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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로 보는 세상

폭주노인을 아십니까? 범죄로 내몰리는 노인들/생방송 오늘아침 기획취재

 

 

 

7월 11일 MBC 시사교양 프로그램 <생방송 오늘아침>에서는 <폭주노인>에 대한 문제를 기획취재했습니다.

숭례문이 불타고, 초등학생 여아들을 잇달아 성추행하며. 자신의 아내까지 살해한 사람들,

놀랍게도 범인은 모두 60대 이상의 노인들이었습니다.

우리나라보다 30년 앞서 고령화사회에 진입한 일본 역시 노인범죄로 골머리를 앓고 있어서 

폭주노인’이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했다고 합니다.

 

 

폭주노인 - 고립, 소외, 표출되지 못한 분노로 인해 범죄 및 갖가지 사회적 문제를 일으키는 노인들을 가리키는 신조어

 

 

지난달 학교수업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던 중 한 여고생은 낯선 남자가 뒤에서 다가와 

엉덩이를 만지고는 "경찰에 신고할 테면 신고해"라며 달아나는 바람에 몹시 놀랐습니다.

성추행범을 끝까지 추격한 결과 놀랍게도 70대 할아버지였습니다. 

 

 

 

 

수원에서는 타이어 매장에 몰래 들어가 자동차휠 12개를 절도해 가는 사건이 있었는데,

이 절도범 역시 노인이었습니다.

 

 

 

 

또 부산에서는 길가던 여대생에게 무차별 폭언과 폭력을 가하는 이른바 묻지마 폭행이 발생했는데,

이 또한 할아버지였습니다. 뿐만 아니라 얼마 전에는 70대 할아버지가 함께 술을 마시던

70대 할머니를 살해하고 이를 은폐하기 위해 피해자 할머니의 집에 불을 질러

화재로 숨진 것처럼 위장해서 징역 12년을 선고받기도 했습니다.

내연관계에 있던 이웃 할아버지가 우발적으로 저지른 범죄였습니다.

 

 

 

 

제2의 대구 지하철 방화사건으로 불리는 도곡역 방화 사건 역시 70대 노인이었습니다. 

당시 전동차 안에는 370여 명의 사람들이 있어서 자칫 엄청난 인명피해로까지 이어졌을지도

모를 사건이었기에 더욱 아찔합니다.  

 

 

 

 

도곡역 방화사건을 일으킨 노인은 불만 지르고 사건을 좀 크게 만들어 이 사건을 확대하려는 것이

목적이었다고 진술했습니다.  

 

 

 

 

이처럼 최근 우리나라는 급속한 고령화로 노인범죄가 사회문제로 크게 대두되고 있습니다.

경찰청 통계에 따르면 2013년 전체 범죄 가운데 61세 이상 노인이 저지른 범죄율은 7.25%로,

2000년 2.7%에 비해 거의 3배 가까이 높아진 상황입니다.

 

고령화사회가 진행되면서 노인들의 경제적 빈곤 외에도 소외감, 분노 등이 범죄의 원인으로

분석되고 있는 가운데, 기획취재팀은 노인들은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노인들의 현주소와

폭주하고 있는 노인들에 대한 대책은 없는지 등을 알아보았습니다.

 

 

 

 

공정식 범죄심리학 박사는 최근의 노인들은 과거 40~50대 정도의 건강상태를 가지고 있음에도

단지 나이먹었다는 이유로 사회활동에서 배제되고 있음을 지적하면서,

이로 인해 노인들이 느끼는 큰 피해의식과 심리적 좌절감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극단적인 일탈행동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일본의 이누미야 요시이키 문화심리학 교수는 많은 일본인들이 길에서 돌연 화를 내는

노인을 만나는 공통적인 경험을 하고 나서 '폭주노인'이라는 말이 확산됐다고 합니다. 

하지만 노인들이 우리와 다르다고 해도 우리의 잣대만으로 판단해서 그들을 무시한다면

잠재적 '폭주노인'의 마지막 고삐마저 풀릴 수밖에 없음을 지적하고 있습니다.

 

 

 

 

 

김진수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과거에는 생계형 범죄가 잦았다면 지금은 폭력형, 지능형 범죄,

그 다음엔 스토커니 하는 너무나도 다양한 범죄들이 노인들에 의해 발생하고 있음을 지적하면서

노인들이 많은 인생을 경험한 사람들로서 사회의 원로인 만큼 사회로부터 고립되고 버려졌다는

생각을 하지 않도록 해주는 것, 노인 스스로 사회에서 활동할 수 있도록 만들어주는 것이

아주 중요한 과제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강연재 변호사는 의학이 발달하면서 평균수명은 늘어났는데 노인문제에 대한

사회시스템이 갖춰지는 속도는 느려지는 데서 오는 문제점을 말하면서

노인들이 고립감, 우울증, 스트레스에서 오는 분노를 표출하는 범죄에 이르지 않도록 하는

해결책이 필요하다는 점을 지적합니다. 그 일환으로 청소년 전담 범죄기관이 있듯이

노인범죄에 대해서도 그 유형과 원인을  정확하게 분석하고 예방할 수 있는

전담기관이 필요하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노인들이 이렇듯 폭력적으로 변해가는 원인은 한마디로 사회의 정보화에 적응하지 못한 데 있습니다.

