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책으로 보는 세상

[우리를 불행하게 하는 8가지 생각] 행복하게 살기가 가장 쉽다구?

[우리를 불행하게 하는 8가지 생각] 행복하게 살기가 가장 쉽다구?

 

행복은 ‘좋은 기분을 느끼는 일’로 그 의미가 축소되는 경우가 너무 많다.

기분이 좋은 것 자체는 물론 잘못이 아니지만,

그렇게 협소한 정의로는 덕의 기쁨, 은총의 환희를 담아낼 수가 없다.

행복을 찾기 위해서는 행복의 정의를 넓혀

좋은 기분을 <느끼는> 것이 좋은 일을 <행하고>

선한 것을 <아는 것>까지 포함할 수 있어야 한다.

 

 

 

며칠 전, 열 사람쯤 함께한 모임이 있었는데, 누군가 카톡으로 프란치스코 교황님이

일간지 기자와 인터뷰하면서 밝힌 <새해 결심 10가지>를 보내온 것을 읽어주었다.

그 10가지는 이러했다.

 

1. 험담하지 않기
2. 음식 남기지 않기
3. 다른 사람을 위해 시간내기
4. 좀더 가난하게 살기
5. 가난한 사람들을 찾아가기
6. 다른 사람들을 판단하지 않기
7. 반대자들을 친절하게 대하기
8. 교리들에 대해 헌신하기
9. 기도하는 습관 들이기
10. 행복하게 살기

 

곰곰이 생각을 하면서 쭈욱 읽어내려가다 보니 1번에서 9번까지는 어떻게든

노력이라도 해볼 수 있을 것 같았지만, 마지막 10번 <행복하게 살기>가 좀 걸렸다.

그래서 “이게 제일 어려운데. 다른 건 어찌어찌 해보겠는데, 행복하게 살기,

이건 마음만 먹는다고 해서 될 것 같지가 않거든” 하고 말하자

다른 사람들도 “맞아, 행복하게 살기 정말 힘들어.

행복하게 살고 싶다고 해서 행복해지는 건 아니니까”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데 그 중 딱 두 사람만이

“무슨 소리야. 난 이게 제일 쉬워. 행복하게 살면 되잖아.”
“나도 그래. 행복하게 사는게 제일 쉬워. 그냥 행복하다, 행복하다, 그러고 살면 돼”

라고 말하는 것이었다.

 

실제로도 그 두 사람은 늘 긍정적인 마음으로 행복하게 사는 사람들이긴 했다.
하지만 그렇게 사람들 앞에서 “난 행복하게 사는 일이 가장 쉬워”라고

딱잘라 말할 수 있을 정도면 얼마나 행복한 것일까 궁금했고,

사랑의 기술처럼 행복의 기술도 있다면 적극 전수받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행복이란 건 그야말로 주관적인 것이어서 자신이 처한 환경이

그리 좋지 않은데도 불평불만 없이 행복하게 사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전혀 남부러울 것 없는 환경 속에서도 온갖 고민이란 고민은
다 떠맡은 듯한 표정으로 불행하게 사는 사람들도 있다.
그러고 보면 행복 또한 누구에게나 하루 딱 24시간만 주어지는
시간만큼이나 공평한 것이라는 생각도 든다.
돈 많고, 학벌 좋고, 집안 짱짱하다고 해서 행복하게 사는 것도 아니고
돈 별로 없고, 가방끈도 그리 길지 않고, 크게 비빌 언덕도 없다고 해서
불행하게 사는 것도 아닌 듯하니 말이다.

 

상식적으로는 뭐든 많이 소유하면 행복의 세계에 더 가까이 다가가는 것 같지만,
주변에 보면 오히려 많이 소유하고 있는 것, 바로 그것 때문에 갖가지 분란에 휩싸여 

골치를 썩이고, 서로 미워하고, 부모자식, 부부, 형제 등 가족들끼리조차

누가 언제 뒤통수를 칠지 몰라 의심의 눈을 번득이고 전전긍긍하며

사는 사람들도 알게 모르게 참 많은 것 같다.

