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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로 보는 세상

대박 투전의 신 백대길(장근석)과 연잉군(여진구)의 숙명적 대결

 

대박 투전의 신 백대길(장근석)과 연잉군(여진구)의 숙명적 대결

 

 

철혈군주 태종 이방원이 왕위에 이르기까지의 과정을 그린 드라마 [육룡이 나르샤]가 50회라는 길고 긴 장정을 잘 마무리지었습니다. 정형적인 역사의 인물들이 보는 시각에 따라 어떤 이야기가 펼쳐지는지를 보는 재미가 쏠쏠했었습니다. 특히 어린 동생을 죽이면서까지 왕위에 오른 태종에 대해 보다 유연한 관점을 가질 수 있게 된 것이 의미가 있었던 것 같습니다. 마치 <태종의 변명>이라고 해도 좋을 만큼 태종이 그렇게 할 수밖에 없었던 상황을 어린 방원부터 등장시켜 설득력있게 들려주었기 때문입니다. 유아인이라는 대세배우가 방원 역을 맡아 명품연기를 보여준 것도 크게 한몫했을 테구요. 어쩌면 이 모든 것이 장님 코끼리 만지듯 하는 일이 될지는 모르지만, 여러 관점에서살펴보는 일은 나쁠 게 없을 듯합니다. 많이 알면 알수록 이해의 폭도 더 커질 테니 말입니다.

 

이번주부터는 새로운 드라마 [대박]이 시작됩니다. [대박] 역시 실제 역사를 바탕으로 한 팩션드라마입니다. <살아서는 안 될 왕의 아들>과 <왕이 될 수 없는 왕의 아들>의 세상을 뒤엎는 한판승부라는 표제를 내걸고 있는데, <살아서는 안 될 왕의 아들>은 가상의 인물 백대길(장근석)이고 <왕이 될 수 없는 왕의 아들>은 연잉군(여진구)으로 훗날 영조가 되는 실존인물입니다. 

 

대박 투전의 신 백대길(장근석)과 연잉군(여진구)의 숙명적 대결

 

팩션드라마 [대박]의 탄생은 [조선왕조실록]의 짧은 두 개의 글귀에서 시작됩니다. 숙종 19년, 1693년 10월 6일 소의 최씨가 왕자를 낳았는데 두 달 후 새로 태어난 왕자가 죽었다는 글귀입니다. 소의 최씨는 무수리 출신으로 인현왕후 민씨의 시녀였는데, 오래 살라고 영수(永壽)라는 이름을 지어주었지만 태어난 지 겨우 두 달 만에 죽었던 것입니다. 이 왕자가 <죽은 게 아니라 버려졌다>는 설정하에 드라마를 펼쳐나간다고 하는데, 이 짧은 글귀를 오랜 세월을 건너뛰어 현실로 이끌어낸 작가의 상상력이 참으로 대단하고도 놀랍습니다. 

 

투전의 신 백대길과 연잉군의 숙명적 대결이 [육룡이 나르샤]의 저력을 이어나가길 기대해 봅니다. 그 동안 여인들의 치마폭에 싸여 정사를 제대로 돌보지 않은 나약한 임금으로만 알아왔던 숙종이 사실은 강한 카리스마를 지닌 왕이었다는 것, 그리고 왕좌를 노리고 무신난을 일으켰던 조선 후기의 역신(逆臣) 이인좌의 활약상 등이 흥미롭게 펼쳐질 것 같습니다. 또 조선시대에 크게 성행했던 투전방도 극의 재미를 더해줄 거라고 합니다. 다음은 [대박]의 홈페이지를 바탕으로 등장인물들을 간략하게 소개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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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서는 안 될 왕의 아들 백대길(장근석)은 숙종에게서 태어난 비운의 아들이다. 죽은 채로 살아가야 하는 비극적인 운명을 지녔지만, 결국은 아버지 숙종과 동생 연잉군과 숙명적으로 맞서게 된다. 왕이 될 수 없는 왕의 아들 연잉군(여진구)는 숙종의 4남으로 모친은 무수리 출신의 숙빈 최씨다. 훗날 조선의 제21대 왕인 영조다. 이복형이자 희빈 장씨 소생인 경종과 그의 지지기반인 소론에게 끊임없이 견제당하며, 자신의 비천한 출신에 대한 콤플렉스가 있다.

 


투전 하나로 조선팔도를 제패했으니 투전의 신, 냉골冷骨, 사당골 귀신 등 별명도 많고 소문도 많다. 청나라 황제와 장기를 뒀다는 소문도 있고 애초에 투전 패를 손에 쥐고 태어났다는 풍문도 무성하니 탯줄을 끊는 순간 그의 운명은 이미 노름꾼으로 정해졌을 수도 있다. 사서삼경을 단번에 외는 머리, 10리 밖 기러기 날갯짓을 헤아릴 수 있는 시력이며 화살도 낚아채는 귀신같은 손놀림, 게다가 한번 자리에 앉으면 판을 싹쓸이하거나 빈털터리가 될 때까지 결코 자리를 뜨지 않는 쇠고집까지 아비 백만금의 자질을 물려받았다. 허나 그 또한 분명한 왕의 피를 이어받은 자. 노름판을 전전하며 절제없는 삶을 산다 해도 타고난 왕의 기질은 숨길 수 없다.  