어느 시대나 사회는 변화해 왔고 그와 더불어 사람들의 삶도 변화해 왔지만,

최근 반세기 동안에 나타난 변화의 양상은 그 속도와 질적인 면에서

다른 시대와 너무나 큰 차이가 있습니다.

이 엄청난 변화를 변화로 인식하지 못하고 어제와 다름 없는 오늘을 살려고 한다면

결국 어딘가에 걸려 넘어지고 말 것입니다.

이것이 오늘날의 노인들이 피해갈 수 없는 현실입니다.

 

고령화사회도 그렇고 초고령화사회로의 진입 또한 일본이나 유럽보다 우리나라가 더 빠를 것이라고

예측되는 요즘, 노인복지는 잘되고 있는지, 노인들의 사회 참여가 현실적으로 잘 이루어지고 있는지,

그리고 경제적 빈곤에 따른 사회적 문제, 분노, 소외감 등을 알고

노인들의 극단적인 선택을 막을 수 없는지 진지하게 고민해 봐야 할 때가 된 것 같습니다.

 

 

 


위의 책은 최근 급증하고 있는 '폭력노인'들을 통해 현대인들의 삶을 깊이있게 통찰한

논픽션 에세이 <폭주노인>(후지와라 토모미)으로, 고령화사회로 진입한 후

노인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일본의 세태를 밝힌 책입니다.

하지만 초고령화사회 진입을 코앞에 둔 우리나라도 노인문제에서 결코 자유로울 수 없는 만큼

점차 폭력적으로 변해가는 노인들의 실상과 고충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것 같아 

요약정리해서 함께 올립니다. 

 

 

위험하고 잔인한 폭력을 휘두르는 노인들이 늘고 있다!

 

가출소녀를 유인해서 자택에 감금하고 성추행을 계속해 온 6,70대 불량노인들,

이불 터는 소리가 시끄럽다고 이웃집 주부를 총으로 살해한 62세 노인,

동네 술집에서 말다툼을 벌이다가 상대를 총으로 쏴죽이고 스스로 목숨을 끊은 할아버지,

오래도록 머물러 앉아 책을 읽는다고 주의를 주는 편의점 점원에게 전기톱을 휘도른 70세 노인,

담배자판기 앞에서 주먹다툼을 벌이다가 살인에까지 이른 60세 중년과 70세 노인,

거북 등에 구멍을 뚫어 끌고 다니다가 주민들의 신고를 받고 달려온 경관을 물어뜯은 70세 노인…

 

이 끔찍한 사건들은 일본에서 실제로 발생하여 뉴스로 보도된 것이다.

더 놀라운 것은 이 사건들이 하나같이 노인들이 저지른 범죄라는 것이다.

흔히 사람은 나이가 들어가면서 정신적으로 더 성숙해지고 지혜롭고 인자로워지는 반면

신체적으로는 나약해진다는 것이 일반적인 상식이다. 그래서 가족은 물론 이웃이나 사회에서

나이드신 분들을 세심하게 배려하고 돌봐드리도록 경로사상을 강조하기도 한다.

하지만 최근 우리 주변엔 그런 상식과 달리 불가해한 언동으로 갈등을 빚고,

격노 끝에 잔혹한 폭행이나 살인도 서슴지 않는 노인들이 급증하고 있다.

 

물론 이러한 노인범죄가 일본에서만 나타나는 현상은 아니다.

급속한 고령화시대를 맞고 있는 우리나라에서도 노인들이 일으킨 잔인한 범죄로 인한

사회적 문제가 점차 커져가고 있기 때문이다.

 

 

‘인자하고 지혜로운 노인’이라는 것은 환상인가?


오늘날 이해하기 어려울 만큼 격분하고 폭력을 휘두르며 끊임없이 갖가지 문제를 일으키는  노인들.

이런 노인들을 <폭주노인>의 저자 후지와라 토모미는 일명 ‘신(新)노인’이라고 일컫는다.

 

영양관리와 질병, 체력관리를 통해 옛날의 그 나이로는 도저히 상상할 수 없을 만큼

젊게 사는 노인들이 많아진 것도 원인 중 하나이지만,

저자는 좀더 깊은 곳에서 원인을 찾고 있다.

바로 정보화시대, 물질만능시대가 낳은 ‘인간관계의 변화’에 적응하지 못한 노인들이

고립 및 소외되어 가고, 그로 인한 고독감으로 점차 폭력적으로 변해가고 있다는 진단이다.

