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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로 보는 세상

역적 신출귀몰하는 홍길동과 수귀단

 

역적 신출귀몰하는 홍길동과 수귀단

 

 

드라마 [역적 백성을 훔친 도적]에서는 가면을 쓴 7명의 홍첨지(홍길동)가 이 마을 저 마을에서 신출귀몰하며 백성들을 괴롭히는 양반들을 응징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참봉부인(서이숙)의 아들 수학(박은석)은 길동(윤균상)이 어릴적 자신의 아버지를 살해한 아모개(김상중)의 아들임을 알고 큰 충격에 휩싸이고, 길동에게 복수를 하기 위해 충원군(김정태)과 송노인(안내상), 참봉부인(서이숙)과 함께 계략을 꾸민다. 

 

수학은 홍길동이 여동생 어리니를 애타게 찾고 있다는 것을 알고 충원군이 어리니의 이름을 언급하게 만든다. 그러면 분노한 길동이 충원군을 공격할 때 양반에 해를 가한다는 죄를 뒤집어씌워 체포해 가려는 계략이었다. 그 계략에 말려든 길동은 허태학(김준배) 양아들이었지만 지금은 충원군의 심복이 된 모리(김정현)에게 생각지도 못한 거센 공격을 받고 간신히 빠져나온다.

 

그런데 이 모리에게도 비밀스러운 구석이 있다. 아무래도 길동과 같은 아기장수의 운명을 타고난 듯하다는 것이다. 길동과 맞서싸우다가 길동을 가볍게 날려버리는 것만 봐도 예사 기운이 아닌 것을 알 수 있는 것이다.

 

역적 신출귀몰하는 홍길동과 수귀단

 

모리의 공격을 받고 정신을 잃고 있던 길동은 의식을 되찾자 일청(허정도)이 건네준 [행록]을 보게 되고, 충원군의 말대로 그 책에서 거인(車人) 중 한 사람으로 여동생 어리니의 이름이 적혀 있음을 알게 된다. 거인이란 수레를 끄는 사람들이라는 뜻이다. 어리니의 이름이 왜 거인으로 올라 있는지 그 이유는 알 수 없지민, 길동은 어리니가 분명 어딘가에 살아 있다고 믿고 어리니를 찾기 위해 수귀단(守貴團)의 뒤를 쫓다가 너무나도 충격적인 장면을 접하고 분노를 금치 못한다.

 

수귀단이란 지킬 수(守)에 귀할 귀(貴), 즉 귀한 것을 지키는 사람들이라는 뜻으로, 주인을 능멸하는 강상죄를 지은 백성들을 벌주는 것이 나라의 기강을 세우는 것이라고 믿고 그대로 행하는 잔학무도한 집단이었다. 더욱이 그 주축에는 그 동안 그 정체가 무엇인지 불명확했던 송노인이 있었다. 앞으로 길동은 이 송노인과 수학과도 대립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수귀단이 지키고자 한 <귀한  양반들>이 저지른 짓을 보면 귀하기는커녕 짐승만도 못한 인간들임을 알 수가 있다. 이에 어리니를 찾아나선 길동과 활빈당 동료들은 가면을 쓰고 홍첨지가 되어 그 짐승만도 못한 짓을 서슴지 않는 양반들을 하나하나 응징해 나가기 시작한다.  

 

 

검은 가면을 쓴 홍첨지들의 면면이다. 잔혹한 양반들을 응징한 다음에는 반드시 홍첨지라는 이름을 알리는데, 이 마을 저마을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움직이니 백성들로서는 신출귀몰하는 홍첨지로 여겨질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다음은 양반들이 힘없고 죄없는 백성들에게 저지른 짓들을 살펴본 것이다. 홍길동이 아니더라도 분노가 치밀지 않을 수 없을 만큼 몹쓸짓을 서슴지 않았던 양반들의 행태가 새삼 놀랍다.

 

 

을묘년 삼월 오일 진사 박종주. 글 배우기를 원한 노비 막개의 눈을 찔러 앞을 보지 못하게 함. 

 

 

병진년 오월 삼일 생원 공방일. 장자보다 앞서 걷던 서자 도형의 발뒤꿈치를 잘라냄. 

 

 

정사년 칠월 사일 진사 허주봉. 이십일 절개를 잃은 과부를 굶겨죽임.

 

 

기미년 사월 십사일 진사 홍구용.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남편을 꾸짖은 김인실을 크게 매질하여 매닮.

 

 

기미년 오월 팔일 유생 양세준. 불교 경전을 숨겨둔 김씨 일가의 귀를 잘라냄.

 

 

기미년 오월 이십구일 관원 한진우. 여인의 일곱 가지 법도를 어긴 여인의 혀를 잘라냄. 

 

 

기미년 오월 이십팔일 유생 박장수. 사도를 펼친 비구니를 욕보임.

 

더 어처구니가 없는 것은, 이렇듯 백성들의 귀를 자르고 발뒤꿈치를 자르고 눈을 찌르고 혀를 자르고...소중한 신체의 일부를 훼손하는 이 양반들이라는 작자들은 그런 잔혹한 짓을 저지르면서도 일말의 양심도 없는 듯 잘 먹고 잘 놀고 잘도 자더라는 것이다. 사람이 아니라 동물, 아니, 생명을 가진 그 어떤 것에도 인간이라면 차마 할 수 없는 짓을 눈 하나 깜짝하지 않고 행하는 그들의 눈엔 이 백성들이 언제 죽여도 상관 없는 파리처럼 보이는 걸까? 드라마상으로나마 그들을 철저하게 응징하며 대리만족을 주는 홍첨지 일당이 고맙다.

 

이상, 역적 신출귀몰하는 홍길동과 수귀단이었습니다. 드라마 [역적 백성을 훔친 도적]에 대해 더 알고 싶으신 분은 다음 포스팅을 참조하시면 됩니다.