 

그렇다면 결국 세상에서 가장 부럽고 지혜로운 사람은

 적게 가지고도 행복한 사람이고,
반대로 가장 딱하고 어리석은 사람은

많이 가지고도 불행한 사람이라는 답이 나온다.

 

어쨌건 누구도 불행하기를 바라는 사람은 없을 것이고,
어떤 환경에서건 행복하게 살기를 원하는 것만은 분명하다.
단, 행복을 추구하기 전에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문제가 있을 것 같다.
그것은 나의 행복이 타인의 불행을 담보로 하는 것이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즉 내가 지금 누리고 있는 행복이 다른 사람을 불행의 구렁텅이에 빠뜨려서 얻은 행복이라면,
그건 결코 정상적인 행복이라고는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우리를 불행하게 하는 8가지 생각>>의 저자 크리스토퍼 제이미슨 신부는
이 책에서 바로 그 점을 명확하게 짚고 있다. 영국 성 베네딕도 수도회의 워스 수도원 원장인

저자는 2005년 큰 인기를 끌었던 BBC TV의 <수도원>이란 프로그램에 출연한 바 있는데,

이 책의 내용은 그 프로에서 한 말을 토대로 한 것이라고 한다.

 

저자는 사람들이 끊임없이 행복을 추구하고 있지만, 그 방법도 잘 모르고,

또 ‘행복’이란 무엇인지에 대한 정의도 올바르게 규정되어 있는 것 같지 않다고 말한다.
많은 사람들이 행복을 그저 ‘좋은 기분’으로 사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행복은 단지 ‘좋은 기분’으로 사는 것을 말하는 게 아니라는 것이다.
왜냐하면 만일 그 ‘좋은 기분’을 유지하기 위해 다른 사람을 힘겹게 만들거나

진실을 외면한다면, 그것은 진정한 행복이 아니기 때문이다.
즉 좋은 기분을 느끼는 것 그 자체는 무엇이 옳고 그른지를
판단하는 도덕적 지침이 못 된다는 것이다.

 

 

 

행복에는 <선함>과 <덕행>이 반드시 수반되어야 한다.
그리고 이를 위해서는 행복을 추구할 때 금광을 찾는 사람들이
범하기 쉬운 실수를 일종의 경고로 염두에 두어야 한다.
‘우인(愚人)의 금’이 있다는 것, 즉 금처럼 보이는 천연광물이지만
진짜 금은 아닌 것이 존재한다는 사실에 주의해야 하는 것이다.

이처럼 행복에도 ‘우인(愚人)의 행복’이 있다.
가령 누군가가 술에 취하면 행복해진다고 주장할 경우, 이것은 어떤 종류의 행복일까?
‘우인의 행복’일까, 아니면 진짜 행복일까?
이처럼 행복을 쾌락과 동일시하는 것은 끊임없이 되풀이되는 인간의 오류이며,
오늘날의 소비문화가 한껏 부추기고 있는 오류이기도 하다.

 

우리 마음속에 있는 부정적인 생각들은 공통된 유형을 이루며 나타나는데,
관찰 결과 육체에 관한 것은 <탐식>, <음욕>, <탐욕> 3가지,
마음과 정신 안에서 일어나는 것은 <분노>, <슬픔>, <아케디아(영적 무심함)> 3가지,
영혼에 관한 것은 <허영심>과 <교만> 2가지다.

그리고 이 부정적인 8가지 생각에 반하는 덕행이 있는데, 
육체에서 비롯되는 3가지 덕행은 <절제>, <사랑>, <관용>이고
마음과 정신의 3가지 덕행은 <온유함>, <기쁨>, <영적 깨달음>이며,  .
영혼을 완성하는 2가지 덕행은 <관대함>과 <겸손>이다.