즉 서로에 대한 배려가 부족하고 겉도는 현대의 인간관계가 절망과 고독함,

자괴감에 빠진 노인들을 양산해 내고, 이것이 결국엔 분노로 표출되어

범죄에까지 이르는 게 아닐까 조심스럽게 진단하고 있는 것이다.

 

저자는 노인들의 폭력은 격변하는 현대사회에 대한 부적응과 고독한 삶을 알리는 절규라고 말한다.

고독과 소외, 고립감, 그리고 현대사회에 적응하지 못하는 데에서 내질러지는 안타까운 외침인 것이다.

따라서 그 안타까운 외침 속에서 서로에게 의지가 되고 반석이 되어주지 못하는 가족관계,

소외받는 고령자들을 제대로 배려하지 않고 보살피지 못하는 지역사회,

저마다의 공간에 갇힌 채 타인과 커뮤니케이션하고 싶어하지 않는 현대인의 성향

우리 사회 전체에 잠복되어 있는 문제를 진지하게 짚어봐야 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한다.

지금 우리 주변에서 보게 되는 ‘폭주신노인’을 이해하기 위해서도,

그리고 우리 모두의 미래를 위해서도  깊이 고려해 봐야 할 문제라는 것이다. 

나이들어서 노인이 되는 것은 누구도 피해갈 수 없는 일이기 때문이다.

결코 남의 일이 아닌 것이다.

 


 

 

그리고 다음 글은 중앙일보의 양설희 논설위원이 "질풍노도의 노인들"이라는 제목으로 쓴 칼럼입니다.

고령화사회를 맞은 우리나라 노인문제가 얼마나 심각한지를 정확게 짚고 있어서 함께 올립니다. 

 

 

 

요즘 노인들 무섭다’. 이 말은 ‘요즘 애들 무섭다’는 말만큼이나 공감을 얻는다.

세월호 아이들을 팽개치고 도망친 이준석 선장이나 전남 장성 요양원 화재와

서울지하철 3호선 도곡역 열차 방화 용의자도 70, 80대였고,

최근 전남 영암의 한 초등학교에서 대낮에 여아 4명을 성추행한 용의자는 60대였다.

70대 노인의 방화로 국보1호 남대문이 전소된 것은 온 국민의 트라우마다.

청소년들이 일으키는 사고는 자기파괴적인 데 비해 노인들은 사고를 쳤다 하면

이렇게 범사회적 충격을 일으킬 만큼 스케일이 큰 경우가 많아 더 무섭다.

 

일부 노인의 일탈이면 좋겠는데 그렇지 않아 보여서 걱정이다.

요즘 여성들은 어두운 골목에서 남자 노인이 보이면 머리가 쭈뼛해진다고 할 정도로

노인범죄에 대한 불안감은 커지고 있다.

노인범죄는 고령화 사회에선 어디나 골칫거리로 떠오르고 있다.

일본도 10여 년 전부터 ‘폭주노인’ 운운하며 노인범죄를 우려했다.

미국에선 삶의 권태를 이기지 못해 악마에게 영혼을 판 파우스트처럼 일탈과 악행에

무감각해지는 노인들을 ‘파우스트 세대’라며 걱정한다.

 

물론 노인 인구가 많아지니 노인범죄가 느는 건 어쩔 수 없다.

한데 우리나라 노인범죄 양상은 좀 독특하다.

일본 노인범죄는 5건 중 3건이 절도로 생활범죄가 많다.

한데 우리나라 노인범죄(2011년 기준)는 폭력(32.5%), 사기(20.9%), 절도(10.5%) 순이다.

10년 사이 강도와 강간은 4배씩, 방화는 2.7배, 살인은 2배가 늘었다.

노인범죄가 흉악범죄 중심이다. 10~30대 범죄 건수는 주는 반면 60, 70대의 범죄건수 증가율은 가파르다.

노인 1명이 늘면 범죄는 3건이 느는 꼴이다. 게다가 평생 전과 없이 살다가

60, 70대에 처음 범죄를 저지르는 초범은 5명 중 3명꼴이다.

 

왜? 문제는 그 설명이 별로 없다는 거다. 장성·도곡역 사건 후 노인범죄 관련 연구물들을 뒤졌다.

본격적 연구라 할 게 별로 없었다. 빈곤·소외 등의 노인문제와 건강이 좋아져서 힘이 넘치는 것을

범죄의 요인으로 꼽는 등 다른 나라 연구와 별 차이가 없었다.

한데 정말 궁금한 건 한국 노인범죄의 특이한 양상, 어째서 우리 노인범죄는

흉악범죄 중심인지, 나이를 앞세워 대접받으려는 문화와 가부장 문화의 붕괴에 따른

아노미 등이 범죄에 영향을 미치는 건 아닌지 등과 관련된 것이다.

이젠 노인범죄 연구도 연구 소외지대를 벗어나 치열한 분석이 필요해 보인다.

이유를 알아야 대책도 나올 테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