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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로 보는 세상

판도라 죽으러 가는 게 아니라 살리러 가는 희망 한줌 판도라 죽으러 가는 게 아니라 살리러 가는 희망 한줌 요즘은 트위터 이용자들이 많이 줄어들었지만, 초기에는 140자 글이 째갈째갈 실시간으로 쉴새없이 올라오고, 그 글에 대한 반응도 무척이나 빨라서 사람들이 지금 어떤 생각을 하고 있고, 또 어떤 사건이나 글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지 금세 캐치할 수 있는 장점이 있었다. 당시 트위터 계정 홍보를 위해 하루에 5차례 정도 서너 개의 명언을 올리곤 했었는데, 짧지만 이마를 탁 치게 만드는 명언에 대한 호응도도 꽤 높았었다. 그런데 그 무렵 느낀 것 중 하나는, 다들 좋아하는 명언인데도 와 에 대한 글에는 납득하지 못하겠다거나 불쾌하다는 반응을 보이는 사람들이 꽤 많았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용서를 하는 것이 누구보다도 자기 자신을 위해 좋다'는 의미의 명언에.. 더보기
당신 거기 [살아만] 있어줄래요? 김윤석의 달콤쌉쌀한 시간여행 당신 거기 [살아만] 있어줄래요? 김윤석의 달콤쌉쌀한 시간여행 요즘도 간혹 아니면 라는 유아틱한 질문을 주고받게 될 때가 있다. 말 그대로 인명은 재천이어서 스스로 좌지우지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 해도 어떤 삶이 더 좋을까에 대한 생각은 누구나 해볼 수 있을 것이다. 물론 건강하고 행복하게 오래 사는 것이 모든 사람들의 소망이겠지만, 삶이란 것이 그렇게 호락호락하지 않아서 것이 축복이기보다는 불행으로 여겨질 때 한 번쯤 생각해 봄직한 질문이기도 하다. 요컨대 를 따져묻는 것인데, 질적으로나 양적으로나 다 흡족한 삶을 살 수만 있다면 그보다 더 행복한 일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 현실의 삶이 아무리 고단하다 못해 가혹하다 한들 일단은 살아 있어야 희망도 가지고 뭐든 변화도 이룰.. 더보기
임창정 최다니엘의 치외법권 악마에게 영혼을 판 자들의 최후 임창정 최다니엘의 치외법권 악마에게 영혼을 판 자들의 최후 임창정 최다니엘의 치외법권 악마에게 영혼을 판 자들의 최후 최근에 출간된 성석제의 [블랙박스]는 악마에게 영혼을 판 대가로 오물을 뒤집어쓰듯 치욕스러운 수모를 고스란히 견뎌야 하는 박세권이라는 작가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악마라고 해서 진짜 악마는 아니고, 자신의 이름과 같은 한 동네 동생이다. 입에 혀처럼 살가운 태도로 다가온 그는 글쓰기에 활력을 잃고 고통스러워하고 있던 작가 대신 조금씩 글을 써주면서 두 사람은 진짜 작가와 대필작가라는 공범관계를 갖게 된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매너리즘에 빠지지 않은 대필작가의 글은 마치 펄떡이는 물고기처럼 생명력이 넘쳐흘렀는데, 그 점이 글 전체에 활력과 재미를 불어넣어 독자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는다. .. 더보기
럭키(LUCK-KEY) 열쇠(key)가 유해진에게 가져다준 행운(luck) 럭키(LUCK-KEY) 열쇠(key)가 유해진에게 가져다준 행운(luck) 럭키(LUCK-KEY) 열쇠(key)가 유해진에게 가져다준 행운(luck) 석 달간 본방사수해 온 박보검, 김유정 주연의 월화드라마 [구르미 그린 달빛]이 해피엔딩으로 막을 내렸다. 아버지 순조를 대신해 대리청정을 하던 중 의문의 독살을 당해 왕위에 오르지도 못한 채 삶을 마감해야 했던 효명세자다. 하지만 가상의 드라마는 그 아쉬움을 달래주기에 충분할 만큼 훈훈하게 잘 마무리되었다. 다만, 세자 이영(박보검)의 어릴적 친구로 홍라온(김유정)을 짝사랑하는 역을 맡아 열연해 온 진영(김윤성)의 죽음은 많이 안타까웠다. 다들 해피엔딩을 맞았는데 윤성만 새드엔딩을 맞은 것이다. 그러나 짝사랑해 온 여인 홍라온의 목숨을 구하기 위해 스스로.. 더보기
미스 페레그린과 이상한 아이들의 집 가혹한 현실을 이기는 판타지의 힘 미스 페레그린과 이상한 아이들의 집 가혹한 현실을 이기는 판타지의 힘 과거를 돌아보면서 현재를 놓치지 않고 살아가기도 늘 버거운 탓에 책이나 영화, 드라마도 SF나 판타지처럼 공상으로 가득하거나 지나치게 미래지향적이랄까 허황되게 느껴지는 것에는 크게 흥미가 없는 편이다. 전 세계적으로 수많은 사람들이 열화와 같은 호응을 보인 [해리 포터 시리즈]조차도 그냥 의무적으로 책을 읽고 영화를 봤었다. 그 때문에 가위손, 비틀쥬스, 배트맨 시리즈, 혹성 탈출, 찰리와 초콜릿 공장,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등 놀라운 상상의 세계를 그려내는 데 가히 천재적인 팀 버튼 감독의 [미스 페레그린과 이상한 아이들의 집]도 개인적으로는 크게 흥미가 끌리지 않았지만, '의무적으로' 보러 갔다. 솔직히 예매순위 1위라는 말에도 약.. 더보기