 

이 덕행들을 실행해 나가기 위해서는 먼저 8가지 부정적인 생각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이 부정적인 생각들은 언제든 우리를 불행에 빠뜨릴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전쟁에서 이기려면 적을 잘 알아야 하듯,

진정한 행복을 추구하기 위해서는 우리를 불행하게 만드는

이 8가지 생각을 확실하게 파악하고 있어야만 하며,
그래야만 우리는 그 생각들을 떨쳐낼 힘을 갖게 됨으로써

보다 자유로운 존재가 될 수 있다.
  


우리를 불행하게 하는 8가지 생각

 

1) 아케디아(영적인 무심함)
자기인식에 투자할 시간이 없는 사람들은 영적으로 혼탁해진 삶을 살아가고 있으며,

이 불행한 영혼을 치유하기 위해서는 영적인 활동이 필요하다는 것을 모르고 있다.

아케디아를 치료하기 위해서는 먼저 ‘남 이야기 하기’와 ‘쓸데없는 호기심’, ‘질투심’을 떨쳐내고

그런 일을 하는 데 소비되는 시간을 독서와 기도에 할애할 필요가 있다.

 

2) 탐식
현대인들은 너무 많이 먹거나, 너무 안 먹어서, 비만과 거식증으로, 그 밖의 섭식장애로 인해

고통스러워하고 있다. 음식 자체는 물질적인 것이지만, 음식을 먹는 일은 ‘생각’에서 시작된다.

마음이 먼저 ‘커피 한 잔이 그립구나’ 하고 말하면, 우리가 그런 생각을 눈치채지 못할 뿐이지,

곧장 커피를 끓며 마신다. 즉 음식을 먹는 것은 마음과 의지와 몸이 함께 따르는 활동이다.

따라서 탐식의 늪에 빠지지 않기 위해서는 자신이 지금 어떤 일을 하고 있으며,

어떤 선택을 하고 있는지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그리고 충동적으로 먹는 것을 피하고,

충분히 먹되 필요 이상 먹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3) 음욕
선한 사람들도 성적 불충실 때문에 관계를 망가뜨릴 수 있다.
성적 강박이 자신의 진실성을 망가뜨리기도 한다.

누군가가 성적으로 접근해 오면 그 유혹에 넘어갈 수도 있다.

따라서 우리 자신의 성을 이해하는 것, 우리 중 누구든 사로잡힐 수 있는

성적 악마를 제어하는 것은 행복을 찾아나서는 여정에서 중요한 한 걸음이다.
사랑은 결혼한 사람들이 부부관계에서 진실함이 유지되기를 바라면 힘을 부여하여

그들에게 닥칠 불륜을 직시할 수 있게 해준다. 혼자인 사람,

특히 젊은이들도 정결의 길을 걷기 위해서는 사랑에서 그 동기를 찾아야 한다.

사랑은 건강한 자기존중, 그리고 스스로 자존심을 깎아내리는 일은 하지 않겠다는 진심어린 요구다.


4) 탐욕
탐욕은 현대의 수많은 정치, 사회문제에서 핵심의 자리를 차지한다.

우리는 더 많이 가지면  가질수록 더 많이 원하게 되고,

특히 소비사회는 더 많이 가질수록 더 행복해질 거라고 우리를 끊임없이 부추긴다.

이러한  탐욕에 맞서는 방법 중 하나는 내게 필요하지 않은 물건은 가지고 있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물질적 소유에서 벗어나면 큰 해방감을 느낄 수 있게 된다.

 

5) 분노
분노는 독을 안으로 뿜어 자신을 파괴하고 우리의 눈을 멀게 한다.

분노는 단지 우리가 자신의 잘못과 결점에 분노할 때만 이득이 될 뿐이다.