 

 

본명은 이금(李昑). 이름 그대로 언제 어디서든 그는 냉철하고 명석했으나 보위에 오른 그 날까지 단 한 번도 스스로 빛을 발한 적은 없었다. 천한 무수리(숙빈 최씨)의 두번째 아들이었던 그는 서열상으로도 그렇고 출신성분상으로도 왕이 되기에는 한참 먼 인물이었다. 당시로서는 천민의 아들이 왕이 된다는 것은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이었기 때문이다.


아비 숙종의 호통에도 기죽지 않는 패기. 단 한 번도 정당한 이유 없이 누구에게더 고개를 숙이지 않았으며, 단 한 번도 허언이며 실언을 내뱉은 적도 없었다. 그가 옳다 하면 옳았으며, 그가 그르다 하며 그른 것이었다. 제 의지와 무관하게 왕자로 태어난 소년. 곧은 심지에 언변까지 갖췄으니 거르지 않고 술술 내뱉는 언행도 거침이 없다. 특유의 장난기를 뒤섞여 금상에게조차 돌직구를 날리니 혼구멍이 나서 뒷걸음질 치는 조정대신이 한둘이 아니다. 

 

 

조선의 제19대 왕 숙종(최민수)는 14세에 왕위에 올랐지만 왕이 지녀야 할 품격과 치세에 능했던 임금이다. 적에게는 냉정하고 냉혹하며, 변덕스럽고 예민하지만 국정에 있어서는 철저하게 대공무사한 왕. 심중을 꿰뚫어본다는 것은 생각지도 못할 일이며 어설피 의중을 떠보았다가는 피바람이 불게 된다. 또한 왕실을 장악한 외척세력을 배제하고 왕권을 확립하기 위한 정쟁에서 왕좌에 대한 회의감에 직면한 그의 마음은 피폐해지고 고립되어 있다. 그리고 소론의 핵심으로 경종을 최측근에서 모시던 인물인 이인좌(전광렬)는 노론 4대신이 죽임을 당한 신임사화로 득세했고, 그 권세는 그야말로 하늘을 찔렀다.

 

 

숙빈 최씨(윤진서)는 비천한 무수리 출신에서 왕의 어미가 되는 입지전적의 인물이다. 천한 신분까지 극복할 수 있었던 데에는 그녀의 안목과 처세가 요긴하게 작용했다. 몹쓸 도박꾼을 남편으로 둔 탓에 못해본 일이 없을 만큼 고된 시련의 나날을 보냈다. 일말의 희망인 족보까지 남편 백만금이 판돈으로 날린 이후론 삶의 이유조차 잃어버린, 한마디로 죽지 못해사는 인생이 되어버렸다. 그때 거짓말처럼 다가온 운명이 그녀의 인생을 송두리째 바꾸어놓은 것이 바로 이인좌의 마수다. 인형왕후를 그리워하는 숙종의 성정을 이용한 이인좌의 계책은 숙종의 여인이 되어 민암을 비롯한 남인들을 수렁에 빠트리고 훗날 숙종을 대신할 진짜 왕을 잉태하는 것이었다.

 

담서(淡序) 역의 임지연은 숙종이 단행한 환국으로 하루아침에 멸문지화를 당하고 만삭이었던 어미는 도주 중에 자신을 낳고 세상을 떠난다. 그리고 함께 살아남은 아비마저 숙종의 손에 죽고 말자 그녀의 관심사는 오로지 임금을 죽이는 것이 된다. 그런 그녀에게 있어 이인좌는 아비며 스승이었고 목숨까지 바칠 수 있는 단 한 사람이다.

 

 

감초 연기의 달인 이문식은 조선 제일의 타짜가 되기를 갈망하는 백만금 역을 맡았다. 배운 게 도둑질이라 투전패를 손에서 놓질 못한다. 가진 것은 몸뚱이와 양반 족보뿐이다. 이인좌의 계책으로 만금의 아내 복순을 숙종이 탐하자 뼛속까지 투전꾼인 자신만의 승부를 짓기 위해 투전판에서 왕과 내기를 한다. 실제로 조선시대에 투전방이 크게 성행했다고 한다.[대박]에서는 조선의 임금 영조가 최고의 타짜로 거듭난 대길과 조선을 걸고 한판승부를 벌인다. 

 

이상, 대박 투전의 신 백대길(장근석)과 연잉군(여진구)의 숙명적 대결이었습니다. 흥미롭게 읽으셨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