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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으로 보는 세상

[여덟 단어] 박웅현이 던지는 여덟 가지 삶의 화두

 

 

 

[책은 도끼다]라는 책으로도 널리 알려져 있는 박웅현님의 [여덟 단어]에는

<인생을 대하는 우리의 자세>라는 부제가 달려 있습니다. 

저자는 책을 읽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좀더 올바른 시각으로 삶을 대하기 위해서라고 말합니다.

그가 인문학적 삶에 대한 태도, 방향을 말하기 위해 택한 여덟 개의 단어는

자존, 본질, 고전, 견(見), 현재, 권위, 소통, 인생입니다.

여덟 개로 나눠놓았지만, 모든 단어는 인문학적/철학적 깊이가 짙게 느껴지는

저자의 글들을 통해 결국 연결이 되면서 하나의 방향으로 나아갑니다.

 

 

 

 

인생의 정답을 찾기보다는 정답을 만들어가기를,

충실한 오늘이 곧 내일이니 내일만을 꿈꾸지 말기를,

그 많은 단점에도 불구하고 나는 나이니 남을 부러워하지 말기를,

당대는 흐르고 본질은 남는 것이니 시류에 휩쓸리지 말기를,

모든 멘토는 참고사항일 뿐이니 멘토를 맹신하지 말기를,

자신만의 올바른 재판관과 상의하여 자신만의 인생을 또박또박 걸어가기를,

그리고 무엇보다도 자신이라는 유기체에 대한 존중을 절대 잃지 말기를.

 

이것이 저자가 이 책을 통해 말하고자 하는 요점입니다.

다음은 인문학적인 삶의 태도를 말하고자 저자가 던지는 여덟 가지 화두를 요약정리한 것입니다. 

 


 

 

1 자존 – 당신 안의 별을 찾으셨나요?

 

자존은 나를 중히 여기는 것이다.

자존이 있는 사람은 풀빵을 구워 팔아도 행복하고,

자존이 없는 사람은 백 억을 벌어놔도 자살을 하기도 한다.
아모르 파티(Amor farti), 즉 자신의 운명을 사랑하는 사람은 어떤 상황에서도 행복할 수 있다

 

자존감을 갖는 데 가장 방해가 되는 요인은 우리 교육이 아닐까.
각자가 가지고 있는 것에 기준을 두고 그것을 끄집어내는 교육이어야 하는데,
우리 교육은 타인에게 기준점을 둔다.

그리고 이렇게 교육받은 우리는 ‘다름’을 두려워한다.

남과 다르면 알 수 없는 불안감이 밀려드는 이런 환경에서는 자존을 찾을 수 없다.

 

인생의 답은 저쪽에 있지 않다. 답은 바로 지금, 여기 내 인생에 있다.
나를 사랑한다면, 나를 원한다면 있는 그대로의 나를 받아들여야 한다.

 

 

2 본질 – 모든 것은 변하지만, 아무것도 변하지 않는다

 

오늘날처럼 모든 것이 급변하는 시대에도 변하지 않는 것이 있다.
사람들의 마음이 그것이다.

예컨대 전화기의 본질은 궁금하고, 그립고, 보고 싶은 사람의 목소리라도 듣고 싶은 마음이다.

전화기가 발전해서 개인 휴대전화가 생기고,

그 휴대전화로 얼굴을 마주보면서 통화할 수 있는 시대가 됐지만,

전화기의 본질은 바뀌지 않았다.

 

공부의 본질은 무엇인가? 서울대학교에 가는 걸까?
아니다, 공부는 나를 풍요롭게 만들어주고, 사회에 나가 경쟁력이 될 실력을 만드는 게 본질이다.

스펙은 그야말로 포장이다. 알맹이가 본질이다.

 

그런데 우리 교육은 참 안타깝게도 중고등학교 교과과정에서

음악, 미술, 체육시간을 줄이거나 없앤다고 한다.

그런 것들을 없앤다는 건 대학 가는 것을 본질로 보고 있다는 이야기다.
기능인들을 기르겠다는 것이다.

수능을 잘 봐서 좋은 대학 가는 것을 교육과 학습의 본질로

보기 때문에 이런 현상이 생기는 것이다.
사람들을 한 줄로 세우고, 불안을 가중시키기 때문에 감정을 절제하지 못해
가정폭력을 휘두르는 엘리트들이 나오는 것이다.

 

기본적인 것들을 먼저 갖추어야 한다.

지식은 본질을 익힌 후에 있어야 한다.

 

 

 

 

3 고전 – Classic, 그 견고한 영혼의 성(城)

 

고전의 사전적 의미는 다음과 같다.

