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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로 보는 세상

당신이 잠든 사이에 예지몽을 꾸는 이종석과 수지

 

당신이 잠든 사이에 예지몽을 꾸는 이종석과 수지

 

 

SBS 수목드라마 [당신이 잠든 사이에]는 마치 [어둠 속에 벨이 울릴 때]라는 스릴러 영화 제목처럼 고전적인 느낌을 주는 제목이다. 하지만 주인공 역할을 맡은 이종석수지의 풋풋함이 넘쳐나는 장면을 보고 있노라니 어느덧 그런 느낌은 사라져 버렸다. 32부작으로, 누군가에게 닥칠 불행한 사건과 사고를 꿈으로 미리 볼 수 있는, 즉 예지몽(豫知夢)을 꾸는 여자 남홍주(수지)와 그 꿈이 현실이 되는 것을 막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검사 정재찬(이종석)의 스토리가 펼쳐진다.  

 

누군가에게 닥칠 불행한 사건과 사고를 꿈으로 미리 볼 수 있다니, 대단한 능력이다. 하긴 여느사람들도 한두 번쯤은 예지몽을 꾼 경험이 있을 것 같은데, 이 드라마에서는 수지만이 아니라 이종석도 지속적으로 예지몽을 꾼다. 그리고 이 예지몽을 매개체로 해서 이종석과 수지의 달달한 로맨스도 이어져 나간다. 벚꽃이 꽃비처럼 흩날리는 봄날을 비롯해서 사계절을 다 담았다는 영상도 아주 수려하다.   

 

당신이 잠든 사이에 예지몽을 꾸는 이종석과 수지

 

홈페이지를 참조해서 드라마 [당신이 잠든 사이에]서 주연을 맡은 인물을 소개하자면, 느닷없이 남홍주(수지)의 꿈에 등장한 정재찬(이종석)은 한강지검 형사3부에 발령받은 말석검사다. 사교성이 없어 인맥이 중요한 검사조직에서도 인맥이 빈약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조직뿐 아니라 이웃들간의 인맥을 쌓는 요령도 없는데다 의지도 별로 없다.

 

한강지검에 발령이 난 후로 뭔가 인생이 꼬이는 느낌이다. 깐깐한 선배검사들과 부장검사 사이에서 유능한 검사로 인정받고 싶지만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 이게 다 재수없는 앞집 여자 홍주를 만나고 나서부터 생긴 일이라고 생각한다.

 

 

한편 남홍주(수지)는 대충 묶은 머리에 꾀죄죄한 모습까지 누가 봐도 백수 같아 보이지만, 말빨과 학창시절 받은 상장과 트로피로 미루어보건대 나름 엘리트라고 자부할 만하다. 게다가 잘 꾸미면 제법 예쁜데다 애교도 넘친다.

 

수지는 미래의 사건을 꿈꾸며 늘 괴로워한다. 꿈으로 미래에 무슨 일이 일어날지는 알지만, 자신이 바꿀 수 없다는 무력함, 그리고 알고도 바꾸지 못했다는 죄책감이 그녀를 괴롭히는 것이다.

 

하긴 꿈에서 일어난 일을 말해 봐야 믿어주는 사람도 없다. 그나마 엄마가 딸 수지의 말을 믿어주는 유일한 사람이다. 그런데 이 시점에서 수지를 절망의 나락에서 구해내는 사람이 등장한다. 바로 이종석이다. 앞집 남녀로 만난 이종석과 수지는 꿈으로 연결된 특별한 관계가 된 것이다.

 

 

앞으로 일어날 일을 꿈으로 미리 알 수 있다면 좋을 것 같긴 하다. 내 일만이 아니라 다른 사람의 일, 특히 불행한 일을 미연에 방지할 수 있을 테니 말이다. 하지만 예지몽을 꾸고 싶다고 해서 꿀 수 있는 것은 아니니, 이런 드라마를 통해 대리만족을 느껴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듯하다. 

 

실제로 현재 8회까지 진행된 드라마에서는 수지와 이종석이 예지몽을 바탕으로 살인이 일어날 뻔한 상황을 막거나 억울한 누명을 쓴 사건을 해결한다. 앞으로 또 어떤 사건을 예지몽을 통해 해결해 나갈지 지켜보는 재미가 쏠쏠할 것 같다.   

 

 

고대 문헌이나 종교문헌에 따르면, 신이나 많은 사람들로부터 존경받는 사람이 꿈속에 나타나 위기에 몰린 사람(대개는 영웅이나 성직자)에게 메시지를 전달해 주곤 한다. 고대 수메르나 이집트의 유적에서 이런 기록이 발견됐으며, 성서에서도 종종 볼 수 있다. 모르몬교의 창시자 조지프 스미스는 꿈속에 천사가 나타나 아메리카 인디언이 야곱의 12명의 아들인 이스라엘 12지파(支派)의 후손임을 밝히는 황금판이 묻힌 장소를 가르쳐주었다고 말하기도 했다.

 

꿈을 중요하게 여긴 문화권에서는 성직자나 그 사회집단의 장로 또는 주술사가 꿈을 해석하는 일을 맡았고, 요즘도 연애나 도박, 건강, 일 등 꿈에 관한 책들이 많이 읽히고 있다. 예지몽은 하루하루가 첫 체험인 사심(邪心)이 없는 아이들, 잠재의식을 담당하는 우뇌가 발달한 사람에게 잘 나타난다고 한다. 

 

지몽은 보통 다음 네 가지로 나눈다. 

 

정몽(正夢)과 역몽(逆夢) 

정몽은 가까운 미래에 일어날 일을 그대로 보는 꿈을 말하고, 역몽은 꿈에서 본 것과 반대의 일이 일어나는 현상을 말한다. 싸우던 연인과 헤어지는 꿈을 꾸었는데 현실에서는 오히려 사이가 좋아지는 것이 그 예다.

 

상징몽(象徴夢) 또는 전형몽(典型夢)

색이나 형태, 숫자 같은 상징이나 이미지에 의해 간접적으로 미래의 일을 아는 꿈을 말한다.

 

데자부(Dejavu)

처음 경험하는 일인데도 마치 예전에 어딘가에서 체험한 것처럼 느껴지는 현상을 말한다. 프랑스어로 '이미 보았다'는 의미로, 처음 가본 곳인데도 와본 적이 있다고 느끼거나 처음 하는 일을 전에도 똑같이 한 것처럼 느끼는 것이다.

 

영몽(霊夢) 

영적 존재나 천사 등으로부터 미래에 대한 메시지를 전해받는 꿈으로, 영적 존재는 알기 쉬운 인간의 모습을 빌려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이상, 당신이 잠든 사이에 예지몽을 꾸는 이종석과 수지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