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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로 보는 세상

괜찮아 사랑이야 조인성의 루게릭병과 양익준의 복수형 인격장애/가정폭력의 대물림

 

 

노희경 작가SBS 수목드라마 괜찮아 사랑이야 8회에서는 조인성(장재열)이 루게릭병

걸려 있음을 암시하는 장면이 나와서 놀라움을 안겨주었습니다. 의붓아버지와 형 양익준(장재범)의

폭력을 넘어 살인사건에까지 휘말린 큰 상처를 딛고 이제 막 공효진(지해수)과 진정성이 담긴 사랑을

시작하게 된 시점에서 나온 병명인지라 안타까운 마음이 더욱 컸습니다. 퇴행성 신경질환인 릭병은 

원인이 불분명하고 근본적인 치료법이 없어서 희귀난치성질환으로 분류돼 있는 병이기  때문입니다. 

 

 

루게릭병에 걸린 스티븐 호킹 박사/야구선수 루게릭/영화 내 사랑 내 곁에서 루게릭병 환자를 연기한 김명민

 

 

루게릭병이라면 맨 먼저 세계적인 우주물리학자 스티븐 호킹이 떠오릅니다.

그리고 [모리와 함께 한 화요일]이라는 책에서도 작가 미치 앨봄은 대학시절 멘토 모리 슈워츠 교수가

온몸이 마비되는 루게릭병에 걸려 죽어가면서도 제자에게 따뜻한 인생의 조언을 들려주는 이야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그리고 김명민과 하지연 주연의 영화 [내 사랑 내 곁에]에서도 당시 루게릭병 환자를

연기한 김명민이 몸무게를 30킬로그램이나 줄여 화제가 되기도 했었습니다. 이 병명은 미국의 유명한 야구선수

루게릭이 이 병으로 사망하자 그의 이름에서 따온 것이라고 합니다.

 


 

 

오늘 포스팅하는 이야기는 조인성(디오)의 루게릭병가정폭력의 대물림으로 인해

복수형 인격장애자가 된 재열의 형 약익준(장재범)에 관한 내용입니다. 

 

 

 

 

 

조인성과 조인성의 내면아이 디오의 루게릭병

 

SBS 드라마 괜찮아 사랑이야에서 조인성은 손에 이상이 있음을 알려주는 듯 무의식적으로 손을 주무르고 있다

 

 

근육이 위축돼 결국에는 힘을 쓸 수 없게 되는 루게릭병은 대뇌피질의 위운동신경세포와 뇌줄기/척수의

아래운동신경세포이 점차적으로 파괴돼 가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초기에는 손이나 발, 혀의 근육이

약해져서 근력약화, 사지마비, 언어장애가 나타나며, 그 후 심해지면 몸을 움직이거나 숨을 쉬는 것조차

어려워진다고 한다. 주로 50대 후반부터 발병이 증가하며, 여성보다 남성에게 2배가량 더 발생한다.

진단 후 환자의 평균수명은 3~4년이지만, 10퍼센트가량은 증상이 점차 좋아져 10년 이상 생존하기도 한다.

 

 

 

 

함께 떠난 여행지에서 해수는 재열이 캔을 든 손을 떠는 것을 보고 왜 그러냐고 묻고 재열은 별거 아니다, 

얘가 무거워서 그런가 아니면 너와 단둘이 있어서 긴장돼서 그런가..하면 가볍게 말을 받는다.

그리고 디오(한강우)에게서 걸려온 전화를 받으러 간다.

 

 

 

 

재열은 강우의 건강상태를 묻고, 강우는 “감기가 오래 가는 거다. 손 떠는 건 글을 많이 써서 그렇다”고 대답한다.

하지만 재열과 통화를 끝낸 강우가 울면서 자전거를 타고 달리고, 네번째 손가락이 구부러지지지 않는

장면을 보여줌으로써 재열의 내면아이인 강우도 같은 신체적 이상을 겪고 있음을 암시하고 있다.

 

 

 

 

전화를 받고 돌아온 재열에게 해수는 "그 강우란 애는 언제 처음 알았냐"고 묻고 재열은 

"3년 전 내가 형 포크에 찔렸을 때 다른 팬들처럼 날 보며 울고 있었다"고 대답해 그때부터 신체적/정신적 이상이

시작됐음을 암시하고 있다. 해수는 강우에 대해 "이상이 없다니 다행이다. 인턴 때 병원에 손이 곱고

기침을 자주하는 환자가 있었는데 루게릭병이었다. 걔는 아닐 거다. 나이도 어리고"라고 말한다.

 

이 드라마에서 처음으로 루게릭병이 언급된 것이다. 노희경 작가가 루게릭병을 언급한 이유가 분명 있을 텐데,

어떻게 이 상황을 전개해 나갈지 무척이나 궁금하다. (부디 해피엔딩으로 끝났으면 하는 마음이다.)

 

 

 

양익준의 복수형 인격장애/가정폭력의 대물림

 

 

 

재범은 19세 때 의붓아버지을 살해한 죄로 미성년자였는데도 정상참작 없이 수감됐는데,

시종일관 자신이 아버지를 죽인 게 아니라 동생 재열이 죽인 거라고 주장한다. 

