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체의 인간학 착한 사람은 거짓말을 한다

니체의 인간학 착한 사람은 거짓말을 한다

 

독일 실존철학의 선구자 프리드리히 니체는 [권력에의 의지]에서 "착한 사람들은 모두 약하다. 나쁜 사람이 될 수 있을 만큼 강하지 않기 때문에 그들은 착한 사람인 것이다"라고 말했습니다. 착한 사람이 나쁜 짓을 하지 않는 이유는 그것이 나쁘기 때문이 아니라 오직 사회로부터 말살당하고 싶지 않아서, 즉 악행을 저지를 만한 용기가 없어서라는 것입니다. 사회에 저항하며 홀로 살아갈 만큼 강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이어서 니체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스스로 양심에 찔려서 나쁜 짓을 하지 않는 거라고 믿고 있다. 뻔뻔스럽게도 자신을 미화하고 있는 것이다"라고 <착한 사람>에 대한 비난을 멈추지 않습니다.

 

니체의 인간학 착한 사람은 거짓말을 한다

 

여기에 한술 더 떠서 약함과 비열함, 선량함과 '싸우는 철학자'로 불리는 일본의 철학자 나카지마 요시미치는 [니체의 인간학]을 통해 "착한 사람만큼 나쁜 사람은 없다"면서 <착한 사람>의 실체를 서슬 퍼런 망치를 들고 적나라하게 폭로하고 있습니다. 

 

저자는 착한 사람의 폭력성을 1) 착한 사람은 약자다 2) 착한 사람은 안전을 추구한다 3) 착한 사람은 거짓말을 한다 4) 착한 사람은 무리를 짓는다 5) 착한 사람은 동정한다 6) 착한 사람은 원한을 품는다 등 6개의 명제로 나누어 비판하고 있는데, 이 중 [착한 사람은 거짓말을 한다]를 정리해 보았습니다. 흔히 착한 사람은 거짓말하지 않는다고 믿고 있지만 그들도 거짓말을 한다는 것, 그리고 거짓말하는 이유는 무엇인지 알 수 있을 될 것입니다.     

 

니체의 인간학 착한 사람은 거짓말을 한다

 

 진실은 반감을 사는 경우가 많다

 

착한 사람은 상냥하다. 자신도 타인에게 상냥하지만, 타인도 자신에게 상냥하기를 바란다. 착한 사람이 타인에게 상냥한 이유는 자신도 타인에게 상냥한 대접을 받고 싶기 때문이며, 그래야 자신이 안전해지기 때문이다. 또한 착한 사람은 자신의 안전을 위해 타인에게 반감을 살 만한 말을 절대로 하지 않는다. 하지만 진실이 반감을 사는 경우도 있으므로 착한 사람은 필연적으로 끊임없이 거짓말을 하게 된다.

 

착한 사람은 자신의 본심에는 귀를 기울이지 않는다. 자신의 본심에 귀를 기울이면, 거기엔 타인을 상처입히고 자신도 상처받는 불온한 언어들이 들끓고 있다는 것을 알기에, 자신의 평온무사함을 위협받을까봐 두렵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착한 사람은 거짓말하는 것에 아무 의문도 품지 않을 뿐 아니라 그것이 좋은 일이라고 진심으로 확신하는 처치곤란한 자들이다. 게다가 그들은 진실을 말하는 사람을 "진실이 그렇게 중요한가!"라며 오히려 격렬하게 비난한다.    

 

 

 자신을 보호하기 위한 선의의 거짓말

 

착한 사람은 특히 선의의 거짓말을 상습적으로 한다. 타인에게 상처를 주지 않기 위해, 그리고 타인을 배려하기 위해(라고 하지만 사실은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서이지만) 숱한 거짓말을 한다.

 

칸트는 모든 거짓말을 비난했는데, 특히 "선의의 거짓말만큼 사람을 불쾌하게 만드는 것은 없다"고 단언했다. 예를 들어 친구가 악당에게 쫓겨서 나의 집으로 도망쳐 와 숨었을 때, 친구를 쫓아온 악당이 "녀석이 어디로 갔나?"고 물어도 "아까 뒷문으로 빠져나갔다"고 거짓말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칸트는 어떤 경우든 거짓말을 하지 않는 기계적인 사회 부적응자를 칭찬하는 게 아니다. 친구의 생명을 구하는 일과 진실을 말하는 일이라는 상반된 의무가 충돌할 때 어느 쪽을 선택하든 의무를 위반할 수밖에 없으며, 따라서 어느 쪽을 선택하든 선의의 거짓말이라는 명분으로 자신을 보호하려 해서는 안 되며, 거짓말하는 자신을 나무라는 게 옳다고 믿는 것이다. 

