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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학대와 가정폭력의 연관성..동물학대가 인간학대로 이어진다

 

동물학대와 가정폭력의 연관성..동물학대가 인간학대로 이어진다

 

 

얼마 전 경주시내 동부사적지 일대에서 관광객들의 꽃마차를 끄는 말이 마부들에게 상습적으로 채찍질을 당하는 등 학대를 받는 것으로 알려져 충격을 주었습니다. 학대 현장을 직접 찾아갔던 동물사랑실천협회 대표에 따르면 이 꽃마차만이 아니라 사람들을 즐겁게 해주기 위해 동물을 학대하는 경우가 많은 듯합니다. 더욱이 이런 직접적인 학대도 문제이지만 말을 계속해서 아스팔트 위를 달리게 하는 것도 장시간일 경우 척추와 관절에 심각한 무리가 갈 수 있어 큰 문제라고 합니다. 

 

다행히 경주의 이 말은 한국마사회에 의해 구조돼 과천 경마공원에 와 있으며, 상습적으로 학대를 당해온 다른 말들을 위한 임시거처도 마련된 듯합니다. 또 동물보호단체들은 이번 일을 계기로 동물학대를 이용한 영업 금지법안을 요구하고 있으며, 경주시는 우마차 운행을 금지하고 동물보호 명예감시원을 두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합니다.

 

동물학대와 가정폭력의 연관성..동물학대가 인간학대로 이어진다

 

그런데 사실 이러한 동물학대는 우리나라만이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숱하게 일어나고 있는 실정입니다. 예를 들면 러시아에서는 고양이를 탈수기에 넣고 돌리는 영상을 인터넷에 게시한 적이 있는데, 탈수기에서 꺼낸 후 어지러워서 힘겹게 털썩 주저앉는 고양이를 보며 아무런 죄책감 없이 웃고 있는 모습까지 보여 더 큰 충격을 주기도 했습니다. 또 어린 강아지에게 소주를 2병씩이나 먹이고는 비틀거리는 모습을 보고 좋아라 하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개는 알콜해독 기능이 사람보다 많이 떨어져 크게 위험한데도 말입니다.

 

이 밖에도 동물학대 관련 기사는 잊을 만하면 실리곤 합니다. 오직 사람에게 의존해서 살기에 전적으로 잘 돌봐주어야 할 의무가 있는 동물에게 화풀이를 하고, 심지어 개중에는 괴롭히는 것 자체를 즐기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이런 사람들은 대체 어떤 성향을 지니고 있는 것인지, 그리고 어떤 성장과정을 거쳤기에 그런 잔인함을 갖게 된 건지 궁금해집니다. 심리학자 세르주 치코티와 사회심리학 교수 니콜라 개갱은 [인간과 개, 고양이의 관계심리학]에서 여러 가지 심리실험을 통해 동물과 인간관계를 밝히고 있는데, 이 중 동물학대를 하는 사람들의 성향을 알아보았습니다. 

 

동물학대가 인간학대로 이어진다

동물학대가 인간학대로 이어진다

 

동물학대에는 때리는 등의 직접적인 학대와 제대로 보살피지 않고 죽어가게 방치하는 등의 간접적인 학대가 있습니다. 어떤 경우든 동물을 학대하는 사람은 동물을 괴롭히면서 쾌락을 얻습니다. 이러한 학대의 범주에는 동물이 고통스러워하는 모습을 보거나 누군가가 동물을 괴롭히는 모습을 보고도 감정적으로 아무런 동요도 없는 경우를 포함합니다. 다른 존재의 고통을 공감하지 못하는 것 또한 학대의 범주에 넣는 것이지요. 심리학자, 사법기관, 유아교육이나 특수교육 종사자, 교정기관 종사자가 다른 존재의 고통을 감지하지 못하는 사람에게 관심을 갖는 이유는 이것이 공격적이고 잔인한 행동의 원인이 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특히 동물을 대상으로 잔인하게 구는 아이의 경우 정서장애를 겪는 경우가 많으며, 이런 아이가 어른이 되었을 때 사람을 상대로 동일한 행위를 저지를 위험이 높다고 합니다. 따라서 아이들이 동물을 학대하는 행동을 대수롭지 않게 여겨서는 안 됩니다. 이것은 어른이 되었을 때 발생할지도 모르는 심각한 폭력 문제를 예고하는 뚜렷한 요인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즉 동물을 상대로 이유없이 폭력을 행하고 이를 반복하다 보면 잔혹함으로 발전해 결국 사회적으로 심각한 문제를 일으키는 사람이 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개를 때리는 남자는 아내도 자녀도 때린다 

 

동물학대를 저지르는 아이들에게 부모가 끼치는 영향은 매우 큽니다. 부모의 동물학대는 아이의 폭력 성향에 영향을 끼치고, 동물학대는 가정폭력으로 이어지기도 합니다. 여성과 아이를 대상으로 하는 가정폭력은 1회적이지 않고 지속적이며 여러 형태의 폭력으로 나타나는데, 동물을 학대하는 부모가 있다면 가정에서 다른 형태의 폭력을 행하고 있지 않은지 의심해 봐야 합니다.

 

각종 연구에서 일관되게 나오는 결론은 동물폭력과 부부폭력의 연관성입니다. 연구결과에 따르며, 아내를 때리는 남자가 동물을 학대하는 경우가 그렇지 않은 남자보다 5배나 많았으며, 아내와 반려동물에게 폭력적인 남자에게서 태어난 아이가 동물을 괴롭히는 경우가 훨씬 더 많았습니다.

 

 

반려동물을 학대하는 행위는 부부폭력을 나타내는 징후이기만 한 것이 아니라 자녀에게 가하는 폭력의 징후이기도 합니다. 따라서 반려동물과 함께 사는 경우 부모가 동물을 어떻게 대하는지를 관찰하면 부모의 자녀학대를 예측할 수 있다. 실제로 가족 내에서 행해지는 성적학대도 동물학대와 연관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즉 성적학대를 당한 남자아이가 동물을 학대할 확률은 약 35퍼센트로 성적학대를 당하지 않은 남자아이보다 7배나 높았고 여자아이도 비슷한 수치를 보였습니다.

 

다음은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연구결과로 가정폭력의 유형에 따른 동물학대 노출빈도입니다.

 

가정폭력을 경험하지 않은 청소년 19%
가족 내 성적 학대를 경험한 청소년 27.7%
부부폭력을 경험한 청소년 28.3%
부부폭력과 성적학대를 경험한 청소년 31.4%
살인미수 등 중대한 폭력을 경험한 청소년 33.0%

 

이렇듯 많은 연구에 따르면 동물학대와 가정폭력은 깊은 연관이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동물을 대상으로 한 학대행위는 가족 등 주변사람들에게 같은 행동을 할 수 있다는 지표가 되는 셈입니다. 따라서 범죄심리학자 등의 전문가들은 범죄와 관련된 연구작업을 할 때 동물학대에 대한 조사를 반드시 포함시켜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습니다. 동물학대를 하느냐 안 하느냐에 따라 남편이나 아버지의 폭력성과 위험성을 판단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장차 일어날지 모르는 폭력을 미리 대비해서 한 개인의 삶에 발생할 비극적인 상항을 피할 수 있다면 이보다 의미있는 일은 없을 것입니다.

 

이상 동물학대와 가정폭력의 연관성..동물학대가 인간학대로 이어진다에 관한 포스팅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