 

1) 예전에 쓰인 작품으로 시대를 뛰어넘어 변함없이 읽을 만한 가치를 지니는 것들을 통틀어 이르는 말
2) 어떤 분야의 초창기에 나름대로의 완성도를 이룩해 후대의 전범으로 평가받는 저작 또는 창작물

   (출처 Daum 국어사전)

 

시대를 뛰어넘어 변함없는 가치를 지니는 것이 바로 고전이다.
온 세상을 품을 것 같던 사랑도 지워지고, 아름답던 얼굴도 시들고,

절대 잊지 못할 것 같던 치욕의 순간도 흐려지고, 날아오를 것 같던

환희의 순간도 희미해지듯이 대부분의 것들이 시간에 굴복한다.

 

그런데 고전은 시간과 싸워 이겨냈다.

3백 년, 5백 년을 살아남았고, 앞으로도 더 살아남을 것이다.
이렇게 살아남은 것들을 우리는 무서워해야 하지만, 되려 무시하기 일쑤다.

 

우리들, 특히 젊은 청춘들에게 고전은 사실 지루하다.

매일 새롭게 터져나오는 것들에 적응하며 살기에도 바쁘기 때문이다.

그러나 생각해 보자. 뭐가 더 본질적인 것일까?
오늘 나타났다가 1주일, 한 달 후면 시들해지는 당장의 유행보다

시간이라는 시련을 이겨낸 검증된 결과물들이 훨씬 더 본질적이지 않을까?

 

진짜 알려면 관심을 가져야 한다. 그리고 몸으로 받아들이고 느껴야 한다.
클래식을 당신 밖에 살게 하지 마라.

클래식은 삶을 풍요롭게 해주는, 즐길 대상이지 공부의 대상이 아니다.

 

 

4 견(見) - 이 단어의 대단함에 대하여

 

아이디어는 깔려 있다. 어디에나 있다.

없는 것은 그것을 볼 줄 아는 내 눈이다.
아름다움은 보는 사람들의 눈 속에 있는 법이다.

 

물론 우리는 요즘 많이 본다.

책도 많이 읽고, 사과도 배도 감도 얼마든지 많이 볼 수 있다.

그러나 정작 아무것도 보지 않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더 많이 보려고 할 뿐, 제대로 보려고 하지 않기 때문이다.

 

우리가 못 보는 이유는 우리가 늘 볼 수 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결핍이 결핍된 세상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헬렌 켈러는 진짜 보는 방법을 알고 있었다. 

눈이 안 보이는데도 불구하고 말이다.

앞이 보이지 않아도 그녀는 산에서 온갖 것을 봤다.

자작나무와 떡갈나무, 나뭇잎의 앞뒷면, 발에 밟히는 낙엽,

자신을 스치며 지저귀던 새, 그 옆을 흐르는 계곡물 소리.

 

그런데 눈이 보이는 사람들은 정작 산에서 아무것도 보지 못했다고 말하기 일쑤다.
제대로 볼 수 있는 것이 곧 풍요다.

 

 

 

 

5 현재 – 개처럼 살자 


개는 밥을 먹으면서 어제의 공놀이를 후회하지 않고,

잠을 자면서 내일의 꼬리치기를 걱정하지 않는다. 
개는 주인이 집에 돌아오면 반갑다고 얼굴을 핥는다.
그때는 마치 핥는 일이 자신이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인 것처럼 최선을 다한다.
그리고 밥을 주면 이 세상에서 처음 밥을 먹어보는 것처럼 먹고,
잠잘 때는 ‘아, 아까 주인이 왔을 때 꼬리를 좀 덜 쳤나“ 하고 아쉬워하거나

고민하는 일은 절대 없다.그냥 잔다.

공놀이를 할 때는 그 공이 우주다. 하나하나를 온전하게 즐기면서 집중한다.
산책을 나가면 온 세상을 가진 듯 뛰어다닌다. 현재에 집중하면서 행복을 보는 것이다.

 

한형조의 [붓다의 치명적 농담]에 나오는 이야기다.

 

“스님도 도를 닦고 있습니까?”
“닦고 있지.”
“어떻게 하시는데요?”
“배고프면 먹고, 피곤하면 잔다.”
“에이, 그거야 아무나 하는 것 아닙니까?
도 닦는 게 그런 거라면 아무나 도를 닦고 있다고 하겠군요.”
“그렇지 않아. 그들을 밥 먹을 때 밥은 안 먹고 이런 저런 잡생각을 하고 있고,
잠잘 때 잠은 안 자고 이런 저런 걱정에 시달리고 있지.”

 

현재에 집중하라는 말이다.

