강조하지 않게 된다. 가족 구성원들이 모두 모범적이기 때문이다. 또한 국가가 살기 좋은 정책을 시행하고 잇다면 충신과 간신을 구분하는 것이 쓸모없고 또 보기 드문 충신도 사라지게 된다. 모든 신하들이 맡은 바 책임을 다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은 효도하라고, 자애로우라고 힘을 다해 격려하고, 누가 누가 충신이라고 선전한다. 이것은 이미 육친이 불화하고 국가는 혼란에 빠졌다는 이야기다.
어떤 덕행을 칭송한다는 것은 그 덕행이 매우 결핍되어 있기 때문이다. 이 말은 "물고기는 물속에서 물의 중요성을 알지 못하고, 사람은 공기 속에서는 공기의 중요성을 알지 못한다. 위대한 덕목들이 흥왕하고 인의가 온 땅에 가득할 때 사람들은 인의를 외칠 필요성을 깨닫지 못한다. 인의를 숭상하는 시대가 도래한 거슨 이미 사회가 변질되어 순박성을 잃어버렸음을 뜻한다"는 말과 일맥상통한다.
4 덕 있는 자는 무위(無爲)로써 다스린다
노자는 "상등의 덕을 가진 자는 일부러 덕을 나타내려고 하지 않기에 덕에 부합한다. 반면에 하등의 덕을 가진 자는 일부러 덕을 나타내려고 하기에 덕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상등의 덕을 가진 사람, 즉 진정한 덕을 가진 사람은 무위를 숭상하며 그렇기에 입으로만 덕을 실천하는 것이 아니라 내면에 덕을 가지고 있으므로 덕이 항상 존재한다. 하지만 하등의 덕을 가진 사람은 자신이 부덕하가는 것을 잘 알고 있기에 일부러 덕스러운 행동을 하면서 덕을 잃지 않고자 무진 애를 쓰지만 실제로는 덕스럽지 못하다는 것이다.
한비자는 "도(道)와 덕(德), 인(仁)과 의(義), 예(禮)와 지(智), 이 여섯 가지는 국가를 지키는 강령이다"라고 말했다. 도와 덕을 수양하는 사람은 천하를 바로잡을 수 있고, 인과 의를 수양하는 사람은 한 나라를 바로잡을 수 있으며, 예와 지를 수양하는 사람은 그보다 한 고장을 바로잡을 수 있다는 것이다. 도덕수준이 점점 떨어지는 현상은 사회의 기강이 날로 해이해져서 사람의 마음이 점점 부패해 가는 현상과 궤를 같이한다. 노자의 "덕 있는 자는 무위로써 다스린다"는 말을 깊이있게 받아들여야 하는 이유다.
5 남에게 주는 자가 더 행복하다
만일 성공한 사람이 사회에 대해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고 제 잇속만 챙기는 세태에 물들지 않는다면 그는 사회문제를 진정으로 해결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진실하게 생각하게 될 것이다. 이렇게 되면 사람들은 부(富) 자체에 대해서는 싫어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사람들이 부에 대해 혐오감을 갖는 이유는 부를 다루는 인간들의 갖가지 불합리한 처리방식에 신물이 났기 때문이다.
탐욕으로 쌓아두면 마음은 항상 부족하고, 내실을 얻기 위해 재물을 구하면 쉽게 탐심이 생기며, 신도 매장시켜 버린다. 이렇게 되면 결국에는 재물을 유지할 수 있을지도 불확실해진다. 반면에 오직 자신의 분수를 깨닫고 욕심을 그치며 재물을 쌓지 않는 삶에 만족하면 마음의 여유를 느낄 수 있다. 워렌 버핏이나 빌 게이츠 등 양식 있는 거부들이 세상을 위해 공헌할 수 있는 것도 재물을 쌓아두기보다는 남에게 베푸는 것의 행복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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