그리고 심리상담을 받던 중 바르비탈계의 수면제인 아미탈 소디움이라는 약물을 주사하면 

무슨 말이든 다 털어놓는다는 말에 호시탐탐 기회를 노리고 있다가 약을 훔쳐들고는

죽어라 재열에게로 달려간다. 이렇게까지 하는 걸 보면 실제로 그가 범인이 아닐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렇다면 그 뒤에 과연 어떤 고약한 상황이 도사리고 있을지 흥미로워진다. 

 

 

 

 

그리고 해수를 만나러 가던 재열을 발견하자 뒤에서 각목으로 내리쳐 으슥한 곳으로 끌고 간 다음

“옛날로 돌아간 기분이 어떠냐”고 물으며 훔쳐들고 온 주사기를 재열의 목에 꽂는다.

 

 

 

 

재열은 덤빌 생각도 그저 재범이 때리는 대로 맞기만 한다. 그런 재열의 머릿속에서는 어린시절 재범의 폭력에

시달리던 자신의 모습이 떠오른다.

 

 

 

 

쇼윈도를 깨뜨리고 뛰어든 두 사람이 난동을 피우고 있는 가게 주인이 나타나 난투극을 벌이고 있는

장면을 보고는 큰 소리로 비명을 지른다. .

 

 

 

 

그러자 재열은 벌떡 일어나 경찰에 신고하겠다는 주인을 향해 “형제간에 일어난 싸움이다. 변상하겠다”는

말로 안심을 시킨 후 재범을 끌어안으면서 “또 한 번 감방 가면 다시는 못 나온다”며 조용히 할 것을 종용한다.

길길이 날뛰던 재범은 그 말에 한순간 얌전해지면서 겁먹은 표정으로 "우리 형제예요"라며 말한다. 

 

 

 

 

난폭하게 동생을 때리다가 자신의 입장이 불리해지자 금세 순한 양이 되고 마는 재범 역시 

의붓아버지의 폭력에 인생을 망가뜨린 억울하고 가엾은 희생자일 뿐임을 말하고자 하는 대목이다.

아버지는 엄마와 두 아들을 때리고, 아버지의 이유없는 폭력으로 늘 분노에 차 있는 엄마는 그 화를

아들을 때림으로써 풀고, 그 아들은 또 그 분노를 어리고 순한 동생을 구타함으로써 풀어내온 것이다. 

 

즉 모든 불행의 근본원인은 한 집안의 리더라 할 수 있는 가장에게 있다.

권리는 마음껏 주장하면서도 그 책임과 의무는 다하지 않은 결과다. 죽은 아버지는 말이 없지만

살아남은 가족들은 그 희생양이 되어 평생을 가도 치유할 길 없는 깊은 마음의 병을 앓고 있는 것이다.

 

 

 

 

뒤늦게 재범과 재열을 찾아 뒤쫓아온 정신과의사 성동일(조동민)은 재열에게

 “재범은 복수형 인격장애다. 생각보다 위험하다. 경찰에 연락해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재열은 

"집안일이다. 형을 감방으로 돌려보내겠다"며 반대한다. 그리고 자신을 설득하는 동민을 향해

"내가 괜찮다는데 왜 그러냐. 사람들의 관심이 필요했을 땐 의붓아버지에게 맞던 어린시절이었다.

형이 진짜 위험한 사람이라면 주사기가 아니라칼로 날 찔렀어야 했다"며 재범을 감싼다. 

 

가정폭력, 아동학대에 노출돼 불행한 삶을 살아온 사람들에게는 공통점이 있다고 한다.

그것은 바로 어린시절의 상처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점이다.

가족에게 무시당하고 버림받은 아이들은 미처 세상에 나오기도 전에 세상도 자신의 집과

똑같을 거라고 지레짐작한다. 그리고 세상에 대한 기대치가 낮은 아이들은 현실을

있는 그대로 보지 못하고 왜곡하기 십상이며, 이렇게 현실을 부정적으로 보면 볼수록 

불행한 삶의 패턴을 반복할 수밖에 없게 되는 것이다.

이 드라마의 의붓아버지에 대해서는 더 자세한 내용이 나오지 않았지만,

그 아버지 역시 십중팔구 가정폭력 속에서 성장했을 게 분명하다.

 

어린시절 부당한 폭력에 노출된 아이들은 자라면서 죄책감, 분노, 수치심, 우울과 같은

감정들을 내면에 쌓아나간다. 그리고 성인이 되어 가정을 꾸리게 되면 부당하게 착취돼 온 

자신의 불행을 무고한 상대, 즉 배우자나 아이들에게 똑같은 방식으로 전가시킨다. 

그리하여 피해자는 가해자가 되고, 그 가해자의 희생양이 된 피해자는 나중에 

또다시 가해자가 되는 가정폭력의 대물림이 되풀이되는 것이다.

이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낼 수 있는 지혜와 결단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노희경 작가가 이 문제를 들고 나온 것을 보면, 이 또한 사랑으로 치유가 가능하다고 말하고 싶어서였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