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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으로 보는 세상

호플링의 실험 의사의 지시라면 위험에 빠뜨리는 일도 따를까?

호플링의 실험 의사의 지시라면 위험에 빠뜨리는 일도 따를까?

 

호플링의 실험 의사의 지시라면 위험에 빠뜨리는 일도 따를까?

 

JTBC 의학드라마 [라이프]는 병원 내에서 벌어지는 투약오류, 과잉진료, 무면허 대리수술 외에 성과급제도, 병원장직을 둘러싼 암투 등 의료진과 경영진의 민낯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더욱이 의료 민영화, 정경유착 문제 등을 다룬 11회와 12회에서는 국회의장 특수활동비 유용사건을 고발한 한 기자의 사망에 대해 구승효(조승우) 사장의 지시에 따라 '외부충격에 의한 사망'이라는 사인을 발표했던 오세화(문소리) 원장은 응급의료센터 예진우(이동욱)의 주장으로 부검을 실시한 후 주경문(유재명) 흉부외과 센터장의 간곡한 말에 사인을 병사로 정정한 후 귀가하던 중 정체 모를 사람들에게 쫓기는 모습까지 보여 스릴러의 느낌마저 주고 있습니다. 덕분에 그 동안 거의 몰랐던 병원 내부의 여러 가지 면을 알아가고 있는 참입니다. 

 

호플링의 실험 의사의 지시라면 위험에 빠뜨리는 일도 따를까?

 

이 중 암센터에서 이루어졌던 투약사고는 환자의 생명까지 앗아갔었는데, 이 경우는 실수로 인한 것이지만, 과학 해설자 애덤 하트데이비스의 [파블로프의 개]에는 실제로 의사의 약물 투여 지시에 무조건 복종하는 간호사들을 대상으로 한 흥미로운 실험이 실려 있어서 포스팅해 보았습니다. 

 

[호플링의 실험 의사의 지시라면 위험에 빠뜨리는 일도 따를까?]입니다. 이 실험 결과를 보면 환자로서는 의사와 간호사를 신뢰하는 것이 당연한 일이지만, 아무래도 사람이 하는 일이니만큼 환자나 보호자도 평소 자신이 먹는 약이며 치료에 대해 어느 정도는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의사의 권위와 복종에 대한 찰스 호플링의 실험 

 

미국의 정신과 의사 찰스 호플링은 권위와 복종에 대한 밀그램의 실험을 계기로 이를 더 심도있게 알아보기 위해 유사한 실험을 했다. 그와 둉료들은 의사들이 이따금 의무사항을 무시한 채 격리병원에 그냥 들어간다거나 간호사에게 수칙에 위배되는 사항을 지시하는 등 간호사들의 권리를 침해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연구진은 이에 대한 간호사의 대처방식을 알아보고자 했다.

 

실험은 공공 정신병원 한 곳의 12병동과 사설 정신병원 한 곳의 10개 병동에서 진행되었다. 간호사 12명과 간호학과 학생 21명을 통제집단으로 삼고,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행동할 것인지 질문했다.

 

 

 가짜 의사 스미스, 애스트로텐 투여를 지시하다

 

먼저 정신과 스미스 의사(가짜 의사)가 야간근무를 하는 간호사 22명에게 전화해 아스트로텐이 있는지 묻는다. 연구진은 미리 애스트로텐(astroten) 약통을 준비해 놓았는데, 사실 이것은 글루코오스 성분으로 만든 인체에 무해한 가짜 약이었다.

 

 

그 후 스미스 의사가 존스 환자에게 애스트로텐 20밀리그램을 투여하라는 지시를 내리면서 긴급상황이라고 전한다. 그리고 자신은 10분 후에나 병동에 도착하니 주사 지시서는 그때 작성하겠다고 말한다. 그런데 약통에는 '5mg, 최대 투여량 10mg, 최대 투여량 이하로만 투여하시오'라는 문구가 씌어 있다.  

 

간호사는 난처한 상황에 놓이게 된다. 20밀리그램은 지나치게 많은 양인데다 전화로 지시하는 것은 병원 규정 위반이다. 또한 애스트토텐은 허가된 약도 아니다. 즉 환자용 악품 목록에는 없는데다 사용 허가도 나지 않은 약이다. 그리고 스미스라는 의사에 대해서도 아는 바가 없다. 게다가 혼자 야간근무 중이서어 이에 대해 의논할 동료도 없다.

 

 

 간호사들은 어떻게 대처했을까?

 

통제집단의 간호사 12명 중 10명이, 간호학과 학생은 전원이 의사의 지시를 따르지 않겠다고 대답했다. 하지만 실험집단의 간호사 22명 중 12명은 지시대로 약을 투여하려 했다. (물론 그 옆에 있던 연구진과 의사가 이들을 중지시키고 실험에 대해 설명했기에 실제로 투여가 이루어지지는 않았다.)

 

통화 중 대화의 대부분은 짧은 지시였고, 간호사 대부분은 지시를 따랐다. 그들 중 고의로 투여하려고 한 간호사는 없었으며, 간호사 중 16명은 나중에 지시를 따르지 말았어야 했다고 후회했다. 

 

 

 간호사들의 고백

 

그 후 약을 투여하려 했던 간호사 중 12명만이 최대 투여량을 알고 있었으며, 나머지 10명은 신경써서 보지는 않았지만 의사가 내린 지시이니 당연히 안전할 거라고 생각했다고 고백했다. 그리고 실험집단의 간호사 모두 병원 규정에 위반되는 전화 지시에는 응하지 말았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스미스 씨가 진짜 의사인지 확인할 필요도 있었고, 허가가 안 된 약을 투여한는 일을 없어야 했다는 인식을 보였다.

 

하지만 그들 중 대부분은 평소 의사의 지시는 무조건 따르고 보는 게 관행이라고 털어놓았다. 실제로 15명은 이와 유사한 상황에 처한 적이 있는데, 의사가 자신의 지시에 순순히 따르지 않는 간호사에게 화를 냈다고 말했다. 호플링 팀의 실험의 결론은 "권위에 복종해서 환자를 위험에 빠뜨리는 지시를 따르는 간호사도 있다"는 것이었다.

 

 

 사람들은 권위에 복종해서 타인을 위험에 빠뜨리는 지시를 따르기도 한다

 

이로부터 몇 년 후 랭크와 제이콥슨은 비슷한 실험을 했다. 간호사에게 과다 복용량이지만 치사량에 이르지는 않는 바륨을 투여하라는 지시였다.

 

간호사들은 동료와 의견 교환이 가능했던 이 실험에서는 18명 중 16명이 지시를 거부했다. 이런 결과가 나온 주된 이유는 간호사들이 바륨에 대한 사전지식이 있었고, 동료들과 의사소통이 가능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의사들이 지시를 따르지 않으려는 강한 태도, 간호사들의 자아존중감 증가, 소송에 대한 두려움도 작용한 면이 있었다.

 

1995년 스미스와 매키는 미국 내 병원에서 매일 12퍼센트의 실수가 발생하는데, 이에 대해 많은 연구진은 "이 문제의 주원인으로 의사는 자신의 권위에 대해 무조건적으로 복종하기를 원하고, 간호사는 이를 받아들이기 때문으로 본다"고 보고한 바 있다.

 

이상, 호플링의 실험 의사의 지시라면 위험에 빠뜨리는 일도 따를까?입니다. 흥미로우셨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