밥 먹을 때는 걱정하지 말고 밥만 먹고,

잠잘 때는 계획을 세우지 말고 잠만 자라는 이야기다.
이 삶의 지혜는 동서양을 막론하고 마찬가지다. 

 

 

6 권위 – 동의되지 않는 권위에 굴복하지 말고 불합리한 권위에 복종하지 말자

 

우리는 왜 어떤 직함 앞에서 약해질까?
우리는 왜 어떤 대학 이름 앞에서 약해질까?
그리고 우리는 왜 어떤 회사 이름 앞에서 약해져야 하는 걸까?

 

우리가 어떤 직군, 직함 앞에서 약해진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다른 나라보다 더 강하게 작용하는 ‘문턱증후근’ 때문이 아닐까.

문턱증후군, 즉 그 문턱만 들어서면 인생이 달라진다는 믿음에서 시작되는 잘못된 증상이다.

 

사회는, 기득권 세력은 고분고분한 사람을 원한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자신의 것을 지키기 위해서는 도발하는 사람이 있어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때문에 권위를 보이면서 복종하고 따라오라고 무언의 협박을 한다.

 

우리는 그런 가짜 권위들을 검증하는 태도를 취해야 한다.

우리를 무서워하게 해야 한다.

무조건 복종하는 사람들을 무서워하진 않는다.

아닌 건 아니라고 말할 수 있어야 한다.
물론 존경할 만한 사람이라면 그 권위에 굴복해야 하겠지만 말이다.

 

 

 


 

7 소통 –마음을 움직이는 말의 힘  


소통은 회사나 단체에만 필요한 게 아니라 부부관계, 친구관계, 육아에서도 매우 중요하다.

소통이 잘 되지 않으면 관계의 난맥상이 생길 것이고,

그로 인해 기본생활이 힘들어지기 때문이다.

 

소통이 안 되는 세 가지 문제

첫째 서로 다르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는 것,

둘째 상대를 배려하지 않는 것,

셋째 하고 싶은 말을 제대로 전하지 못하는 것이다.

 

따라서 소통을 위해서는

첫째 다름을 인정해야 한다.

그리고 둘째 말의 맥락을 잘 파악해야 한다.

같은 말이라도 상대에 따라 전혀 달라지기 때문이다.

셋째 생각을 디자인해야 한다.

즉 자신의 생각을 좀더 세련되게 전달할 필요가 있다.

전하고자 하는 바를 정확하게 전달하는 것은 주술구조를 제대로 갖추고

문맥을 파악하는 것만으로도 어느 정도 가능하다.

하지만 “아” 다르고 “어” 다르다는 말처럼 어떻게 말하느냐에 따라 말에 담긴 힘이 달라진다.

그래서 생각을 디자인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우리는 누구나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다.
사람을 움직이고 싶고, 주변에 영향을 주고 싶고, 세상을 변화시키고 싶다면,

다른 사람을 먼저 배려하고 생각을 정리하는 습관을 가져라.

그러면 성공적인 소통을 할 수 있다.

 

 

8 인생 – 급한 물에 떠내려가다가 닿은 곳에 싹틔우는 땅버들 씨앗처럼

 

인생은 자존, 본질, 고전, 현재, 권위, 소통이라는 싱싱한 재료를 담아낼 아름다운 그릇이다.

이 아름다운 ‘인생’이라는 단어가 무서우리만큼 크게 느껴지는 이유는

이 단어 하나만 잘 알아도 세상을 제대로 살아나갈 수 있기 때문이다.

 

모든 인생은 의도대로 되지 않는다.

그리고 인생은 똑같이 반복되지 않는다.

모든 인생은 전인미답이다.

 

인생에 공짜는 없다.

하지만 어떤 인생이든 어떤 형태가 될지 모르지만 반드시 기회가 찾아온다.

그러니 늘 준비하는 자세로 나만이 가질 수 있는 무기를

하나쯤 마련해 놓는 것에서 인생의 승부가 갈린다.

 

하지만 목표를 세우고 이루지 못하더라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행복하게 살 수 있다.

그 많은 단점에도 불구하고,

떨어지는 외모에도 불구하고,

표현할 줄 모르는 유머감각에도 불구하고,

양지바른 씨앗이 닿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나는 나라는 자존을 가지고 나의 장점을 실현해 나간다면 말이다.

 

우리는 모두 뇌관이 발견되지 않은 폭탄이고,

뇌관은 바깥이 아닌 바로 나 자신에게 있다.

즉 우리 모두는 때가 되면 엄청난 화력으로 터질 만큼 큰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최선을 다했다면 후회하지 말아야 한다.

최선을 다한 인생이 아름다운 것이지, 아름다운 인생이 따로 있는 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