우리가 분노하지 말아야 하는 가장 큰 이유는 “내 마음의 평정을

타인의 의지에 따라 유지하거나 깨뜨리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타인의 의지나 생각은 결코 우리가 좌지우지할 수 있는 것이 아니며,

우리는 오직 자신의 힘으로 마음의 평정을 유지할 수 있어야 한다.

즉 우리가 분노하지 않는 것은 타인이 잘못을 했건 안 했건 우리 자신의 덕에 기인하는 것이며,

타인의 인내가 아니라 우리 자신의 관대함이 이루어내는 덕인 것이다.

 

6) 슬픔
슬픔은 단순히 화학적 변화가 야기한 극심한 기분의 침체상태를 말한다.

기분이 침체된 원인이 신체적인 것이라면 운동을 하거나 창문을 열고

환기하는 것으로 해소할 수 있다. 하지만 사람을 잃는 것, 돈을 잃는 것,

어떤 상해를 입게 되어 자존감을 잃는 것과 같은  정신적인 슬픔을 치유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미래에 대한 희망과 전망, 꿈을 잃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한편 슬픔에는 '좋은 슬픔'과 '나쁜 슬픔'이 있는데,

좋은 슬픔은 나 자신의 악행에 대해 비탄하는 마음을 말한다. 

이렇게 자신의 잘못을 인식하는 것은 진정한 슬픔이면서 자신을

더 나은 사람이 되게 해주므로 기쁨의 원천이 될 수도 있다.

 

7) 허영심
허영심은 자신의 능력과 특질에 대해 만족하는 태도를 말하며,

여기에 나르시시즘이나 자화자찬이 더해지기도 한다. 허영심은 내면의 공허함을

직시하는 것을 거부하고 회피하는 가짜 자긍심으로 우리 삶을 채운다.

허영심이 강한 사람은 진정한 의미에서 관대하지 못한 경우가 많다.

예를 들면 그들은 사랑받고 싶어서 누구를 사랑하거나, 고맙다는 말을 듣기 위해

다른 사람에게 선물을 한다. 그러나 다른 사람에게 선물을 하는 일에서

진정한 기쁨을 느끼려면 마음이 순결해야 하고 넓은 아량을 가져야 한다.

 

8) 교만
교만은 흔히 바쁘게 지내는 것으로 드러난다. 중요한 인물이라면 바쁠 것이라는

믿음이 일반화돼 있기 때문에 바쁘다는 것으로 자신의 존재를 드려내려고 하는 것이다.

사람들은 가족의 행복이 원천이 된 소비주의 생활을 계속하기 위해 점점 치열하게 일하고,

이렇게 일하는 데서 오는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휴가를 필요로 하며,

이 휴가비를 감당하기 위해 점점 더 바쁘게 일한다. 이른바 ‘쾌락의 쳇바퀴’다.
우리가 이 쾌락의 쳇바퀴에서 내려설 용기를 못 내는 것은

바쁜 생활보다 못한 단 하나가 ‘바쁜 일이 없는 것’이기 때문이다.

바쁜 일이 없다는 것은 곧 ‘나는 별로 중요한 사람이 아니다’라는 뜻인 것이다.

사람들이 바쁨의 문화에 머물고자 하는 데는

이렇게 많은 동기가 얽혀 있는데, 교만도 그 중 하나다.

교만에서 빠져나오려면 의식적으로 겸손해지려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

 

 

오직 행복을 추구하기 위해서 산다고 생각해 보라.

곧 산다는 게 지긋지긋하고 의미가 없어질 것이다.

인류의 지혜와 가슴에서 우러나는 말을

기꺼이 받아들여야만 한다.

삶의 의미는 우리를 세상에 보낸 뜻을 섬기고 따르는 데 있다.

그렇게 될 때 우리의 삶은 항상 기쁨으로 충만해진다.

-톨스토이

 

[우리를 불행하게 하는 8가지 생각] 행복하게 살기가 가장 쉽다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