 

 

 호의를 되갚지 않는 데 대한 불만

 

착한 사람은 거리낌없이 호의를 흩뿌리는데, 사실 이는 자신을 지키기 위해서다. 그들의 호의는 상대의 가치관이나 인생관에 대해 베푸는 호의가 아니라 오로지 모든 사람의 호감을 얻는 것을 목적으로 한 호의다. 따라서 이는 조잡하고 억지스러우며, 모두가 분명히 좋아해줄 거라는 계산이 깔린 오만방자한 호의다. 

 

그렇기에 착한 사람은 호의가 무시당하는 것을 참지 못하고 타인에게도 똑같은 호의를 요구하며, 그에 대해 감사하지 않는 사람을 격렬하게 비난한다. 틀에 박힌 인사, 전형적인 예의, 정중한 감사에 파묻힌 호의는 타인을 존중하기보다는 오직 관습에 따라 대할 뿐이라는 것을 여실히 드러내는 것이다.

 

착한 사람은 "선의로 해주는 거야"라고 중얼거리면서도 그 호의를 결코 공짜로 베풀지 않는다. 상대에게 자신이 바라는 만큼의 보상을 요구하는 것이다. 그 표면적인 감사의 언어, 황송해하는 말씨, 성의있는 태도가 불결하게 느껴지는 것은 그 때문이다.

 

 

 사려가 부족한 성실함

 

실로 놀랍게도 '약자=착한 사람'은 온몸으로 성실을 추구한다. 하지만 착한 사람이 요구하는 성실성이란 약한 자기네 동료들 안에서만 통용되는 성실성, 약자의 특권을 믿는 사람에게만 통하는 성실성이다.

 

그러므로 착한 사람은 이 약자의 원칙을 깨는 사람들에게는 성실성을 내던져버린다. 그리고 그런 사람들을 믿지 않으려고, 속지 않으려고, 사기당하지 않으려고 온몸으로 경계하라고 스스로에게 속삭인다. 즉 착한 사람의 성실성이란 강자의 느긋한 성실성과는 달리 눈알을 이리저리 굴리며 끊임없이 불안에 떠는 성실성인 것이다. 더 깊이 파헤쳐보면 그 성실성은 용기가 없는 성실성이자 사려가 부족한 성실성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착한 사람은 타인을 되도록 성실하게 대하고자 한다. 매우 자연스럽게 곤란에 처한 사람을 도와주고자 하며, 정의롭지 못한 일에 매우 자연스럽게 분개하고, 증언대에서는 매우 자연스럽게 진실을 말하고자 한다. 단, 그 성실성은 자신과 타인의 행복과 성실함이 일치하는 토양에서만 가능하며, 토양이 다른 곳에서는 타인을 거들떠도 보지 않고 자기만의 길을 갈 뿐이다.

 

 

거짓말할 용기조차 없는 자들

 

그러나 단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고 해서 훌륭한 인간이라는 것은 아니다. 니체는 이에 대해 신랄하게 학자들을 비판했다. "학자들은 자신이 거짓말하지 않는다는 점을 자랑한다. 하지만 거짓말할 힘이 없다는 것은 진리를 사랑할 준비가 안 되어 있다는 뜻이다. 거짓말을 할 줄 모르는 자는 진리가 무엇인지 모른다"고 한 것이다.

 

니체는 24세 때 바젤대학 교수로 전격 발탁되고, 취임한 지 3,4년 뒤에 출간한 [비극의 탄생]을 계기로 동료들과 학자들에게 따돌림을 당했는데, 이 최초의 충격으로 그는 극도로 반항적이고 역설적인 태도를 갖게 됐다. 세상을 보는 방식(인생관, 인간관, 철학관)이 그토록 직설적이고 솔직할 수 있었던 것은 이 시기에 그 초석이 만들어졌다고 볼 수 있다.

 

그는 자신의 독창적인 연구는 무시하면서 진부한 그리스 찬가와 평범하고 개성 없는 연구에 몰두하는 문헌학자들을 미워했다. 그들의 조심스러움, 돌다리도 드드려보고 건너는 그 착실한 실증적 정신을 미워한 것이다. 학자들은 이렇게 거짓말하지 않는 일만 소중히 여기고, 한줌의 전문가 집단 가운데에서 높이 평가받기만을 추구하며 수수한 인생을 끝낸다. 그들이 거짓말을 하지 않는 이유는 성실해서가 아니다. 그들에게는 단지 창조적인 능력과 거짓말할 용기조차 없기 때문이다.

 

이상, 니체의 인간학 착한 사람은 거짓말을 한다입니다. 흥미로우셨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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