아수라 생존형 비리형사 한도경(정우성)의 처절한 거리 아수라 생존형 비리형사 한도경(정우성)의 처절한 거리 일명 '사나이들의 영화'로 일컬어지는 정우성 주연, 김성수 감독의 영화 [아수라]는 가히 지옥을 연상케 하는 광기의 한마당이었다. 132분이라는 결코 짧지 않은 런닝타임 내내 단 1초인들 놓칠세라 불빛을 향해 무작정 뛰어드는 불나방처럼 처절한 죽음을 향해 달려가는 어리석고 무모하기 짝이 없는 사나이들의 삶을 몰입해서 지켜보았다. 잔인하고 잔혹한 장면들도 꽤 많았지만 과장된 면은 없어서 공연한 오버액션으로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지는 않았는데, 의외로 영화를 보고 나온 사람들의 반응이 크게 달라서 좀 놀랐다. 영화가 집중적으로 보여주고자 하는 세상이 끔찍하고 처절하긴 해도,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과 뭐 다를 게 있을까 싶었다. 예전에 조인성 주연, 유.. 더보기
벤허 증오와 복수 대신 사랑과 화해, 용서의 해피엔딩 벤허 증오와 복수 대신 사랑과 화해, 용서의 해피엔딩 2016년판 [벤허]는 주인공 유다 벤허 역을 맡은 잭 휴스턴에게서 느껴지는 이미지와 1959년판 [벤허]의 주인공 찰톤 헤스톤에게서 느껴지는 이미지만큼이나 서로 다른 영화로 다가왔다. 전설적 배우 찰톤 헤스톤이 연기한 [벤허]가 웅장하고 카리스마 넘치고 비장미마저 느껴졌다면, 잭 휴스턴의 [벤허]는 현대적 외모의 꽃미남이 보여주는 연기의 한계 때문인지 아무리 강하고 센 척해도 자연스럽게 풍겨나와야 할 절실한 강인함은 느껴지지 않았다. 원작 [벤허]를 스케일이 어마어마한 대서사시라고 한다면, 이번 [벤허]는 화려하고 불꽃 튀는 액션에도 불구하고 마치 아름다운 애니메이션이라도 한 편 보고 나온 기분이랄까. 아무튼 원작에서 전편에 흘렀던 온몸을 죄어오는 .. 더보기
밀정 송강호(이정출)에게 마음의 빚을 지운 것은 누구인가? 밀정 송강호(이정출)에게 마음의 빚을 지운 것은 누구인가? 골리앗을 이기는 다윗의 전략 25가지를 담은 [안계환의 인문병법]은 강자의 틈바구니에서 살아남아야 하는 약자의 필승전략을 들려주고 있다. 능력이나 힘으로는 도저히 대항할 수 없는 강자에게 맞서 이기려면 상대의 약점을 공략한다거나 변칙전술을 쓴다거나 정보력 등을 이용해야 승산이 있는데, 이 중 정보력을 이용하는 전략에는 '첩자', 즉 스파이를 이용하는 방법이 있다. 손자는 이 첩자의 종류를 향간(鄕間), 내간(內間), 반간(反間), 사간(死間), 생간(生間) 등 다섯으로 나누어 설명하고 있는데, 송강호와 공유 주연의 영화 [밀정](김지운 감독)은 바로 이 첩자 중 반간, 즉 이중간첩인 밀정 이정출의 스토리를 보여주고 있다. [밀정]의 시대적 배경은.. 더보기
플로렌스 삐딱선을 타고 본 메릴 스트립의 초호화판 음치공연 플로렌스 삐딱선을 타고 본 메릴 스트립의 초호화판 음치공연 [너목보]라는 프로그램이 있다. Mnet에서 하고 있는 예능프로인데, 는 줄임말이고 본디 명칭은 [너의 목소리가 보여]다. 목소리를 듣지 않은 상태에서 혹은 립싱크를 하는 상태에서 그 날의 게스트로 나온 가수와 패널들이 출연자가 음치인지 실력자인지를 가리는 것이다. 무대 위 출연자만 보고 음치와 실력자를 가려내는 재미도 쏠쏠하지만, 음치 같았는데 노래를 기가 막히게 잘 부르는 실력자였거나 반대로 실력자 같아보였는데 듣기 민망할 정도의 음치여서 반전의 유쾌함까지 주기 때문에 즐겨보는 프로그램 중 하나다. 무엇보다도 이 프로그램의 진정한 묘미이자 의의는 음치임에도 불구하고 화려한 무대에 서서 노래를 부르는 기회를 갖게 된다는 데 있다. 음치라는 이유.. 더보기
마이펫의 이중생활 주인공 맥스보다 더 매력적인 스노우볼 마이펫의 이중생활 주인공 맥스보다 더 매력적인 스노우볼 어릴때 읽은 동화책 중에는 밤이 되어 그 집 가족들이 모두 잠이 들면 낮 동안에는 꼼짝도 않고 있던 벽시계며 소파, 책상, 의자 같은 가구들이 기다렸다는 듯이 일어나 밤새 집안을 거닐고 서로 재미난 이야기를 나누곤 하는 장면이 펼쳐지는 스토리가 담겨 있었다. 그러다가 새벽이 되어 해가 뜨면 식구들에게 들킬세라 부랴부랴 제자리를 찾아 돌아가 시침 뚝 떼고는 다시 밤이 되기를 기다리는 것이다. 그러고 보면 그 이야기가 정말인 것도 같아서 긴가민가한 마음으로 아침에 일어나면 시계가 제자리에 걸려 있는지, 행여나 책상과 의자가 움직였던 흔적은 없는지 유심히 살펴보곤 했던 동심의 시절도 있었다. 애니메이션 [마이펫의 이중생활]이라는 제목을 보고 맨 먼저 떠오..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