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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로 보는 세상

징비록 조선의 거대 전투함 판옥선

징비록 조선의 거대 전투함 판옥선

 

 

징비록 17회에서는 드디어 애타게 기다리던 전라좌수사 이순신 장군이 그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누가 그 역을 맡을까 의견이 분분했고, 그러다 보니 그 역을 맡게 될 사람이 부담이 크겠다는 생각도 들었는데 김석훈씨가 캐스팅된 것을 알고는 아주 탁월한 선택이다 싶었습니다. 마지막에 잠깐 등장한 것만으로도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카리스마 넘치는 단단하고 강렬한 인상을 주었으니까요. 

  

징비록 조선의 거대 전투함 판옥선

 

그리고 요리조리 도망만 다니기에 바쁜 선조(김태우)에게 지친 조선의 백성들을 구하고자 수군을 향해 "들어라, 지금부터 우리가 지킬 구역은 조선의 바다 하나뿐이다. 전군 출정 준비하라!"는 짧고 강렬한 말로 앞날의 길고 긴 전투를 시작합니다. 그런데 임진왜란 동안 이순신 장군이 거느리는 조선 수군과 함께 일본군을 물리치며 전쟁을 승리로 이끈 또 하나의 공헌자가 있습니다. 바로 판옥선입니다. 흔히 임진왜란 하면 거북선을 떠올리지만, 판옥선이야말로 지대한 공을 세운 공로자인 것입니다. 그 판옥선에 대해 EBS [역사채널e 판옥선]과 충무공이순신사이트에 설명되어 있는 것을 바탕으로 간략하게 정리해 보았습니다.

 

 

1592년 5월 29일 경상남도 사천 앞바다에서 최전방 돌격선인 거북선이 앞서나가 일본 전함에 화포를 집중발사한다.

 

 

뒤이어 수십 척의 대형 전함이 몰려와 일제히 불을 뿜기 시작하여 일본 전함 12척을 모두 격파하고 일본군 수백 명을 사살한다. 승리를 이끈 조선의 대표 전함은 판옥선이다. 

 

 

1510년 삼포왜란, 1544년 사량왜변, 1555년 을묘왜변 등 왜구의 침입이 급증했지만 조선 수군은 속수무책이었다. 왜선의 크기가 커지고 선상(船上)에 방패를 설치하는 등 개선되어 우리의 총통으로는 격파하기가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그래서 왜구의 공격에 대응하기 위한 조선만의 전함을 개발하는 데 돌입한 끝에 등장하게 된 것이 바로 판옥선이다.

 

 

판옥선은 조선 명종 10년에 처음 개발된 우리나라 최초의 본격 전투용 함선이다. [증보문헌비고](增補文獻備考)에 따르면, 선체 길이 20미터 내외, 백 명 이상이 탑승할 수 있는 거대 전함이다. 배 위에 판자로 집을 세우고 방패로 둘러친 다음 1백 명의 선원이 탈 수 있으니 판옥선은 마치 작은 성이나 제방과 같다고 기록되어 있다. (증보문헌비고는 총 250권의 방대한 분류서로 상고시대부터 조선시대까지 한국의 모든 제도와 문물을 16개 분야로 나누어 연대순으로 정리한 백과사전이다.)

 

 

조선의 거대 전투함 판옥선의 첫째 강점은 공격에 유리한 '높은 다층 전함'이라는 것이다. 조선의 전함들이 모두 평선이어서 갑판 위에는 전투원과 비전투원인 격군이 함께 있게 되어 전투효율이 떨어지는 데 비해 판옥선은 비전투원인 격군을 1층 갑판 내에 숨기고 전투원은 상장 위에서 적을 내려다보며 공격할 수 있게 한 것이다.

 

 

1층은 선실, 2층은 판옥선 내부인 '포판', 3층은 전투 갑판인 '상포판'으로, 기존 함선에 갑판을 한 층 더 올려 총 3층으로 구성되었이다. 노를 젓는 군사 노군은 2층 판옥 내부에 위치하고, 노군이 없어 넓어진 갑판에는 대포를 설치해 적중률과 화력을 높였다. 전투원은 다른 전함보다 높은 3층에 배치하여 조선군은 강력한 화포와 장기인 활로 적을 내려다보며 공격할 수 있으니 총으로 사격한 뒤 적선으로 뛰어드는 일본군의 단병 전술은 통하지 않았다.

 

 

판옥선의 두번째 강점은 평평한 바닥이었다. 당시 일본의 주력함인 세키부네는 물의 저항에 유리해 속도가 빠른 바닥이 뾰족한 첨저선이었다. 해협을 건너기에는 유리하지만 조수 차나 파도에 민감할 수밖에 없었다. 명량해협 같은 좁은 위치에서 즉각 선회하기가 힘들었던 것도 그 때문이었다. 반면에 바닥이 평편한 판옥선은 세키부네에 비해 속도가 느리긴 해도 좌우 선회능력이 뛰어났고 갑작스러운 해류 변화에도 안정적이었다. 즉 조수간만의 차가 심하고 섬과 암초가 많은 조선의 바다에 최적화된 배가 바로 판옥선이다. 

 

 

판옥선의 세번째 강점은 조선의 전통기술이다. 일본의 선박은 제작하기가 간편한 무른 삼나무나 전나무로 만들어져 두께도 얇고 그만큼 강도도 떨어졌다. 하지만 삼나무나 전나무보다 훨씬 강한 소나무로 만든 판옥선은 함포 전과 선박 간 충돌에도 훨씬 우위에 있었고 조선 전통방식인 나무못을 끼워 완성해 선박의  손상 없이 해체 후 수리할 수 있었다. 판옥선의 두께는 최대 18센티미터가 넘는다.

 

 

1592년 임진왜란이 발발하자 5월 7일 조선 수군은 옥포해전에서 판옥선 28척을 이끌고 출격하여 전투 2시간여 만에 적 선단 26척을 격파한다. 그리고 5월 29일 사천해전에서는 거북선 및 판옥선 23척이 출격하여 왜군 함선 12척을 격파하고 수백 명을 사살한다. 

 

 

판옥선의 활약이 돋보인 것은 임진왜란 동안 발생한 해전이다. 이순신 장군이 이끄는 판옥선 24척이 옥포해전에서 처음으로 승리를 거둔 후 여러 해전을 승리로 이끈 요인은 이순신 장군의 탁월한 지휘통솔과 전략전술, 그리고 또 하나 일본 함선보다 더 크고 총통을 탑재한 판옥선에 있었다. 임진왜란 7년간의 전쟁 동안 총 45번의 해전에서 일본 전함 700여 척을 격파했지만 이순신 장군이 전투로 잃은 전함은 단 한 척도 없었다고 한다.

 

이상, 징비록 조선의 거대 전투함 판옥선이었습니다. 재미있게 읽으셨나요? 징비록에 대해서 더 알고 싶으신 분은 다음 포스팅을 참조하시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