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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로 보는 세상

지게부대 6.25전쟁의 잊혀진 영웅들

 

지게부대 6.25전쟁의 잊혀진 영웅들 

 

 

한 해의 전반부 6개월을 훌쩍 보내고 후반부 6개월을 시작하는 7월입니다. 매일 바쁘게 앞으로 앞으로만 달려오다 보니 올해로 65주년을 맞은 6.25가 지나가는 줄도 몰랐습니다. 지금도 우리 주변에는 6.25전쟁으로 인한 참상을 잊지 못하는 분들이 엄연히 계심에도 많은 사람들에게 6.25 한국전쟁은 점점 잊혀져 가는 역사적 사실이 되어가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까운 마음이 듭니다. 그래서 뒤늦게나마 6.25전쟁 당시를 돌이켜보게 해주는 글을 올려봅니다. [역사채널e]에서 방영한 잊혀진 영웅 지게부대에 관한 내용입니다.   

 

지게부대란 1950년 7월 26일 이승만 대통령이 공포한 긴급명령 제6호 ‘징발에 관한 특별조치령’에 따라 각 지역에서 동원된 민간인들이었습니다. 군인 징집대상 연령이 넘은 35-60세의 인력으로 편성된 지게부대는 '노무단', '근무단', '보국대'라는 공식 명칭보다는 지게를 지고 전쟁터를 누비는 모습 때문에 지게부대로 더 많이 알려졌다고 합니다. 

 

지게부대 6.25전쟁의 잊혀진 영웅들

 

전쟁의 승패를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 중 하나는  전투 보급품을 최대한 신속하게 공급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우리나라를 국토의 70퍼센트가 험한 산악지대인 만큼 물자를 운반하는 데는 최악의 지형을 가지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병력이 부족했던 미군은 원활한 보급을 위한 최후의 수단으로 민간인 인력을 요청했고, 1950년 7월 26일 공포된 [징발에 관한 특별조치령]에 따라 작전을 수행하는 데 필요한 민간인이 징발되기 시작했습니다. 

 

 

당시 15세였던 진복균씨의 증언에 따르면 “밤낮을 가리지 않고 전방 산악지대 고지까지 M1 실탄이 든 철통 2개를 멜빵에 짊어지고 기어오르곤 했다”고 합니다.

 

 

이들은 전투지대에서 불순한 기후와 험난한 지형을 무릅쓰고 자동차 수송이 불가능한 지역으로 보급품을 운반했습니다. 그리고 탁월한 역량을 인정받은 민간인 수송단은 1951년 7월, 군단 예하의 한국 노무단으로 재편됩니다. 그들은 전투물자가 필요한 모든 전쟁터에서 탄약, 연료, 식량, 보급품 운반 및 진지공사, 부상자, 전사자 후송 등 모든 병참을 담당했고, 최대한 많은 양을 빠르게 나르기 위해 맨몸의 이들이 택한 도구는 바로 지게였습니다.

 

 

알파벳 A처럼 생긴 지게를 사용한다고 해서 정식 명칭보다 A Frame Army, 지게부대라는 이름으로 더 널리 불렸던 지게부대는 유엔군과 함께 온 전장을 누비며 한국전쟁을 치른 숨은 힘이었습니다.

 

 

지게부대원들은 매일 10마일(16킬로) 정도 떨어진 고지로 100파운드(45킬로) 정도의 보급품을 운반하고 되돌아왔다고 합니다. 미8군 사령관 제임스 A. 밴플리트는 “만일 이들이 없었다면 최소한 10만 명 정도의 미군병력을 추가로 파병해야만 했을 것"이라며 그들의 활동을 크게 치하했습니다. 

 

 

하지만 본디 35-45세의 남성으로 제한한 것과 달리 지게부대에는 10대 소년부터 60대 이상의 노인까지 징발됐습니다. 당시 캐나다 참전용사였던 빈스 코트니는 “100명 가량의 한국인 짐꾼이 배치됐는데, 15살부터 65살까지 다양했고 무장하지 않았지만 우리와 함께 싸웠다”고 말했습니다. 그들은 박격포는 물론 76.2밀리 곡사포 등 매일 위험하고 무거운 물품을 날라야 했습니다. 당시 15세 어린 소년이었던 진복균씨는 어른들은 박격포탄을 지고 자신은 실탄을 날랐지만 기운이 달리다 보니 픽픽 쓰러졌다고 합니다. 힘들고 무섭고 배고팠지만 말도 잘 안 통했으니 그 어려움이 어떠했을지 짐작이 가고도 남습니다.  

 

 

그들은 철모는커녕 흰색 무명바지, 학생복 등 징집당했을 당시에 입었던 옷 그대로의 차림으로 임무를 수행했으며, 눈에 잘 띄는 복장의 노무대원들은 적에게 총알받이로 희생되기도 했습니다. 게다가 이기붕 전 국방장관에 따르면, "동원된 노무자들의 대우가 제일 나쁘다는 곳을 찾아가보니 부식이라고는 썩은 파, 배추 같은 것, 통조림 1일 7인당 한 개였다"고 했을 만큼 먹을것도  변변치 못했습니다.   

 

 

지게부대의 후신인 주한미군 한국근무단에 따르면 1951년부터 1953년까지 이렇게 동원된 인원은 약 30만 명으로 추정되며, 그 30여만 명 중 기록에 남은 희생자는 사망자 2,064명, 부상자 4,282명, 실종자 2,448명 등 모두 8,794명입니다. 그리고 살아남은 자의 귀향길에는 종군기장, 징용해제통지서, 열차승차권이 전부였다고 하니, 나라를 위한 희생이었다고는 하지만 그 마음이 얼마나 허망했을지 여느사람으로서는 감히 상상할 수조차 없겠지요.    

 

 

6.25전쟁 중 없어서는 안 될 존재였던 지게부대는 지금도 여전히 군번도 계급장도 없이 단순 노동력으로 치부되며 잊혀진 영웅으로 남아 있습니다. 결코 잊어서는 안 될 6.25전쟁조차 점차 잊혀져 가고 있는 것이 현실이지만, 보이지 않는 곳에서 저마다 최대한 자신의 힘을 보탰던 작은 영웅들의 삶을 영원히 잊지 말고 기억해야 할 것 같습니다. 지금도 세계 여기저기에서 갖가지 이유로 크고 작은 전쟁이 계속되고 있지만, 그 희생자는 언제나 아무 죄 없는 민간인들이라는 것이 정말 가슴아픕니다. 누구도 두 번 다시 이런 불행을 겪는 일은 없어야겠습니다. 이상, 65주년을 맞은 6.25전쟁을 돌이켜보게 해주는 지게부대 6.25전쟁의 잊혀진 영웅들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